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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현장속으로 - (주)다인C&F 기업연구소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기술력의 스펙트럼 확장’

금형기술 기반 화장품·식품생산 및 온열스팀안대 제조 전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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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이소영(자유기고가)

사진_ 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지난 1998년 11월 사출금형전문기업으로 출발하여 2009년 화장품 개발 및 제조, 판매업체로까지 발을 넓힌 (주)다인C&F가 최근 또 다시 일을 냈다. 의학전문가와 협력하여 ‘온열 스팀 아이마스크’ 팩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언제나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하는 (주)다인C&F를 만났다.



세계에서 인정하는 정밀사출금형계의 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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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출금형 전문 업체로서 (주)다인C&F가 두각을 드러낸 시기는 1999년, ‘슬림형 입술보호제품 용기’ 개발에 성공하면서부터였다.

지금이야 흔한 용기지만, 당시에만 하더라도 슬림형의 입술보호제품 케이스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온 탓이었다.

“사용하는 사람이야 별것 아닌 듯해 보일는지 모르지만, 플라스틱 케이스를 그리 얇게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열에 약한 플라스틱재의 특성상 모양이 가늘고 기다란 제품은 휘어질 확률이 다분한 연유죠. 제가 일본 금형제작회사에서 잠깐 동안 근무했던 것도 그와 같은 배경 때문이었습니다.”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놓고도, 용기의 확보가 수월치 않아서 애로가 깊다는 국내 제약회사 이야기를 듣고 일본 금형기술력의 실상 등을 직접 확인하러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최석종 대표. 차이점은 하나였다.

“타국에서 온갖 설움을 겪어가며 버틴 결과, 금형제작공정시스템만 조금 나을 따름이지 그밖에는 오히려 우리나라 기술력이 월등하단 것을 깨달았죠. 표준화된 금형제작공정시스템만 갖춘다면 우리 순수 기술로도 시장진입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김봉석 기업연구소장과 함께 (주)다인C&F를 출범시켰습니다.”

많은 이에게 꿈을 심어 주고 어진 마인드를 베풀겠단 신념 하에 ‘다인(多人)’이라 이름 지었다는 인본주의기업 (주)다인C&F. 그와 같은 마음 씀씀이 덕분일까.

(주)다인 C&F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슬림형 입술보호제품 용기 국산화에 성공, 이듬해에 또 한 번 획기적인 케이스를 선보이며 화장품업계에까지 당당히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 곡률 반경이 다양한 Jar용기 >와 < 고점도 정량 펌프 용기 >였다.

이는 스크루 회전 운동을 피스톤 직선운동으로 변환하는 기계식 구조의 펌프 용기인데, 크림이나 로션 같은 고점도의 내용물도 항상 정량으로 토출해낼 수가 있단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육안으론 물론, 소리로도 사용량을 확인토록 만들어진 오감만족형의 신개념 용기라고 한다.

“기존 진공 펌프 케이스에 비해 부품수가 적게 설계되어 경제적이라는 것도 메리트죠. 생산성은 높아지고 불량률은 떨어졌으니까요. 종류별로 부품분리 또한 가능해서 분리수거 및 재활용이 용이하고, 100% 열가소성플라스틱만을 사용해서 가히 친환경적 제품이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식용유나 간장, 마요네즈 등 고점도의 생활식품용기에의 적용 역시 기대해볼 수가 있단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특장점이 높이 평가되어 실제 (주)다인C&F의 곡률 반경이 다양한 Jar용기(일명 도빌 용기)는 프랑스 굴지의 화장품용기생산 전문회사 TOLY에도 납품되고 있다.

(주)다인C&F 사출금형 기술력의 우수성이 세계시장에서마저 통한 것이다.


기술력에 대한 집념 앞에 ‘불가능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주)다인C&F가 간단하게 승전고를 울린 것은 아니었다.

최석종 대표는 일례로 ‘미세분말 정량 이송장치’를 개발할 당시를 꼽았다.

“스위스 유명식품업체 N사로부터 미세분말 완전밀폐용기 및 미세분말 정량충진 제품 개발에 대한 제안을 받아서 연구에 착수한 겁니다. 고객사의 편의성과 니즈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기술 다음으로 갖추어야 할 중소기업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미립자를 소량, 그러니까 정확하게 7g에 맞춰 담아내야 하는데다 충진 이후 100% 밀폐가 되지 않으면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위생적인 면에 있어서도 치명타를 입을 수가 있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온도, 습도, 마찰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립자를 오랜 이송에도 생산 당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시켜 내는 것이 과제였다.

초코분말토핑이니만큼 운송이나 보관 중에 새는 일도 없어야만 했다.

미량이라 할지라도 누출되면 벌레 등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

“해외용기 경우 밀폐 충전됐음에도 제품 이송과정에서 용기 내부온도 상승으로 인해 내용물이 누출되는 불상사가 빈번했습니다. 또 국내에는 미세분말 완전밀폐 시스템이 있긴 하였지만 대량 충진 공정만을 취급하는 터라 N사의 요건과는 맞지 않은 상태였죠. 하여 저희 (주)다인C&F는 그에 부합하는 미세분말 안전 밀폐용기뿐만 아니라 소량충진 시스템의 자체 개발까지 완수해야 했습니다.”

