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01

지난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경제안보 분야에 있어 양국의 협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64K 반도체를 콕 집어언급하며 한미 반도체 협력의 역사를 강조했다.


스토리의 중요성

하지만 약 40년 전, 미국은 우리에게 거저 기술을 주지 않았다.
지금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한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자체 기술이 없던 시절, 
삼성 직원들은 맨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밤샘 작업에 매달리며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1983년11월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의 반도체
기술의 초석이 되어줬던 11명의 영웅에 대한 기사를 썼다. 
반도체는 이미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이지 만 반도체가 주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젊은사람들이 일할 꿈과 희망이 되어야 한다. 그 희망은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이 들어있어야 한다.


글쓰기

3482. 교보문고 글쓰기 분야 도서 권수다. 그만큼 글 쓰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글 쓰는 사람이 경쟁력 있지만 글을 잘 쓰는 것은 막연하다.
그 책들이 공통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딱 세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첫 번째, 문장은 짧아야한다. 두 번째, 수동태는 나약하고 우회적이다. 
세 번째, 부사는 글을 어지럽히는 지뢰밭이다.

첫 문장을 쓰기가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고전작품에서 유명한 첫 문장이 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하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첫문장이다. 글을 잘쓰려고 멋있게 포장하면 
진한 화장처럼 티가 난다. 정직은 문장의 수많은 결점을 상쇄시켜주는 미덕이다.

좋은 글의 예시를 소개하겠다. 미국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그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사에서 ‘한밤중이나 새벽에 농구에 관해 궁금해 
문자를 보내던 친구’라며 고인이 가진 열정에 경의를 표하는 글을 읽기도 하였다.

또,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을 이야기하며 ‘산모가 차가울까봐 진료 전 청진기
를 품었던’ 이야기 등을 엮은 책을 출간하였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재료가 좋으면 글이 좋다. 『자전거여행』에서 김훈 작가는
‘나무들의 개별성은 숲의 전체성 속에 파묻히지 않는다’고 했다. 앞단락에서 언급하였듯 
반도체를 이야기할때도 ‘64K D램’이라는 하나의 작은 사진의 개별성을 파헤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으면 글쓰는 것이 쉬워진다.

다른 예시로 김훈 작가가 세월호와 관련된 글을신문에 기고한 적이 있다. 
딸아이의 소지품에서 집을 떠나기 전 용돈으로 준 6만원을 본 아버지의 심정에 관한 글이었다. 
이런 소재는 울림을 준다. 글은 발로 경험한 것을 써야 한다. 
나의 소리를 꺼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록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