통신은 현대 사업에 있어서 전기나 물과 같이 일상재(commodity)처럼 동작하고 있다. 일상재로서의 통신이란 서비스가 표준화되어 누구나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통신 제공업체 간 품질 차이를 감내할 수 있다면, 일상재로서의 통신은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상재를 제공하는 기업이 고객 기업에 가까이 다가가 고객마다 다른 니즈를 해결해 주거나 큰 변화의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면, 오히려 일상재이기 때문에 고객 기업의 비즈니스를 가속하는 기회를 더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극히 표준화된 서비스를 조금 더 고객 맞춤형으로 전환해 고객의 니즈를 해소해 나가는 작업은, 일상재를 제공하는 통신사와 같은 기업들이 해야만 하는 숙제라고 판단된다. 통신 시장이 포화되어 국내에서 통신만으로는 대규모의 성장이 어려워졌을 때, KT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다각도로 찾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KT는 미디어/콘텐츠, 금융 등 컨버전스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다양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 B2B 사업은 KT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2000년대부터 주목받기 시작했고, KT는 B2B 고객이 KT의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활용하여 사업을 혁신하고 성장을 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IT 서비스가 있었다. IT는 통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가치가 극대화되고, 많은 기업이 이를 혁신의 도구로 활용하고자 연구해 왔다. 따라서 통신사 입장에서는 B2B 고객이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지, 그리고 B2B 고객들이 자사의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AI, Cloud, Data 등 새로운 기술로 촉발된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를 맞이하면서 KT의 B2B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더 큰 기회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오히려 단순한 기회의 확장이 아니라 새로운 위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현재 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업들이 새로운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핵심사업이 지속 가능할지를 결정짓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AI, Cloud, Data의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 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빠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동안 KT가 통신 서비스를 제공했던 기업 고객들과 함께 지속 성장하려면, 보다 더 가치 있는 DX 무기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Digital Transformation은 단순한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사업의 체질과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여정이기 때문에, KT와 함께 혁신을 지속하는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최근 KT가 집중하고 있는 DX 서비스와 향후 발전 방향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자.
엔터프라이즈 고객 대상 DX
최근 몇 년간 KT는 B2B 고객 중 중·대기업인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통신 DX 상품과 Customer Care DX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통신 DX 상품은 기업에서 통신상품을 사용할 때 최근의 트렌드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상품으로, 대표 서비스로는 Flexline과 양방향 문자가 있다. Flexline은 모든 기업의 IT 환경이 cloud로 전환되었고 Hybrid Cloud가 대세가 되면서 이를 유연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출시한 새로운 회선 서비스이다.
Flexline은 고객의 트래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SW defined Network를 제공하며, 이를 온라인으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고객에게는 어렵고 복잡할 수밖에 없는 애플리케이션 트래픽의 최적화와 방화벽 설정 등을 손쉽게 끝낼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다양한 Cloud 사업자와 연결되는 Cloud Direct 서비스를 제공해 공중망 대비 30% 개선된 Cloud 연결을 제공한다. 양방향 문자는 일반 유선 번호를 통해 서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어, 고객이 친숙한 SMS/LMS를 유선 번호를 통해 서비스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단일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스팸 및 고객 케어 담당자의 개인정보 보호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Customer Care DX로는 대표적으로 AICC 서비스를 들 수 있다. KT AICC는 기업 고객들이라면 대부분 갖추고 있는 컨택센터, 콜센터의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DX)해주는 서비스다. 개인 고객에게 24시간 응대 및 빠른 피드백을 제공해 고객의 불편 사항이 해소되도록 돕고, 사업자에게는 단순 반복 업무에 투입되는 리소스와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고객 서비스의 효율을 올릴 수 있어, AICC를 적용한 기업과 해당 기업의 고객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자 하는 서비스다.
