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설물 유지관리 이력
유지관리 정보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요 시설물들에 대한 유지관리 정보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그 계기는 국내 건설 분야 유지관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 사건인 1994년 10월 21일에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1995년 1월 5일에 “시설물의 안전관리에관한 특별법”이 공포되었고 이 법령에 의해 1995년 4월 19일에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설립되었다. 그리고 이 법령에 의해 주요 시설물들에 대한 점검을 주기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시설물들에 대한 점검 정보들이 생성되었다. 이러한 점검 정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건설산업에 서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가장 많이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유지관리 분야이다.
그리고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고로 인하여 더욱더 노후 시설물에 대한 유지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996년부터는 주요 케이블 교량에 대해서는 점검뿐만 아니라 상시 교량의 거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한SHM(Structural Health Monitoring)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주요 공공시설물 거동에 대한 상시모니터링시스템의 시작이다. 이 시점에서는 거동정보를 원시데이터 형태로 저장하는 정도였다. 이후 2000년 12월에 준공된 서해대교와 영종대교에는 거동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측정된 자료를 신호처리 후 DB(DataBase)에 저장하였다. 그리고 그 정보들을 사용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구축하였다. 이러한개념은 지금까지도 주요 케이블 교량에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BIM/DT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
시설물은 하나의 생명체이다. 시설물의 건설은 곧 하나의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생명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화현상, 즉, 시설물의 성능이 저하된다. 인간이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아픈 곳이 있으면 치료를 받듯이, 시설물도 사용자가 원하는 수명만큼 또는 그 이상 사용하기 위해서는 저하된 성능을 개선시켜 주어야 한다. 보수/보강이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진다면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설물의 안전성과 사용성 확보가 가능하다. 이것이 곧 시설물의 유지 관리비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시설물에 대한 상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설물에 대한 정보들이 충분히 관리되어있어야 한다. 그림 1에서 보듯이 건설 분야에서 생애주기 동안에 발생하는 정보는 크게 설계정보, 시공정보 및 유지관리(점검정보+계측정보) 정보이다. 설계정보와 시공정보는 시설물이 준공될 시점에서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정보로써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유지관리 정보는 시설물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정보로써 시설물의 현재 상태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유지관리정보는 유지관리 행위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정보로써 점검정보와 계측정보로 나눌 수 있다. 점검정보는 시설물의 내/외부 상태에 대한 정보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점검 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외관 조사망에도 있는 정보들이 대표적인 점검 정보라고 볼 수 있다. 계측정보는 시설물에 센서를 설치하여 자동 또는 수동으로 계측을 수행하여 얻어지는 정보이다. 지금 건설 분야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과 DT(Digital Twin)이다.
본 고에서는 이 분야 기술을 시설물 유지관리 분야에 적용하는 방향에 대해 간단한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 BIM과 DT 기술에서 공통적인 키워드는 정보이다. 그림 1에서 보여 주듯이 시설물에서 발생되는 정보를 정의하고 그 정보들을 3차원 모델과 연계하여 시설물 운영자들이 그 정보들을 시각적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BIM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 기술이라 할 수 있다. BIM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수 있는 정보는 점검정보이다. 점검정보는 대부분이 시설물의 외관 상태에 대한 정보로써 기존에 육안으로 많이 획득하였다. 최근에는 드론이나 로봇을 이용하여 시설물의 외관 상태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시설물의 손상정보들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유지관리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빅데이터의 민간 제공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앞에서 말했듯, 대한민국은 1995년 시설물안전에 관한 특별법 제정 후 시설물 유지관리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그 양은 상당히 많다. 그러한 정보들이 정보로써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시설물 운영자가 그 정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그 정보들을 시설물 유지관리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개념이 기본적으로 BIM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라고 할 수 있다. 이제 DT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자. 앞에서 DT에 대한 정의를 하였고, 그 정의에서 보듯이 DT는 가상 세계에서 현실 상황을반영하기 위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보로는 그림 1에서 보여주듯이 설계나 시공정보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정보가 필요하다. 특히 DT에서 유지관리 정보 중에서 계측정보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한다.
DT 기반 유지관리시스템에서는 현실에서는 시행하지 못하지만 발생 가능한 상황을 가상공간에 있는 쌍둥이 모델을 활용하여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해석 모듈이 탑재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상공간에 있는 모델이 현실에 있는 사물과 쌍둥이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 사물의 상태를 구현하기 위한 정보들이 가상공간 모델로 전달되어야 한다. 이때 계측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계측데이터 활용 방안으로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계측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이다. 여러 연구자들이 계측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시켜서 추후 계측데이터의 거동을 예측하거나 구조물의 손상 여부를 찾아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계측데이터에서 보지 못하는 변화를 감지함으로써 거동 예측과 손상감지가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축적된 계측데이터로부터 추후 계측데이터의 거동을 예측하는 기술은 UNIST 이영주 교수님실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로써 예측된 계측치를 관리기준으로 적용하여 추후 계측치와 비교함으로써 구조물의 이상거동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인하대학교 신도영 교수님실에서는 계측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구조물의 손상을 감지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계측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구조물 손상에 민감한 인덱스를 만들어서 구조물의 손상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둘째는 계측데이터와 구조해석의 결합이다. 구조해석은 계측데이터와의 결합 없이도 DT에서 필요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 현실에서발생 가능한 사고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구조해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 태풍이나, 지진 및 선박충돌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 시계측된 데이터와 구조해석툴을 결합하여 이벤트 시 발생 예측값과 실제 계측값을 비교분석함으로써 구조물의 안전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有名無實 즉,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에 집착하여 너무 화려한 형태의 유지관리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면 그 시스템의 사용성은 많이 떨어질 것이다.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주체에서 BIM/DT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 시설물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앞으로 발생 가능한 정보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정보들을 어떻게 유지관리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기술적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