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시뮬라크르(Simulacre)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한다. 4차 산업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이정표를 향하면서, 이제 우리는 실제를 벗어나 ‘가장(假裝)’된 세계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무엇이 메타버스(인공세계)를 주목하게 하는 것일까? 얼마 전 한 트위터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고 한다.
“Who is Leading the Digital Transformation of Your Company?"
“당신의 조직에서 디지털 혁신을 누가 주도하는가?"
질문보다 더 시사점을 주는 것은 다음 3가지 보기였다.
ⓐCEO ⓑCTO ⓒCOVID-19 


우리가 능동적으로 찾아낸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전방위적으로 파고드는 역경을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유용한 자산으로 효율적으로 대응한 방편이 아닐는지….
 

메타버스 해외 기술개발 동향

해외에서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상현실(VR)은 HMD를 통한 대중화에 주력하며, 증강현실(AR)은 스마트폰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 중이다.

①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VR 헤드셋 개발 업체인 오큘러스(Oculus)를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오큘러스 제품을 대중화하여 커뮤니케이션 분야 미래 IT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봄, 5G 상용화를 앞둔 일본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KDDI와 협력해 스마트폰용 증강현실(AR) 쇼핑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고속 대용량 통신이 가능한 5G 기술을 기반으로 페이스북이 보유한 VR·AR 역량과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쇼핑 콘텐츠 개발이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② 애플
애플은 HW-SW-앱 스토어를 모두 포함하여 개발자부터 사용자에 이르는 End-to-End 에코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AR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첫 증강현실 헤드셋을 2022년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20년, 가상현실 스타트업 기업인 ‘넥스트 VR(NextVR)’을 인수하며 AR·VR 제품 개발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트VR은 그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페이스북 오큘러스, HTC 바이브,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등 다양한 VR 플랫폼 및 VR 헤드셋 제조사에 자사의 VR 기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였다.

③ 구글
구글이 VR 영상 콘텐츠를 하나로 모아 ‘VR판 유튜브’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시작된 ‘구글 데이드림 VR’ 프로젝트가 3년 만에 전격 중단됐다. VR 콘텐츠 대중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VR 대신 AR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구글 렌즈, 지도 AR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디지털 정보와 현실 세계를 연결해 사용자에게 주변 세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색 AR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스마트폰 내장 카메라와 자이로센서를 사용하여 스마트폰만으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안드로이드용 AR 개발 플랫폼 ‘ARCore’를 샤오미 스마트폰에 지원하여 중국 모바일 시장에 재진입한 바 있다.

④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물리적 공간을 활용해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기술인 Room Alive와 현실 공간에 3D 사물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HMD 형태의 홀로렌즈(HoloLens)를 공개했다. 홀로렌즈2는 전작과 달리 몰입감과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더 많은 영역을 볼 수 있고 현실 공간의 사물을 더 잘 인식한다. 새로운 애저 키넥트 센서, 개선된 프로세서, 시선 추적 센서를 비롯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디스플레이 시스템 덕분이다.

⑤ 아마존
아마존의 ‘Lab 126’은 2018년 1월,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인 인공지능 알렉사를 AR 스마트안경 전문기업 Vuzix의 뷰직스 블레이드에 적용하여 보다 자연스러운 사용자 조작 환경을 개발했다. 이 스마트안경은 일반 안경 모양으로,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안경을 쓴 상태에서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골전도 시스템을 채택하였고, 스마트안경을 쓴 상태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아도 알렉사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메타버스 국내 기술개발 동향
 

국내에서는 삼성과 LG를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연계된 VR 웨어러블 기기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재 기기·플랫폼 영역은 페이스북(오큘러스)과 HTC(바이브), 스팀 등 외산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국내 VR 기기 및 콘텐츠 시장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유력 기기·플랫폼 중 국산 제품이 없어 한국 VR 콘텐츠 제작자는 콘텐츠를 게시하고 판매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투자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큰 단점이 존재한다. 