KT는 2020년부터 은행, 카드, 보험 분야 등 대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제조, 유통, 의료, F&B, 지자체 등 AICC 시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동작하는 AICC 서비스인 A’Cen Cloud를 상용화하면서, 콜 인프라부터 AI 솔루션까지 고객센터 구성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고객 맞춤형으로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통합·제공할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A’Cen Cloud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솔루션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하여 초기 구축 투자비 및 운영 비용 절감, 필요한 만큼의 인프라 증·감설, 신속한 기술 고도화의 적용, AI 솔루션(AI본, 상담 어시스턴트) 기능을 활용한 상담 업무의 생산성 향상, 24시간 상담 및 대기 시간 단축 등을 도모하여 고객 만족도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게 되었다. KT AICC를 적용하여 실제로 많은 기업/기관이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였다. 예를 들어 보일러 제조사의 경우, 동절기 시즌 고객의 인입콜 급증에 따른 고객 대기 시간을 줄였고, 고객이 콜을 포기하는 비율을 기존보다 78% 줄였다. 의료기관에서는 진료 예약 이후 노쇼를 상당 부분 감소시킨 사례도 있었다.
소상공인 고객 대상 DX
B2B 영역 중 Small & Medium, 혹은 SOHO 등으로 불리는 소상공인의 영역도 국내에서는 꼭 챙겨보아야 하는 시장이다. 소상공인 영역은 종사하는 인구만 600만 명 이상을 바라볼 정도로 많은 인구가 종사하고 있는 영역이며, 사실상 오프라인의 많은 매장이 소상공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함께, 사업의 추이를 반전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KT가 대표적으로 제공 중인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는 로봇, 하이오더, AI 전화 등이 있다. 서빙 로봇의 경우 이미 업주들이 그 유용성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다. 지역이나 업종마다 다르지만, 3대의 로봇이 1명의 서빙 직원을 대신할 수 있다는 대략적인 계산도 나온 상황이다. 향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할 직원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된다. KT는 향후 서빙 로봇을 위한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하여, 어느 브랜드의 로봇이건 KT의 플랫폼에 수용되어 있으면 빠른 움직임과 관제를 새로운 가치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오더 서비스는 테이블에서 패드로 주문과 결제를 하는, 최근 많이 보이는 서비스다. 손님이 직접 테이블에서 주문과 결제를 해 주문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매장 이용객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 서비스의 목적이다. 하이오더의 경우 다양한 결제 수단과 10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관리자가 매장 상황에 맞추어 음식사진과 메뉴를 수정할 수 있다. AI 전화는 소상공인 매장의 필수품인 유선 전화를 활용하여 소상공인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마케팅에도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AI 전화를 이용하면 매장 전화로 연결 시 영업시간, 장소 안내, 이벤트 등의 내용을 홍보할 수 있는 통화연결음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바쁜 시간 동안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고, 놓친 전화는 내용을 메모해 주는 통화비서 서비스를 패키지로 사용할 수 있다. 통화연결음은 이미 고객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본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통화비서 서비스는 AICC 기능을 간략하게 만들어 유선 전화에 넣은 것이다. 플라스틱 덩어리에 불과한 유선전화기에 걸려 온 전화번호를 기록하고, 어떤 통화 내역이 있었는지 사장님이 놓치지 않도록 해주는 기능으로부터 출발한다. 향후 사장님을 대신해서 예약, 주문 등 복잡한 업무를 처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KT는 B2B 고객들과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DX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기본 기술과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 효과는 금융, 제조, 공공, 유통, 서비스 등 전 분야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대부분 생성형 AI로 대치될 것이며, 임직원들은 창의적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고 기존의 업무를 개선하는 데 시간을 쓰게 될 것이다. 이는 더 정교한 고객 응대 및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필자가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2024년부터 로봇과 생성형 AI가 결합되어 제조 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생성형 AI는 주로 언어 영역에서 눈부신 발전을 해왔는데, 최근의 연구 트렌드는 생성형 AI와 멀티모달을 결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과 IoT를 통해 수집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어진 액션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이를 활용한다면 우리가 상상해 온 완전한 휴머노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간단한 형태의 액션은 무리 없이 처리하는 로봇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 위에서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KT는, 새로운 AI와 Cloud, Data, IT 기술로 무장하여 국내 기업 고객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KT의 혁신적인 여정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