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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인사이트 - 창의적 혁신의 원동력 - 산업디자인

혁신 인사이트에서는 혁신의 트렌드, 전략 및 혁신사례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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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영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서비스디자인공학과


창의, 창조 그리고 산업디자인

창의적 혁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창의와 비슷한 단어로서 창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는 상상력을 통해 기존에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창의’는 새로운 의견을 생각하여 내는 것 또는 그 의견으로 정의되며 ‘생각의 독창성’에 의미를 더 부여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의 William R. Druggan 교수는 기존에 존재하는 최적의 필요 요소들을 찾고,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모든 활동을 창조라고 이야기하며, ‘창조’의 산물은 독창적(Novel, Original)이며 유용한(Useful, Valuable, Significant, Appropriate)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독창적’인 것만으로는 ‘창조’가 될 수 없으며, ‘창조’가 어려운 이유는 ‘독창적’이면서 ‘유용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술이 ‘독창적’인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술은 ‘유용한’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고, 산업디자인은 ‘독창적’이면서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낸다는 관점에서 ‘창조’와 가장 가까운 분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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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에 있어 디자인은 투자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은 창조지식 산업 중 하나이다.
 
부가가치 창출의 측면에서는 일반 R&D 대비 3배 수준의 효과를 유발하고 있으며 투자 대비 매출 증대효과를 볼 때 일반 R&D가 5배인 반면 디자인은 14.4배로 알려져 있다.

고용 창출의 측면에서도 10억 원 투자 대비 취업유발계수가 자동차 9.9명, 반도체 4.5명 대비 디자인은 13.9명으로 나타난다(2013년 산업부통계자료).

디자인은 독창적이며 유용한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므로 창의적 혁신을 이야기할 때 핵심적 요소로 다루어진다.

특히 독창적이며 유용하며 경제적 가치를 모두 충족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제 간 융합이 반드시 필요하며, 디자인은 학제 간 융합에 있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요소이자, 융합에 있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서울대 이순종 교수는 “과학기술적 접근만으로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통합적 접근이 어렵다. 엔진은 기술자가 만들지만, 고객이 감동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디자인이다. 한국이 21세기 창조경제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만큼 고객 연구와 디자인적 창의력의 융합을 강조해야 한다.”(이순종, 창조경제의 핵심은 디자인이다, 중앙일보, 2013.2.21.)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창의적 혁신과 산업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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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혁신을 위한 산업디자인의 활용에 대하여, 베르간티가 제시한 ‘세 가지 유형의 혁신 전략(The three innovation strategies)’은 디자인 중심의 혁신을 이해하는 큰 틀이 된다.
 
‘세 가지 유형의 혁신 전략’에서 말하는 혁신의 핵심 동력은 ‘기술(Technology)’과 ‘의미(Meaning)’이다.

“첫 번째는 리스크를 감수한 급진적 혁신이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논의되어 오던 ‘급진적 혁신’이라는 표현은 급진적 ‘기술 혁신’의 줄임말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하기보다는 ‘의미’를 구매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실용성, 목적성과 함께 심오한 감정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이유로 물건을 구매한다는 사실이 많은 경영학자에 의해 주장되고 있다.”(Verganti, Design-drivennnovation, 2009, 인용)

기존 산업에서 활용되는 시장 중심의 전략(Market Pull)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추어진 변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지 못하며, 다만 창조적 혁신의 발판으로서 중요하다.
 
두 번째 유형으로서 기술 주도(Technology Push)는 기술과 정보가 취약했던 산업사회를 주도한 혁신 전략이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스펙으로 평가하는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내재한 의미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세 번째로 디자인 주도(Design-driven)의 의미 중심 혁신은 기술 평준화가 진행된 이후 산업의 재생에 중요한 혁신 전략이다.