① SK텔레콤
SK텔레콤은 e스포츠 관람 패러다임을 바꿀 5G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서비스 3종을 출시했다. 2019년 3월 세계적인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용 5G ARㆍVR 서비스 독점 개발권을 확보한 이후, 7월 LoL 챔피언스 코리아(한국 프로리그)의 SKT T1과 Gen.G 경기를 통해 ▲Jump AR ▲VR 현장 생중계 ▲VR 리플레이 등 신개념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e스포츠 중계는 기존 방송사가 선택한 게임화면과 진행자의 해설을 듣는 방식을 벗어나 ▲시청자가 원하는 선수 화면을 선택해 보거나 ▲게임 캐릭터의 시야로 e스포츠를 즐기고 ▲360도 VR로 선수표정, 현장 팬들의 열기까지 느낄 수 있는 ‘실감형 중계’로 거듭났다.

② KT
2019년 2월, KT는 세계 최초로 IPTV를 통해 5G를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는 VR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는 2019년 7월 출시한 ‘슈퍼 VR’을 통해 2020년 3월부터 8K VR 스트리밍 상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서비스는 KT의 5G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알카크루즈사의 ‘슈퍼 스트림 솔루션’을 결합하여 개발했다. 초고용량의 8K VR 콘텐츠를 수백 개의 조각으로 분할해 클라우드에 저장한 후 사용자의 시야각에 따라 실시간으로 해당 각도에 맞는 영역의 화면만을 전송해 최적의 영상을 송출하는 기법이다.

③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실감 콘텐츠 관련 기술개발에 5년간 2조 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9년 5G 기반 세계 최초 클라우드 VR 게임 서비스를 개시한데 이어 구글과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등 VR 콘텐츠를 강화 중이다. LG유플러스는 5G 기반 AR·VR B2C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이 자세를 교정해 주고, 강사의 동작을 AR을 통해 전방위로 돌려볼 수 있는 ‘스마트 홈트’는 대표적인 신기술 접목 사례다.

④ LG전자
2018년 5월, LG전자는 SID 2018에서 구글과 공동 개발한 1,443ppi VR기기용 OLED를 공개하면서 프리미엄 VR 시장 선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AR HUD를 상용화해, 유명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 자동차에 해당 기술을 탑재하였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함께 개발한 AR 길 안내는 운전자가 보고 있는 차선, 교차로나 횡단보도 위에 이동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⑤ 삼성전자
2017년 11월, 삼성전자는 PC에 연결하는 MS Windows 10 전용 VR 헤드셋인 HMD 오디세이(1,440×1,600 해상도, 607ppi)를 출시하고 자유로운 몰입 체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이후 360도 이미지 및 비디오 촬영과 같은 VR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삼성 XR’에 대한 지원을 2020년 9월 30일부터 완전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삼성전자는 이르면 2021년에 신형 VR 기기(HMD)를 출시한다고 했으며,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산하 헤이그국제디자인 시스템에 혼합현실(MR) 헤드셋ㆍ컨트롤러 특허를 냈다. MR은 VR과 증강현실(AR)을 합한 개념으로 기존 HMD와 달리 외부와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스마트 환경을 목표로 하는 기술이다.

메타버스가 열어가는 미래

현재 메타버스는 게임·엔터테인먼트·가상 부동산을 주제로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이제는 공공에서의 가상 정부와 같이 각 산업 분야별로 사회 전반에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지 않은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메타버스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관련 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하드웨어, 인프라 기업들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현재 46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2,800억 달러로 6배 이상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 2.0 사업에 5년간 46조 6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메타버스는 단계적 진화 방향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형성하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는 “리부트 메타버스(Re-Boot MVS), 2.0 시대로의 진화”에서 관련된 기술과 제도 부문의 누적된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고 실효성을 갖춘 메타버스 서비스를 검증하여 안착시키고,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지속가능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피력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유리된 세계가 아니라 현실 세계의 실패를 보완하여 오히려 현실을 개선하는 선순환 고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피안과 차안을 오가며 현실에서 실험하고 경험하지 못하는 나의 삶의 경계와 한계를 메타버스로 훌쩍 뛰어넘는 시발점이 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