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기술혁신 성공사례 - 대림산업(주)

기술혁신 성공사례에서는 혁신기업들의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공동작성_
윤병운 교수(동국대학교)
허윤경 전문작가(프리랜서)


시그널링(Signaling)을 통한
미래 기술개발 방향의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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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업환경하에서 회사의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미래전망은 필수적이다. 미래전망은 환경분석에서 시작되며 각국의 정부기관과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자료를 발표해 유망산업을 전망하며 직접적인 사업기획 정보로도 활용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석유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 등 전통적으로 제기되어 온 외부환경 문제로 인하여 산업패러다임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이다. 석유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동시에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상황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대형화와 전문화로 경쟁력을 키우고 중동국가들이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석유화학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독자기술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는 여기서 시장분석을 통한 변화의 감지 및 프리미엄 제품의 개발을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기술혁신을 이뤄낸 대림산업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최근 아파트 난방용 파이프 등에 사용하는 ‘PERT 타입 2(TYPE Ⅱ) 메탈로센 바이모달 폴리에틸렌’ 기술로 2014년 제39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대림산업의 기술개발은 철저한 환경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로서 향후의 시장변화를 빠르게 감지한 데서 온 성공이었다.


환경분석을 통한 미래전망

1. 미래전망의 필요성과 메가트렌드 분석

기업에 있어 미래전망이 필요한가? 이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기업이 보유한 기존 사업모델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미래전망은 필요치 않다. 그러나 내·외부 환경의 변화가 심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 하는 기업들은 미래전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유망한 원천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산업내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소위, 미래전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모델은 사업의 기회를 먼저 찾고 선도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며 높은 수익을 실현시킨 뒤, 다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모형이다.

먼저 미래전망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환경분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개별기업은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생존과 안정적인 성장을 위하여 스스로 환경을 변화시키거나 적응하기 위해 조직구조를 개편한다. 특히, 현재와 같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지속적인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의 증가와 이로부터 기인하는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은 조직이 그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다.

가장 대표적인 환경분석 방법은 메가트렌드 분석과 STEEP 분석이다. 신사업이나 신기술 발굴을 위한 사전단계로 많은 연구소들은 메가트렌드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메가트렌드 분석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사회경제적 요인과 정치적 요인, 기술적 요인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기술, 시장 측면에서의 니즈(Needs)의 거시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메가트렌드의 큰 틀 안에서 출현 및 소멸하는 산업군들의 방향성을 감지할 수 있다. 더나아가 메가트렌드에서 핵심적인 동인(Key Driving Factors)을 도출하여 산업변화를 일으키는 주요요인들도 파악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 분석은 보통 STEEP 분석을 수행해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적 환경요인들을 뽑아내고, 이 중에서 핵심적인 요인들을 포커스 그룹의 수차례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기에서 STEEP분석은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환경(Environment), 정치(Politics)의 앞 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용어로서,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환경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환경분석은 일반적으로 STEEP 분석 기반의 거시 환경분석, Five Force 모델 기반의 산업환경 분석, 역량분석 위주의 내부환경 분석 등 3가지로 진행한다.
 
미래 시나리오 도출과정에서 활용되는 거시환경 분석은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환경 분석이라고 한다면, 산업환경 분석은 공급자와 고객, 경쟁자 등의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한 운영환경 분석이다. 더불어 내부환경 분석은 기업성과와 연관된 가치사슬이나 핵심역량 등의 분석으로 기업이 통제가능한 영역으로 볼 수 있다( 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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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렌드 분석을 통해 도출된 핵심동인들은 포커스 그룹 인터뷰나 델파이 기법을 활용하여 다수의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도출된다. 각 동인들은 출현 가능한 신산업군과의 연관관계 분석으로 이어지며 유망산업군의 국가 성장전략이나 로드맵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하여 동인들의 영향력 정도에 따라 단기 및 중장기 계획이 구체화될 수 있다.

다수의 선진기관들은 메가트렌드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미래기획위원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 정부기관과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기관에서 메가트렌드와 미래전망 자료를 내놓고 있다.
 
