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

Win Tech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한지 필터로 초미세먼지·휘발성 화합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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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선임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환경·플랜트연구소,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그간 환경문제 논의가 범지구적 이슈인 기후변화 대응 등에 집중되었던 반면, 미세먼지는 시정거리 감소, 건강 피해 등을 유발하는 일상생활의 문제로 그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 주요 터널의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하고 특히 혼잡시간대에는 그 농도가 더욱 치솟아 터널을 이용하는 운전자 및 승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실내외 다중이용시설의 미세먼지에 의한 아토피, 호흡기 질환 및 휘발성 물질에 의한 새집 증후군 등 대기오염에 의한 문제가 날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도로 및 지하철도 터널의 대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이 개발한 활성탄 박판전극 분진제거 기술은 기존 전기집진장치의 단점을 해결하고 분진뿐 교수아니라 VOCs(Volatile Organic Carbons) 물질까지 높은 효율로 제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전통 한지를 이용한 필터와 제올라이트를 이용하는 무기 흡착제의 조합으로 장소와 목적에 적합한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필터를 개발하게 되어 실내 공기 중 미세먼지와 VOCs, 악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종합 대책으로 공공시설 및 주거환경의 공기 질 개선을 기술개발 항목에 넣는 등 쾌적한 환경을 위한 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두통, 폐렴, 비염, 아토피 피부염, 호흡기 질환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대기오염 물질은 주로 10㎛ 이하(PM10)의 미세먼지 또는 에어로졸(Aerosol), 그리고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과 같은 휘발성 유기물질이다.

현재 국내외 대기오염 물질 처리 기술은 주로 공장용 산업 분야 및 특정 분야(반도체 생산시설, 병원 중환자실)에만 치중되어 있어서 실내 주거용 및 다중 이용시설에서 범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건설연의 환경·플랜트연구소는 정부의 각종 환경정책 구현에 일익을 담당하며, 각종 재난재해에 대비한 기술개발과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세계 유수 연구소를 벤치마킹하여 이들과의 연구 협약(MOU)을 체결하고, 연구자 간 상호 교류와 각 기관의 현안을 국제 공동연구화시킴으로써 World Class 환경·플랜트 연구소로 성장하고 있으며, 기초·원천 및 융·복합 연구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World Best Technology(WBT)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북한 SOC 구축 관련 연구는 물론, 한국형 ODA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미세먼지 및 휘발성 물질 동시 제거 필터’는 그동안 제철, 시멘트 등 산업용으로 개발된 분진 제거 기술의 영역을 생활 속 화두인 황사 등으로 확장한 기술이다.

입자 크기 10㎛ 이하 초미세 먼지는 물론 휘발성 유기 화합물질까지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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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술은 활성탄 함침 다공정 한지 필터, 활성탄 박판전극, 철 성분 함유 알루미노 실리케이트 흡착제로 구성된다.

활성탄 박판전극은 에너지 사용량이 과다한 코로나 방전 없이 다공성 활성탄으로 분진 및 휘발성 물질을 99% 제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란 평가를 받았다.

알루미노 실리케이트 흡착제는 흡착과 산화를 반복해 재활용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선진국의 필터 주재료는 부직포인데, 이를 공극률 90% 이상인 다공성 한지로 대체했다.

세계 최고 필터 기술로 평가받는 유리섬유 압축형 헤파 필터의 제거 용량인 0.3㎛ 이하 미세먼지 제거도 가능하다.

전자제품 생산공정이나 중환자실의 필터를 건설연의 개발 제품으로 교체하면 가격도 절반 미만으로 감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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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제거의 대표적인 기술로는 전기집진 장치를 주로 사용하여 왔으나, 전기집진 장치는 22,000V의 고전압을 필요로 하고, 전력 소모량의 90% 이상이 코로나 방전에 소요되며, 방전시 오존이 발생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전극의 경우는 정전류 불균형으로 먼지의 고른 부착을 기대하기 어렵다.

활성탄 박판전극은 철 또는 알루미늄 전극판에 다공성 활성탄을 얇게 도막(塗膜)함으로써 전류밀도를 고르게 분포시켜서 분진의 부착량을 고르게 할 수 있으며, 활성탄의 기공은 개공(開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통해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휘발성 물질도 동시에 제거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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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극판 사이에 유전체를 삽입하여 정전 면적을 극대화함으로써 종래의 기술에서 전력 소모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코로나 방전을 줄였다.

또한, 한지를 소재로 하는 활성탄 함침 다공성 필터는 부탄올을 매개로 하는 동결건조 제조 방법을 개발하여 90% 이상의 다공성 확보를 통해 필터의 효율을 극대화하였고, 활성탄의 흡착성능을 이용하여 각종 휘발성 물질들을 제거하여 실내공기 질 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철 성분을 함유하는 제올라이트 흡착제의 개발로 기존 흡착제에 비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UV 조사에 의한 흡착-산화를 반복하여 반영구적으로 재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본 연구는 터널, 지하철 역사 등 대기오염이 심각한 공간의 개선을 위한 활성탄 전극 분진제거 장치, 실내외 다중 이용시설 및 주거공간의 공기 질을 정화하기 위한 친환경 다공성 한지 필터, 대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악취 물질 제거를 위한 무기 흡착제의 개발을 내용으로 수행하고 있다.

개발된 기술은 실험실 테스트와 옥외 파일럿 테스트 등 정밀 실험 및 검증으로 그 성능을 확인하고 설계 인자를 확립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2016년도 건설연 글로벌 선도기술”로 선정되었으며 국내 및 미국 특허, 중국 특허를 획득 그리고 SCI급의 학술논문을 10여 편 발표하였다.

현재 일부 기술은 2016년도에 중소기업으로 기술이전을 완료하였으며 2017년도에는 기술 전체를 차세대 중소기업의 신성장 사업으로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및 인도가 아시아의 신흥개발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코로나 방전을 이용하는 전기 집진장치와 같은 구시대 개념의 장치는 저개발국 산업으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에서와 같이 전기 집진 장치의 핵심 기술인 전극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저부가가치 기술을 부가가치가 높은 선진국 기술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지의 경우 그동안 창호, 공예품의 생활용 재료로만 사용하였으나 한지 셀룰로스 화이버의 장점에 과학성을 불어넣음으로써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에 등재한 조선왕조실록과 더불어 우리 한지의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우리만의 독창적 기술이라 자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