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버팀목
▲ 정승원 팀장 한국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한국 경제는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여 2015년 1인당 국민소득이 27,450달러로 G7 국가 평균 43,586달러의 63% 수준에 이르렀다(World Bank 통계).
그림 1과 같이 제조업은 2015년 국내총생산의 29.5%를 차지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뿐 아니라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22.8%보다 크다.
또한 그림 2와 같이 수출/국내총생산 비율은 2012년 56.3%를 기록한 이후 낮아졌으나 2015년 45.9%로서 높다.
최근 자본집약적 장치산업 중심의 중국 추격 등으로 주력 산업이 위협받고, 세계 경제의 성장도 둔화된 가운데 2015~2016년 동안 제조업과 수출이 부진하여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제조업 성장률은 2000~2010년 동안 연평균 6.5%, 2010~2014년 동안 연평균 4.0%로, 같은 기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4.4%, 3.1%보다 높았다.
그러나 제조업 성장률이 2015년 1.8%, 2016년 2.3%로 하락하였으며, 두 해 모두 2.8%를 기록한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다.
또한 수출은 2015년 8.0% 감소하였으며, 2016년에도 5.9% 감소하였다.
2010년 이후 주요 경쟁국인 한국, 중국, 일본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을 보면, 그림 3과 같이 전체 재화수출의 경우 한국이 3.0~3.2%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으며 2016년에 3.1%로 전년 대비 0.1%p 하락하였다.
중국은 2010년 10.4%에서 2015년 14.0%로 꾸준히 상승한 이후 2016년에는 13.5%로 소폭 하락하였다.
일본은 2010년 5.1%에서 2014년 3.7%로 하락한 이후 최근 소폭 상승하여 2016년 4.1%를 기록하였다.
한국 수출의 56%(2016년 기준)를 차지하는 전기전자·기계·수송장비 산업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016년 4.8%로 높지만 전년 대비 0.2%p 하락하였고, 중국과 일본은 2016년 17.0%, 6.6%로 중국이 특히 높다.
화학 산업의 경우 2016년 한국이 3.0%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이 6.9%, 일본이 3.6% 수준이다.
이들 두 산업의 경우 중국이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2016년 소폭 하락하였고, 일본은 2015년 까지 하락하였다가 2016년 상승한 특징을 보인다.
주요 산업별 국제 경쟁력 변화를 무역특화지수를 통해 살펴보면 표 1과 같이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일반기계는 최근 비교적 양호하다.
또한 정밀화학과 정밀기계는 무역특화지수가 마이너스(-)이나 장기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이다(정밀기계의 경우 2016년에는 하락).
반면, 주요 수출 산업인 자동차는 2013년 73.2에서 2016년 60.7로 12.5p 하락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무선통신기기도 66.6에서 38.3으로 28.3p 하락하였으며, 가전도 52.9에서 33.2로 19.7p 하락하였다.
대표적인 경공업인 섬유는 2000년 59.4에서 2010년 16.7로 급격히 하락하였으며 이후 2016년 -2.5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제조업 전체로는 2010년 이후 비교적 안정된 추세이며 2016년에는 전년 대비 0.6p 소폭 하락하였다.
이와 같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과 무역특화지수 추세는 한국 산업이 중국 추격과 일본의 최근 경쟁력 개선에 대응하여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아직까지 양호한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도 중국이 반도체 굴기(屈起), LCD 생산능력 확충, 석유화학 수입대체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경쟁력 확보를 낙관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한국 산업에 기회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위협요인이 될 수도 있다.
독일은 2012년부터 ‘Industry 4.0’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일본재흥전략’의 2015년판에 4차 산업혁명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미국의 ‘첨단제조파트너십’ 등과 같이 주요국은 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적인 위협요인과 일부 부실기업·산업 등의 문제로 한국 산업과 관련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 또는 ‘위기’라는 말들이 회자되었다.
지난해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한국 경제는 2017년 들어 1분기에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9%, 제조업 성장률이 4.5%로 개선되고, 수출도 1~5월에 16.3% 증가하는 등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호전되었다.
이는 세계 경제 회복뿐 아니라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온 결과이겠지만, 이러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하는 것이 긴요하다.
앞으로 미래 유망 산업을 육성하여 성장 동력을 확충하여야 할 것이나, 신산업 육성에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기존 주력 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을 고려하면 주력 산업의 성장 견인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력 산업은 R&D 강화, 고부가가치 제품개발, 제조업과 ICT 융합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하며, 특히 대기업에 비해 R&D, 해외시장 개척 등의 측면에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R&D는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위해 중요하나, 그림 4와 같이 제조업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매출액 비율은 대기업의 약 절반 수준이고 그 차이가 확대되었다.
한편 산업별 이익률, 유형자산 증가율 및 외부자금 의존도(부채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유망 산업에 투자가 보다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5의 오른쪽과 같이 이익률이 높은 산업이나 기업일수록 투자가 활발하여 외부자금조달 비중이 큰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림 5의 왼쪽 및 표 2와 같이 2013~2015년 중 제조업 내 23개 하위분류 산업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익률과 유형자산 증가율의 상관계수가 대체로 플러스(+) 값이나 이익률과 부채비율의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값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익률과 부채비율의 마이너스(-) 상관관계 정도가 심하지 않으나, 이익률이 높은 산업이나 유망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는 반도체 제조장비, 화학,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 의료용 기기 산업의 중소·중견기업에 관한 글을 싣는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자동차 부품 산업은 주력 수출 산업의 기반 강화와 수출의 국내 부가가치 창출 효과 제고의 측면에서 중요하다.
화학 산업은 중국 추격에 대응하여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반기계는 다른 산업의 기초가 되는 산업으로서, 우리나라가 취약하지만 꾸준히 경쟁력이 개선된 산업이다.
의료용 기기는 고부가가치 정밀기계의 하나로 세계시장 성장률이 높고 한국의 점유율이 상승한 유망 분야이다.
다음에서 소개되는 중소·중견기업의 사례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고객사와 협력하는 기술개발, 고부가가치 특화 분야 집중에 의한 글로벌 시장지위 확보,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 선진국 시장 진출, 가격경쟁이 아닌 품질경쟁 전략, 연구개발 및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인력 확보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 산업·기업의 발전을 위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