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01



우리가 직면한 세대 갈등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세대라는 개념은 연령, 정체성, 역할, 시대 구분의 도구 등 4가지 개념으로 정의해볼 수 있는데, 세대 갈등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 ‘선배와 후배’ 등 ‘역할’ 세대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일 것이다.
학교에서는 교사의 권위, 학생의 자율권과 욕구 충족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 이끄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 사이에는 ‘권위’가 작용하며 학교 기관에는 교육적 권위가 필요하다. 

추락하는 교권 회복을 위한 제언

과거, 교사는 지시와 명령을 내리고, 학생은 그저 따를 뿐이었던 시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교사나 리더의 우월함을 받아들임으로써 ‘인정하고 존중하는 권력’, 즉 교육과 교사의 권위(교권)가 유지됐다. 권위의 가장 중요한 쓸모는 질서와 정상성을 마련하고 그에 근거한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권위의 추락은 오늘날 거의 모든 조직에서 목격되고 있지만, 학교 내 교권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교권의 추락은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우선 성적평가, 벌점이나 체벌 등을 통해 교실 질서 유지에 영향을 끼쳤던 ‘제도적 권위’가 하락했으며, 교사의 전문성에 근거한 ‘전문가적 권위’나 교사 개인의 품성과 개성에 기인한 ‘카리스마 권위’ 역시 과거에 비해 낮아진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권위는 흡사 권력과 유사하다. 다만 권력과 다른 권위의 특성은 ‘설득’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설득과 인정이라는 관계 형성을 통한다면 학교와 회사 모두, 세대 간 동등한 관계 형성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권위 회복의 핵심은 ‘설득과 인정’

어떤 조직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설득과 인정이라는 루틴을 정착시켜 효율적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세대 간 갈등, 학교에서 교권의 권위 유지와 효율적인 갈등 극복을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조건일지도 모른다. 대등한 관계 형성, 긍정적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 ‘설득’은 ‘연약하고 문제투성이고 인정된 질의 단계’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권위 회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교육자는 제도적 권위를 위해 성적 배분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행하고, 더 나은 연구, 그것을 반영하는 수업을 통해 전문적 권위를 회복하며, 학생들을 존중하고 교감함으로써 카리스마를 갖춰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를 설득하고 인정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교육의 권위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