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경영인인터뷰

줌인리포트 - (주)에이텍 신승영 대표이사

줌인리포트에서는 혁신기업의 대표나 연구소장 등을 만나 기술경쟁력을 향한 열정과 노력을 알아봅니다.

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이완기(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IT 솔루션 분야를 선도하는
기술에 집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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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세계적이다. 시내버스에서 지하철로, 광역버스로 환승하는 데 ‘터치’ 한번이면 된다.

국내에서도 몇 안되는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이 분야에서 고지를 선점한 기업이 있다. 바로 ‘IT 솔루션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기술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주)에이텍이다.
 
1993년에 설립한 (주)에이텍은 일체형 PC 시장을 개척하며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신승영 대표이사는 초창기부터 기술개발과 경영 모두를 챙기며 (주)에이텍을 중견기업으로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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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솔루션 분야를 선도하는 기술에 집중하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에 위치한 (주)에이텍 사옥. 입구에 들어서자, (주)에이텍이 지금까지 개발해온 여러 제품들이 눈에 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매우 익숙한 바로 교통카드 관련 기기들이다. 이는 (주)에이텍의 주력 분야 중 하나다.
 
현재(주)에이텍은 책상의 절반가량 차지하던 컴퓨터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일체형 PC를 비롯해 교통카드 단말기를 포함한 버스정보 시스템, 음식물 종량처리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언뜻 각 분야 사이에 교집합이 없어보이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모두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아이디어에 IT 기술을 접목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주)에이텍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해법은 역시 차별화된 기술. 신승영 대표는 일찌감치 ‘중소기업이 살 길은 기술뿐’이라는 생각을 신조로 여기며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직원들에게도 가격 이외에 우리 회사가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가 뭐냐고 종종 묻습니다. 기술이 없다면 우리같은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연구인력을 채용하고, 매출의 일정부분을 연구개발에 꾸준히 재투자하는 것도 그래서죠. 기술없이 아이디어만 있다든지, 누군가 ‘요즘 이 시장이 뜬다’고 해서 무작정 뛰어들면 남과 차별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기술이 탄탄해야 시장에서의 실패가 줄어듭니다.”

교통카드 솔루션을 시작했던 2007년만 해도 (주)에이텍의 연구소 인원은 24명. 하지만 2014년 현재 (주)에이텍의 연구원 수는 134명에 달한다.

또한 제품개발을 위한 혁신활동인 DFSS(Design For Six Sigma)를 정규이수 항목으로 삼고 있다. 모든 연구원이 이를 이수해 실무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 R&D 6시그마 활동을 연구소내 개발 프로젝트에 접목하면서 연구과정에서 일어나는 개발방식이나 문제해결 방식도 체계화했다.
 
직무보상 발명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보상하고 특허와 신기술을 지원하는 것도 (주)에이텍이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문화적배경.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성과급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해당성과를 연봉협상에도 반영한다.

연구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한 것이다. 그 결과, (주)에이텍은 총 50건의 기술개발관련 특허 및 인증을 보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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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밑거름이 된 인재

이처럼 남다른 기술로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주)에이텍. 그러나 신승영 대표가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기술보다 ‘사람’에 있었다. 학력보다 열정과 실력이 인정받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과거에 제가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소위 말하는 ‘스펙’이나 학력에 따라 승진에 차별을 받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지만, 그 사람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을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젊은 혈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컴퓨터 관련 일을 10년 넘게 했던 터라, 창업 이후에도 사업 아이템은 기존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시작은 컴퓨터 부품 수리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회사의 미래나 성장을 가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시작부터 자체 기술개발에 전념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초창기에는 자본과 인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컴퓨터 수리와 유지보수를 위주로 했던 서비스업에서 직접 생산, 제조, 납품까지 하는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마음먹고 기업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그때가 1998년 6월경이었어요.”

