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성공하는 IP-R&D전략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 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게재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 관점의 연구개발(IP-R&D) 전략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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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 팀장 한국지식재산전략원 성장전략팀


지난 10년간 정부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R&D의 핵심 결과물로 간주되는 특허 중 장롱 특허의 비율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R&D는 기술혁신의 수단이지만 최근 언론 보도에서 정부 R&D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R&D 혁신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IPR&D가 떠오르고 있다.

IP-R&D는 R&D 기획부터 수행, 완료 및 기술사업화까지 전주기에 걸쳐 강한 IP 창출을 염두에 두고 IP 전략을 수립하여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면서 철저히 선진국 벤치마킹식 ‘추격형 R&D’를 추구하며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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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지식재산(IP)은 철저히 무시되었으며 오늘날 특허 경시 풍조와 ‘특허 무용론’으로 이어졌다.

반면,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역사적으로 ‘선도형 R&D’를 통해 기술 획득의 수단으로 IP를 중시하는 Pro-patent 정책을 추진해 왔다.

‘1980년대 약해진 제조업 경쟁력을 강력한 IP 보호 정책을 통해 돌파했던 것이다.

이런 IP 문화의 차이로 인해 기술이 풍부해진 오늘날 명암이 엇갈리게 되었다.

실리콘 밸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개발자들의 특허를 사주어 발명자의 천국이 된 반면, 우리나라는 발명자 무시, 기술 탈취 등으로 스타트업의 기술혁신 의지를 꺾고 있다.

현대는 기술 풍요의 시대로 R&D의 결과물로서 IP의 단순한 출원을 넘어 특허 빅데이터인 IP에 기반한 R&D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 이유를 IP-R&D의 선후 관계, IP-R&D의 효용성(IP-R&D >0)이라는 측면에서 증명해 보고자 한다.


IP-R&D의 선후 관계의 증명

역사적으로 IP는 R&D보다 빠르다


특허제도는 1474년 베네치아 공화국에서 생겼는데, 이는 오스만튀르크에 멸망한 동로마 제국의 기술자(발명가)를 보호하기 시작한 데서 유래되었다.

마찬가지로 특허가 성문법이 된 것은 프랑스 낭트칙령으로 인해 피난하던 상공업자인 위그노를 영국이 받아들이기 위해 기술 공개의 대가로 1623년 영국 의회가 14년의 독점 배타권을 제도화하였다.

민간 R&D는 1867년 세워진 세계 최초의 민간연구소인 BASF 연구소, 1900년 설립된 에디슨 연구소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국가가 R&D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중 일명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하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진 원자탄 제조계획의 지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정책적 관점에서 기술권리 보호가 선행되고 이후 R&D 지원이 이루어졌음을 말해 준다.


국가 R&D는 선 IP 분석 후 R&D가 필요하다

IP를 무시한 R&D는 중복투자와 시간 낭비, 분쟁 가능성으로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

통상 특허는 R&D 이후에 R&D 결과물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인 수단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자체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특허를 R&D에 사후적으로만 이용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어렵게 신제품을 개발했는데 관련 기술을 다른 사람이 이미 개발해 특허로 등록을 받아 놓은 경우가 많이 있다.

이 경우 제품 개발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R&D 기획 단계부터 특허를 분석하여 R&D에 활용해야 한다.

실제 분쟁 발생시 기업의 사활을 거는 사태도 발생한다.

기초과학이면서 기초연구인 경우를 제외하면 응용연구나 개발연구에서 IP 전략을 먼저 세우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중복 투자 및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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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기업은 R&D를 진행하기 전에 IP를 먼저 살펴본다.

기술이 풍부해진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획득을 위하여 직접 R&D를 진행하는 대신 소멸되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특허를 활용하거나, 등록되어 있으나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특허를 조기에 획득하기 위해 인수개발(A&D)01, 연결개발(C&D)02, 연구 비즈니스 연계 개발(R&BD)03, 인수합병(M&A)04 등을 통하여 기술을 획득한 후 추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IP-R&D의 효용성(IP-R&D >0) 증명

기술 획득 수단은 Make(R&D)만 있는 것이 아니라 IP Buy(A&D, C&D, M&A)도 있다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에는 Make(R&D)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 IP 분석을 통한 Buy(A&D, C&D, R&BD, M&D, M&A)의 방법도 있다.

