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전국연구소장협의회 해외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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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한창평 고문((주)건양기술공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이곳이 서양이다.”

문득 생각나는 이 문구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철학교수이자 석학인 이어령 선생의 글이다.

수천 년 동안 바람은 서쪽에서 불어왔다.

150년 전 폐쇄정책 때문에 바람은 막히고, 그 바람은 우리를 건너뛰어 이웃나라로 불어갔다.

이웃 일본은 그 바람을 순풍으로 바꾸면서 세계를 바꾸려 들었다.

그 바람에 우리는 40년 동안을 비극적 시간 속에서 허둥거렸다.

이제 그 바람은 동쪽에서 또 서쪽에서 동시에 강하게 불어와 우리 한반도를 덮치고 있다.

바람을 막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 전국연구소장협의회는 해마다 해외 벤치마킹을 통해 꾸준히 이웃 나라들을 벤치마킹해 오고 있다.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오는 벤치마킹은 더욱 보람 있는 일이다.

왜 ‘百聞이 不如一見’이라 하지 않던가.

이번 벤치마킹에서는 태국 방콕 소재 국제대학원인 AIT와 과학단지 내 국가과학기술개발청(NSTDA, National Sience & Technology Development Agency), 그리고 태국의 대기업(SCG)과 중소 벤처기업 연구소(GIB)를 방문했다.

AIT(Asian Institute of Technoloy)는 1959년 유럽의 NATO와 동일한 성격의 SEATO(동남아시아조약기구)의 8개 회원국에 의해 SEATO 공과대학원으로 만들어졌으며, 1967년 SEATO로부터 독립하여 비영리 고등교육기관으로 설립되었다.

AIT는 설립 이후 오랫동안 유럽, 미국의 유명 교수 및 저명인사가 총장을 맡아 오다가 2014년 처음으로 태국인 Dr. Worsak(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출신)이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내년 임기 만료 후에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총장 후보를 내 주기를 바라고 있다.

AIT는 19개국 134명의 교수와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45개국에서 온 1,749명의 장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배출된 인력은 22,100명으로 100여 개 국가에 걸쳐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450개의 연구 프로젝트(총 4,600만 달러)가 진행 중이다.

나아가 163명의 한국인 석·박사 인력을 배출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기부기금 50만 달러를 출연(2006, KOICA)하였다.

또한 2006년부터 지금까지 K-water 인턴십 프로그램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NSTDA(국가과학기술개발청)는 AIT옆 과학단지내에 있으며 여러 나라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00명 이상의 직원과 240명 정도의 박사들이 직접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에는 부지를 20년간 임대해 주고 세금 등을 면제해 주고 있으며, 입주 기업 연구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SCG(Siam Cement Group)는 시멘트, 화학제품, 제지 등의 건축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태국 기업으로 매출 규모가 삼성에 버금가는 대기업이다.

또한 인재육성, 사회 공헌, 환경보존 사업 등 다방면의 국가적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연구개발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GIB(Green Innovative Biotechnology Co., Ltd)는 바이오, 환경 분야 중소기업으로 자생으로 해충을 막아 생태조직으로 성장하게 하는 식물과 친환경 식품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 또한 첨단 전자,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었다.

앞으로 한국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인력 및 기술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 인력의 국제화를 위한 훈련, 기술정보 교류 등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 기업인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싶다.

거세게 불어오는 동쪽과 서쪽에서 바람을 맞으며 신바람을 일으키고, 그 바람을 순풍으로 바꾸어 타고 동남아로 뻗어 나간다면 그곳에 놀라운 길이 열릴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