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2023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의 일터와 가정에 희망과 활기가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2년은 희망과 어려움이 교차하는 한 해였습니다.
사회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이 정상화되면서 팬데믹 극복과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경계를 늦출 수는 없지만, 사람 간 왕래도 활발해지고 하늘길도 열렸습니다.

반면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악화되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통화 긴축에서 비롯된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로 어려움이 계속되었습니다.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되면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우리 핵심 산업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기술이 곧 외교이며, 정치이며, 안보라는 말이 실감 나는 한 해였다고 하겠습니다.

이에 산기협은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약속 드린 ‣지속가능한 성장환경 조성 ‣디지털혁신 선도 ‣개방과 협력 고도화 ‣민간주도의 혁신생태계 확산 ‣2만 회원이 만족하는 산기협 실현 등 5대 전략을 차질 없이 수행하면서, 동시에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기술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기업 연구원의 사기를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우선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기업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과학기술 선도국가 실현’을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산업기술혁신정책 13대 실행과제’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철학인 ‘민관협력’에 입각해, 정부와 기술혁신 기업을 연계하는 역할을 적극 수행했습니다.

기업의 기술수요를 정부 R&D에 반영하기 위한 ‘민간R&D협의체’는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첨단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디지털전환 등 5개 분야에 120개 주요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협의체로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디지털전환협의체(KoDTi)’도 디지털 선도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솔루션 공급기업을 망라하여, 231개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협의체로 발전하였습니다. 특히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탄소중립 K-Tech 포럼’을 새롭게 출범시켜, 탄소중립의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기업 연구원의 사기진작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기업 연구원들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되새기고 기념하기 위해, 기업연구소 인정제도가 시작된 10월 24일을 ‘기술개발인의 날’로 선언하고 국회에서 기념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산기협 회관에 IR52 장영실상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탁월한 업적을 창출한 수상자 36인을 헌액했습니다.

이 밖에도 ‘CEO교류회’와 ‘대구경북교류회’를 결성하는 등 회원들이 더 촘촘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미래 CTO들을 위한 ‘차세대 CTO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였고, 회원사의 호평을 받아온 ‘IP-R&D서비스’는 특허등록에 이어 국제특허(PCT)도 출원하여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회원 여러분,
올해 우리 경제 여건은 더욱 어려울 전망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수출중심인 우리 경제는 더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은 우리의 경제성장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01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기업의 기술혁신 활동도 위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산기협의 조사02에서 기업의 25%가 올해 R&D투자를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반이 넘는 56.4%의 기업은 2022년도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전망입니다.

따라서 올해, 산기협은 기업의 기술혁신 동력이 식지 않도록 회원사 지원에 더욱 집중하고자 합니다. 기업의 어려움을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지원책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정부를 설득해 R&D 지원 제도를 강화하는 노력도 계속하겠습니다. 이 일환으로 우선, 연초에 여·야당 정책위원회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를 시작으로 기업이 국회와 정부에 직접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회원 서비스도 좀 더 고도화 하겠습니다. 회원사 간 기술협력을 돕기 위해 기술정보, 연구장비, 시험인증 등 R&D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R&D협력 토탈서비스’를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직접 찾아가 애로상담을 하고 정부R&D와 연계하는 사업도 확대할 것입니다. 특허분석 서비스는 새롭게 정부 R&D사업/과제 전용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하고, 사용자를 위한 특허분석 심화 교육도 개설하겠습니다.

동시에 미래를 향한 준비도 더욱 철저히 하겠습니다. ‘탄소중립 K-Tech포럼’과 ‘DT협의체’를 강화해 탄소중립과 디지털전환이라는 공통 현안에 대응은 물론, 미래 사업 모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기업 연구소 제도를 정비하고 연구소 육성을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해 기업 R&D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기술혁신으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 연구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국가 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고, ‘IR52 장영실상 아너스 클럽(Honors Club)’을 결성해 우리 기업 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위기는 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 단 한 번도 위기가 아닌 적은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눈앞의 위협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운 시기에도 놀라운 회복력으로 R&D투자 증가율이 10%대를 넘나들며03 기술혁신에 전념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혹독한 위기가 예고되고 있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기술을 향한 집념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성장시킨 원동력이며, 우리를 지킬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기술혁신을 통한 초격차의 경쟁력을 지켜나가야겠습니다.

산기협은 앞으로도 회원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일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구자균

 


01 1.8%(OECD), 1.8%(KDI), 1.9%(아세안+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1.5%(아시아개발은행) 등
02 2023년 연구개발 전망조사(11.30~12.9, 기업연구소 보유 기업 500개 응답, 95% 신뢰수준 ±5%)
03 외환위기로 1998년 –9.9%를 기록했던 R&D투자는 1999년 6.8%, 2000년 20.5%가 증가하며 빠르게 회복. 금융위기 기간에도 우리 기업의 R&D투자 증가율은 2008년 8.9%, 2009년 8.3%, 2010년 16.5%에 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