기술은 전유성(專有性, Appropriability)이 없기 때문에 IP를 획득함으로써 독점 배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R&D의 목적은 IP이지만, IP는 R&D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이 풍부해지면서 스필오버(Spill Over Effect)가 발생하고 제품 기술은 평준화가 되어 가고 있다.

그만큼 기술의 상대적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가 개발한 기술을 잘 보호하는 방법은 독점 배타권인 특허권의 청구범위를 통해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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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술원조를 받던 시절에는 노하우나 암묵지 등이 기술의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기술이 풍부해짐에 따라 핵심원천 기술은 대부분 특허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기술을 거의 특허라고 볼 수 있다.

나머지의 5%는 영화나 문화예술 등에 대한 평가이므로 의미가 없다.


기술혁신의 원동력은 독점력(Monopoly Power)인 특허이다

고전경제학에서는 생산의 3대 요소(토지, 노동, 자본)에 의한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유지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노동을 더 투입해도 한계 증가분이 감소하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암울했다.

그런데 이런 암울한 예언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선진국의 성장 속도가 후진국에 비해 더 빨랐는데 이것은 기술혁신과 대발명에 기인한다.

이것을 가리켜 ‘하늘에서 내려온 떡(Manna from Heaven)’이라고 하였다.

진화경제학자 슘페터는 “기술혁신의 원동력은 그 대가로 주어지는 독점력(Monopoly Power)”이라고 말하였다.

경기변동과 관련하여 슘페터는 “9년 반의 주기를 갖는 장기의 쥬글라파동(Juglar Cycle)은 기계 발명이나 개별 기술혁신이 원인이고, 50년의 긴 기간을 주기로 하는 콘드라티에프 파동(Kondratieff Wave)은 철도나 전기와 같은 대 발명이나 기술진보에 의존한다.”고 하였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구글의 IP 비용 > R&D 비용 역전 현상(2011년 기점)

애플, 구글은 2011년부터 IP에 투자하는 비용이 R&D에 투자하는 비용을 앞질렀다.

물론 소송에 사용하는 비용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A&D, C&D, M&D를 위한 비용이다.


IP의 목적 > R&D의 목적

R&D의 목적은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고, IP는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하여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상기에서 기술혁신과 발명은 대충 비슷한 것으로 보고 제거하면, IP는 기술을 보호하고 기술혁신을 장려하는 것 이외에 IP의 이용을 도모한다는 내용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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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R&D의 미래 방정식

다보스포럼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요건으로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지식재산 제도를 꼽았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제품 및 공정, 제조기술은 더 이상 차별성을 가질 수 없게 되었으며 6개월 이내에 어떤 제품이든 모방이 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 R&D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서비스 모델과 비즈니스 모델의 확보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IP-R&D 전략을 활용하지 않아 R&D의 효율이 높지 않았고 선진국의 특허 소송의 표적이 되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국가 R&D에 IP-R&D 전략 방정식을 잘 활용하여 글로벌 선진국가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01 인수개발(A&D(Acquisition & Development): 미래에 돈이 될 만한 기술을 초기에 싼 가격으로 구매한 후 기술개발을 완성하여 시장에 출시하는 전략(예, 애플의 핑거웍스 인수 등)

02 연결개발(C&D(Connect & Development):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타사가 개발한 기술을 구매하여 자사의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예: P&G, IBM, 구글, 애플, 3M 등)

03 연구 비즈니스 연계 개발(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연구와 비즈니스
(시장 상황에 맞는)를 고려한 개발

04 인수합병(M&A(Merge & Acquisition): 시장이 형성되었을 때 고가로 인수합병하여 단기간에 시장 진입 및 장벽을 구축하는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