주로 스타일로서의 디자인을 활용하거나 차별화 관점에서 사용되는 전략이다. 창의적 혁신을 이끄는 산업디자인은 이러한 기술적 혁신과 의미적 혁신이 함께 이루어질 때 가능하며 이를 기술 발현(Technology Epiphany)의 급진적 혁신이라고 이야기한다.

앞서 설명한 ‘독창성, 유용성, 경제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전략의 의미는 디자인이 주도하는 급진적 혁신으로 애플의 아이폰, 닌텐도 Wii, 스와치 시계, IKEA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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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혁신의 사례로서 많이 언급되는 영국 다이슨(Dyson)의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다이슨이 만들고 있었던 손 건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유형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기술적 혁신과 의미적 혁신이 이루어진 디자인의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러한 디자인 주도의 창의적 혁신은 경제적 이윤, 브랜드 자산, 자본의 투자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닌텐도 Wii는 플레이스테이션 3의 4배, 엑스박스의 2배에 달하는 주간 판매량을 보이며 콘솔 게임 시장에서 유례없는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였고, 스와치는 소매가 100스위스 프랑의 시계를 68,200스위스 프랑으로 경매에 팔릴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브랜드 가치를 만들었다.

결국 Wii가 출시된 그해 닌텐도의 주식 가격은 165% 증가했고(이는 소니를 앞선 가격이었다.)애플은 4년도 안 걸려서 주식 가격이 10달러에서 약200달러로 폭등했다.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위한 산업디자인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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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과 융합된 디자인 주도의 혁신을 위하여 기존의 산업디자인도 UX 디자인, 서비스디자인, 비즈니스모델링 등 끊임없이 발전하며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객과 사용자가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구현하고,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의 니즈(Needs)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학문 분야와 산업기술이 융합되고 있다.

의공학과 인지심리학, 생리학 등과 연계되어 사람의 욕구를 심리적 또는 생리적 데이터로서 정량화하고 있으며, 문화학과 인류학, 사회학 등과 융합되어 문화적인 의미와 사회적 맥락에서 디자인을 파악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 중이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되고 있는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산업디자인이 서비스디자인으로 발전하며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고객의 Needs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조기업의 서비스화 혹은 서비스기업의 제조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IT기기 제조업체인 애플은 H/W뿐 아니라 서비스를 함께 설계한 iTunes Store 플랫폼을 구축하여, 소비자와 콘텐츠 제공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탄생시켰다.

단순한 제품의 판매를 넘어서 소비자의 사용단계에 대한 서비스 확대와 이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대표적인 사례이며 사용자 경험과 플랫폼으로서 디자인의 변화된 모습과 역할을 보여주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식료품 시장의 선점을 위해, Dash(음성과 바코드 스캐닝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무선기기)를 개발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유통 시스템의 혁신과 함께 사용자에게 더욱 편리하고 새로운 스마트 라이프를 제시하였고,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기업인 구글은 스마트카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개발하여 운전자 차량의 기기와 구글의 데이터 서비스를 결합하고, 주행 환경에 적합한 정보를 자동 안내하는 신산업의 생태계를 창조하였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의 가장 큰 동인은 고객 요구 사항의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고객이 과거에는 기능과 사양 중심의 제품 자체 속성을 중시했지만, 앞으로는 제품의 사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 제안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서비스 산업의 융합을 위한 혁신의 3대 성공 요소는 결국, 사용자경험 디자인, 의미중심의 혁신 디자인,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사업모델을 구현하는 플랫폼 디자인에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의 저변에는 사용자의 경험 세계를 탐구하는 연구능력과 새로운 상상력을 시각화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창조경제에 있어 제품 경쟁력의 핵심은 사람이 요구하는 진정한 가치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가능하게 하는 디자인에 있으며, 기업은 이를 통하여 급진적 혁신을 이루고 미래에 대한 통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디자인은 산업 환경과 경쟁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커다란 가치를 생산해 내는 수단으로서 활용되며, 나아가 인간 삶의 질 향상이라는 미래 가치를 구현하는 방법으로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