국외로 눈을 돌리면, UN, 국제에너지기구 등과 같은 국제기구나 각국의 정부기관·기업들이 주기적으로 미래전망 자료를 출판하고 있다. 다양한 소스의 메가트렌드 분석을 바탕으로 파생이슈와 발생가능성, 발생시점, 파급범위 등을 정리하여 미래유망산업을 예측해 볼 수 있고, 이것은 기업에 매우 직접적인 사업기획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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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환경분석을 통한 시그널 감지

환경변화의 시그널을 감지하는 것은 메가트렌드 분석보다 미시적인 수준에서 구체적인 형태의 뽑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메가트렌드 분석이 사회와 기술, 경제 등의 트렌드를 탐색하는 반면, 변화시그널 분석은 소비자 행동과 규제, 비즈니스 프로세스, 여론, 문화, 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또한, 메가트렌드 분석은 미래의 변화, 유행, 진화, 예측 등의 종합적인 현상 분석을 바탕으로 하지만, 시그널 분석은 불규칙성과 변곡 포인트, 와해성 기술, 특이점(Outliers) 등의 분석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변화 시그널 방법인 SCAN 프로세스는 SBI(Strategic Business Intelligence)가 제안한 방법론이다.

매달 수만명의 Scanner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활용하여 SCAN Abstracts를 발간하고 변화의 시그널을 탐지한 뒤, 기저에 깔린 의미를 파악해 SCAN Monthly를 발간하고 있다.
 
Scan 프로세스는 사업과 문화, 기술환경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벤트, 기술, 의견, 제품 등에서 모은 초기 시그널 데이터들은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시장의 변화는 문화, 경제, 기술 등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기에 특정기술의 운명을 예측하는 것은 이러한 상호작용으로부터 조기알람을 감지하는 데 달려있다.
 
또한 기업이 자신이 속한 산업이나 전문영역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더 넓은 영역의 사업과 문화, 기술적 환경으로부터 중요한 신호를 놓치기 쉽기 때문에 변화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가능하면 수집영역을 확장하여 환경변화의 신호를 탐색해야 한다.
 
SBI 인력들은 매달 변화 시그널을 표현하는 100개 이상의 요약문을 온라인 Scan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입력한다. 이 시스템은 각 요약문에 번호를 부여하고, 날짜, 주제, 작성자, 소스 등을 제시하게 된다.
 
그리고 기업들은 자신의 영역과 관련있는 요약문들을 선택하고 이를 그룹화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보유한 프로세스, 제품, 서비스에 적용될 시그널들을 찾아내며 이로부터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국내외 대기업에서 전략수립을 위한 도구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또다른 대표기관인 영국의 Horizon Scanning Centre는 OSI(Office of Science and Innovation) 산하의 기구로서, 각 기관의 기술예측 활동을 지원하고 민간컨설팅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서 과학기술분야를 포함한 외부환경 분석, 유망기술 도출 등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도출된 이슈와 유망기술의 다양한 지표(파급도, 논쟁도, 규모, 실현가능성, 실현시기 등)들은 전문가 평가와 결합하여 기업에게 데이터베이스로 제공된다.

또한 미국의 Tech-Cast는 환경, 의학·유전공학, 교통, 전자상거래, 우주공학, 로봇, 정보통신 등 7개 분야에 대한 기술예측시스템으로 미래 신기술 예측 전문가인 William Halal 교수가 운영하고 있다.

약 100명의 전문가들이 유망기술을 도출하고, 온라인 델파이시스템을 통해 지표를 개발·평가하며 최종적으로는 기업의 기술개발 관련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처럼 환경분석을 통해 도출된 변화의 시그널을 탐색하고 이를 사업에 반영하고자하는 기업의 노력은 향후 시장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수립 과정의 핵심요인이 될 수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기술혁신과 환경변화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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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유화학산업의 혁신특성

화학산업은 크게 석유화학산업 분야와 정밀화학산업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로부터 생산된 기초 화학원료를 여러 공정을 통해 합성, 가공하여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플라스틱 제품의 중간원료를 생산하는 산업으로서, 주로 자본집약적,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따라서, 석유화학산업은 생활용품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기초소재 및 핵심소재를 공급하는 핵심기반산업으로서, IT와 BT, NT 등 미래 성장동력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첨단산업 발전은 석유화학산업의 뒷받침없이는 불가능하며 산업이 첨단화될수록 석유화학산업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화학산업은 환경문제의 대두와 석유자원 고갈 등의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산업패러다임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어, 독자적인 원천기술의 확보가 절실한 산업이기도 하다.
 
선진국은 대형화와 제품전문화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고 중동국가들은 원가경쟁력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메이저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규제에 따른 수출제약과 탄소세 부과 등의 생산비용 증대와 에너지자원 독점화 추세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심원천기술로서 녹색공정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석유화학산업은 자본집약적이고 기술집약적인 장치산업으로 초기 투자비용은 크지만, 일단 건설된 설비에 원료와 에너지만 투입하면 적은 인력으로도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 나프타, 천연가스 같은 원료의 10배에서 100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특히, 기술개발을 통하여 원하는 만큼 물성을 강화하거나 기능성을 추가하여 맞춤형 소재 공급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소재 제조공정은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고, 국내 석유화학소재 분야 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구성비는 고작 4%로, 기술개발 예산이 취약하고 기술력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최근 석유화학산업 변화의 주요동인은 ‘셰일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1960년 OPEC 설립 이전 글로벌 석유시장은 IOC(International Oil Company)라고 불리는 Shell, ExxonMobil, BP 등의 기업들의 독주시대였다.
 