수개월을 회사에서 먹고 자며 이룩해낸 연구진의 성과물은 박수 받을 만하였다.

상층 캡 내에 돌기를 만들어 하층부 캡 홀과의 밀착을 완벽히 구현해 냈으며 용기 재질 수축률을 계산하여 설계, 장기 이송시에 문제가 돼온 온도/습도/기류/기후 등의 환경변화에도 신축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위생과 생산성 향상을 고려한 ‘무인자동사출 추출성형 시스템’도 괄목할 만했다. 불량률을 최소화한 중앙통제시스템으로 원가절감 및 안전성을 확보해낸 까닭이다.

더불어서 (주)다인C&F는 외부와의 마찰에서 정전기가 유독 심한 플라스틱재의 취약점을 보완코자 MC(Mono Cast Nylon) 기반 정전기제거장치를 공정별로 제작했고 자동정량충진 시스템을 구축하여 다량 생산 또한 실현했다.

이렇듯이 ‘미세분말 정량 이송 장치’ 개발 성공으로 (주)다인C&F는 N사에 해당 제품 전량수출이란 쾌거까지 달성했고, 벌써 10년 넘게 N사의 파트너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매년 N사에 공급하는 미세분말 밀폐시스템만 해도 장장 1천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 해당 기술력의 잠재적인 값어치가 짐작된다.

“식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의약품과 화장품도 Nano입자 형태의 제품이 대세잖습니까. 미세분말 소량 완전충전 시스템은 이와 같은 움직임을 충족시킬 대안으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진, 보관, 운송 상의 안전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죠.”


‘스팀형 아이마스크’로 재도약의 기회 창출

이렇듯 제품의 용기를 다루는 사출금형업계에서 찬찬히 입지를 다져온 (주)다인C&F지만 현재의 안락에 도취돼 있지는 않았다.

미래먹거리 모색이야말로 기업 건강성을 책임지는 자양분일 테니, 당연했다.

(주)다인C&F가 OEM업체라는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브랜드 개발 및 생산 등에 매진하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이다.

이에 (주)다인C&F는 지난 2015년, 눈의 피로감을 해소시켜 주는 ‘온열 스팀 아이마스크(Healing Eye)’ 팩을 출시했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 거의 매일 노출 되어 있는 현대인을 위한 (주)다인C&F만의 야심작이었다.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따뜻한 기운이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죠. 양손을 비벼서 생기는 온기를 눈에다 가져다 대라는 학계의 조언도 그래서입니다. 온열 아이마스크야 기존에도 있었는데, 무슨 경쟁력이 있냐고요?(웃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흰 온열 ‘스팀’ 아이마스크니까요.”

발열과 동시에 스팀이 나오는 아이마스크는 그야말로 세계 최초. 하버드 대학의 한 논문에 따르면 눈에 스팀욕을 하면 안구건조증이 개선된다는데, 이를 바탕으로(주)다인C&F는 안과전문의들과 협력, 온열 스팀 아이마스크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자그마치 11개월 만에 맺은 열매였다.

“실패하고 또 실패했죠. 그때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의 자금이 소진되어버렸습니다. 거듭되는 실패 속에 임직원의 우려 역시 깊어졌고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여태까지 투자해온 시간이며 에너지가 너무나도 아까웠고 무엇보다…이쯤에서 그만두면 다신 용기 내지 못할 것만 같아 두려웠거든요. 되든 안 되든 끝까지 가보고 싶었습니다.”

온열 스팀 아이마스크에 이어, 조만간 다른 자체브랜드인 클렌징오일도 출시할 예정이라는 (주)다인C&F.

‘열정 없이 사느니 죽는 것이 낫다’라는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의 명언을 연상케 만드는 기업의 새로운 행보에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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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기술이 양심인 제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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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종 대표

Q. (주)다인C&F의 리더로서 갖고 있는 철학이나 가치관은 무엇인지요?

A. ‘기술이 곧 양심인 제품을 만들자!’입니다. 양심적인 마인드를 고스란히 반영시킨 기술력은 고객사의 신뢰 구축에도 직결됩니다. 자체브랜드 개발과 아울러 연구소 개편에 들어간 연유도 그래서입니다.

Q. 대표님이 꿈꾸는 연구소의 청사진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일에 지친 연구소가 아닌 생각하고 노는 연구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에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진 연구진은 필수겠죠. 저희 (주)다인C&F는 요즘 자유롭되 능동적인 연구인력을 발굴 중에 있습니다.

Q. (주)다인C&F의 궁극적 목표는 어떻게 되는지요?

A. 자연파생 아이템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생활용품이든 미용제품이든 자연으로부터 소재를 구하는 겁니다. 최근 론칭한 온열 스팀 아이마스크의 발열체를 황토에서 얻은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죠. 인류에도 유익하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제품 개발, 저희 (주)다인C&F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