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직접적인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특허)을 조기에 획득(A&D, C&D,M&A)하는 개방혁신(Open innovation) 활동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개방혁신을 통해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확보된 기술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그들만의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것이다. 본 고에서는 글로벌 선도기업의 다양한 개방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과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애플, 구글, 삼성은 의심치 않는 글로벌 스마트폰 선도기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고 있는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 소식과 그보다도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그들만의 페이(pay) 전쟁의 시작과 결말이 궁금한 이유이다.
애플페이(Apple Pay, 2014년)는 애플이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이다. 구글페이(Google Pay,2015년) 보다는 1년, 삼성페이(Samsung Pay)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2017년)보다 3년을 앞서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는 삼성페이가 압도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애플페이는 최근 국내에 진출하였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어떨까? 애플페이 - 구글페이 - 삼성페이 순이다. 전체 카드사를 포함한 핀테크 시장에서 애플페이는 2위를 차지하였다. 글로벌 선도기업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최신 개발이슈, 그들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일 또한 아니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모든주체는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보호하고 독점권을 부여받기 위해 지식재산권(특허, 상표, 디자인 등)을 활용한다. 이러한 지식재산권 활동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주체의 기술적 강약점 분석, 향후 미래 먹거리 전략 등을 예측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IP-R&D 프레임워크에 적용되고 있다.
필자는 2013년, 애플의 미래 제품화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애플의 특허 빅데이터(출원, 매입, 소송등)와 M&A 정보 등을 분석한 경험이 있다.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특허 분쟁(2011년 4월)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쟁 영역은 어디일까?’,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선점 이후에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화하고 있는 사업영역은 어디일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특허 빅데이터에 집중하였다.
애플은 2010년 이후 NFC를 비롯한 다양한 근거리 통신 관련 특허를 다수 매입하였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관련된 상업용 DB, 앱 추천 기술 분야에 적극적인 소송(원고)을 통해 선도기업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도 구사하고 있었다. 결제와 관련된 다양한 모바일 보안 기술(Authen–Tec), 광고 연계(Particle) 및 실내 위치 정보 제공을 위한 기술(WiFiSLAM)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특허 빅데이터 분석 및 다양한 기술경영 활동 분석을 통해 향후 애플은 ‘LBS 기반의 mCommerce 분야’를 중심으로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지속적으로 집중을 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지금의 용어로 바꾸어 보면, ‘위치 기반 정보에 강화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분석 종료 이후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략 분석 및 미래 예측 결과를 검증하고 그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분석 종료 이후에도 해당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2013년 9월, 아이폰 5S에 지문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보안 강화 기능을 선보였으며, PassifSemiconductor라는 저전력 NFC 제조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였다. 이즈음 애플은 iOS7 발표에서 비콘(Beacon) 기술을 적용하였으며, 실내외 환경에서 다양한 모바일 결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발표하였다. 이러한 비콘 관련된 모바일 결제 기술은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발표되며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였다. 2022년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애플이 ‘위치 기반의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한다는 예측은 적절한것으로 판단되나, 아쉽게도 iBeacon의 존재감은 사라진 듯하다.
여기에서 한가지 중요 한 점은 애플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할 때 삼성과 구글 같은 경쟁업체는 무엇에 집중하였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글은 구글페이 센드(Google Pay Send, 이전명칭: 구글 월렛, Google Wallet)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공략하였다. 삼성은 2015년 3월에 삼성페이를 공개하였다. 세계 최초로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마그네틱 보안 전송)와 NFC를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핀테크 결제 솔루션이다.
미국의 모바일 결제 벤처기업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2015년 2월)하여 개발하였다. 이와 관련된 핵심 특허는 2013년 3월에 출원되었으며, 2015년10월 Samsung pay, inc.가 매입하여 2018년 6월 삼성전자로 소유권이 변경이 이루어졌다. 이즈음,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Samsung pay, inc는 MST 방식뿐만 아니라 바코드 방식, 모바일 쿠폰등 다양한 전자결제 시스템 특허 40여 건을 매입하는 역할을 하였다.
애플페이나 구글페이는 차세대 근거리 통신 규격인 NFC를 기반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NFC 방식은 NFC 보안 토큰 표준 문제, 수수료문제, 카드사 간 이해관계 그리고 NFC 단말기 보급 비용 등 여러 단점이 있다. 반면 루프페이의 MST 기술은 기존 카드 단말기에 널리 쓰인 접촉식 마그네틱 결제 시스템을 자기장으로 구현하여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구현하면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였다. 경쟁사의 기술에 대항하고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의 상황에 최적화된 기술을 적용한 삼성의 전략이 돋보이는 기술이다.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도기업이나 경쟁사의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확보 전략을 파악하고 향후 행보를 예측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전략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일 것이다. IP-R&D 전략 수립을 비롯한 다양한 특허 분석은 일회성이 아닌 최초 분석 이후에 관련 정보의 업데이트와 그 변화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야 한다. 무한 기술 경쟁 시대이다. 무빙타겟을 잘 파악하고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사의 특허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수많은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이러한 분석을 위해 전문 인력과 데이터베이스 확보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동 업데이트/분류를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지능형 특허 분석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