그러나 당시는 우리나라 최대 경제위기가 닥쳤던 IMF 시절이었다. 악화된 국가 경제사정 때문에 경영활동이 위축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많은 인력을 축소하던 시기였다. 한편으로 문닫는 기업이 줄을 이으며 인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주)에이텍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러나 오히려 기술력을 갖춘 인재를 영입할 기회라고 여기고 적극적으로 연구인력 영입에 나섰다.

“그때 영입한 연구인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LCD 일체형 PC’를 자체개발할 수 있었고, 차후에도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에 진출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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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편리한 신생활 문화 창조를 위하여

지금이야 웬만한 사무실에서도 일체형 PC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주)에이텍이 일체형 PC 개발에 나설 때만 해도 사무실 풍경은 사뭇 달랐다.
 
커다란 모니터가 책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공간 대부분도 데스크톱 컴퓨터 본체가 차지하고 있었던 것. 심지어 키보드는 아예 놓을 곳이 없어 책상 밑에 레일을 달아 사용했고, 좁은 공간때문에 서류를 제대로 펼쳐놓기도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모니터와 컴퓨터 본체를 하나로 합한 일체형 PC는 획기적이었다. 하지만 처음 일체형 PC를 만들어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보여줬을 때만 해도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데려다가 금형을 떠서 만들었으니, 겉모습부터 부족해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의욕적으로 만든 첫 제품을 버리고 일본에 가서 일체형 PC 샘플을 구해서 면밀히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고, 전문 디자인업체를 만나 제대로 된 제품 디자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다시 대기업 공장을 찾아가 그곳 임원의 의견을 수렴해 제품을 보완하고 수정하기를 여러 차례. 결국 (주)에이텍의 노력에 고객도 흔쾌하게 ‘OK’ 사인을 보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신승영 대표는 좋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고객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지 못한다면 쓸모없는 물건일 뿐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교통카드 시스템은 (주)에이텍의 사업영역을 확대시켜준 또다른 효자기술. 일체형 PC와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또다른 영역을 개척한 것이 이 분야다.

교통카드시스템이 있기 전에는 일일이 현금이나 토큰을 준비해 버스의 계수기에 넣어야 했고, 운전기사는 거스름돈을 준비해야 했다. 교통수단을 바꾸어 갈아탈 때도 환승시스템이 없어 불편했고, 추가비용 발생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버스나 지하철, 택시 등 어디서든 교통카드 한 장이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주)에이텍의 버스카드 단말기는 GPS를 활용한 정보시스템을 구현한 제품. 또한 진동에 취약한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버스 운행 환경에 최적화한 기술을 적용했다.

(주)에이텍 역시 교통카드시스템 사업 진출 초창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전까지 개발한 TV나 모니터, PC 등은 정지된 공간에서 고정된 상태로 사용하던 제품들. 그러나 버스에 장착하는 단말기는 항상 움직이는 환경에서 극심한 진동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유지보수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던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품의 접촉부분을 최소화해 단선을 없애고, 여러 장으로 이루어진 도트보드를 하나의 보드로 대체하는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문제점 개선에 나섰다. 그리고 2009년, 획기적으로 기존 문제점을 개선한 자체제작 교통카드 단말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지금도 (주)에이텍의 버스카드 단말기는 온도와 충격, 진동 등 30여가지 테스트를 거쳐 시장에 선보이고 있고, 낮은 불량률과 높은 카드인식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으로 (주)에이텍은 RFID 음식물 종량처리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주)에이텍의 RFID 음식물 종량 처리기는 CDMA 통신을 통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종량제사업 전과정을 (주)에이텍이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음식물 종량처리기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접근한 영역입니다. 올해부터 음식물 쓰레기의 해양투기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전반적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20% 정도 감소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처럼 컴퓨터에 기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는 (주)에이텍의 다음 목표는 세계다.

이미 한국스마트카드와 LG CNS 등과 연계해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의 중소도시에 버스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주)에이텍. 돌아오는 2015년을 기점으로 국외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주)에이텍의 선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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