1949년 기준으로 자본주의 국가권 세계 석유매장량의 65%, 원유생산량 55%를 7대 IOC가 차지하고 있었고 중동과 베네수엘라 등 주요 신규 산유지도 대부분 IOC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1970년 OPEC이 총회에서 모든 회원국의 통일된 이윤배분방식 적용을 결정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외국기업의 자원개발권 지분을 몰수하면서 석유개발의 패권은 산유국들의 국영석유기업에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 셰일혁명은 미국의 에너지개발 회사와 자원개발 서비스·장치 회사들의 다양한 혁신기술들이 모여 탄생했다. 이들은 극심해 유전·가스전, GTL(Gas to Liquid) 등 기술난이도가 높은 비전통 자원 개발에 주력했으며 자원개발의 기술혁신은 미국의 셰일가스에서 실현되었다.
 
셰일혁명에 의한 가장 큰 영향은 유가 하락에 있다.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년만에 2025년 유가를 20달러 낮춰 전망했다. 또한, 석유생산능력의 확장필요성이 낮아지고, 석유수요의 일부가 천연가스로 대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장기적으로 석유의 수송용 수요 중 5~10% 정도는 천연가스로 대체될 수 있다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특히 셰일가스 관련 수요산업 중에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미국 화학산업의 수혜가 가장 크다.
 
셰일가스의 부산물인 에탄과 프로판은 적절한 처리를 통하여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는 에탄과 프로판 생산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동시에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 화학업계는 에탄을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가하락에 따른 이익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셰일혁명은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에는 커다란 역풍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대규모 투자는 동아시아의 석유기반 프로젝트는 물론, 중동지역까지 계획되었던 프로젝트를 무기한 보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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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림산업의 기술혁신 노력과 메탈로센 제품 개발

최근 석유화학산업의 글로벌 에너지가격 안정화는 에너지를 100%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과 같은 국가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강력한 경쟁자인 미국 기업의 부활과 성장가속은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미국 기업의 고급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은 한국 기업이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고품질 시장까지 침투할 전망이다. 이는 결국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주목했다. 근래까지는 석유화학산업의 흐름을 큰 경기사이클 범위내에서 해석해왔으나,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는 수익구조를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위기상황으로 파악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의 품질경쟁력 확보만이 미래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환경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력 확보를 위한 메탈로센 촉매의 개발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렇게 확보된 기술을 확대, 적용하여 ‘PERT 타입 2(TYPE Ⅱ) 메탈로센 바이모달 폴리에틸렌’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제39주차 IR52장영실상을 수상하였다.

변화하는 석유화학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원가경쟁력과 품질경쟁력 중 하나는 꼭 갖춰야만 한다. 누구나 손쉽게 생산가능한 범용 제품시장에서 원가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것은 기초원료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입장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품질경쟁력에 초점을 맞춰 다른 기업들이 달성하지 못하는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제품은 기존의 지글러-나타 촉매나 크롬 촉매를 사용한 제품보다 물성은 뛰어나지만 가공성이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대림산업은 메탈로센 촉매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바이모달리티(고분자 및 저분자의 서로 다른 분자량을 갖는 혼합물)를 갖는 메탈로센 촉매를 개발하였고, 그 결과인 ‘PERT Ⅱ’는 고온에서 장기간 견디는 내구성을 갖춘 동시에 가공도 쉽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이 개발한 기술은 이러한 바이모달리티 분자구조를 하나의 반응기에서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메탈로센 촉매에 기반을 둔 제품을 국내에서 최초로 상업화한 기업이다. 이번에 개발한 ‘PERT Ⅱ’ 제품도 세계 3대 업체만이 기술인증을 보유한 고품질 기술영역에 속한다.

건축물에 적용되는 파이프 용도로 활용되기 때문에 최소 50년 정도의 내구성을 인정받아야 하고, 이를 위하여 1년 동안의 까다로운 테스트 과정을 통과해야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대림산업의 기술개발은 철저한 환경 및 시장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이다.

사업에 대한 기회탐색은 어떤 시장에서 어떤 제품과 기술로 경쟁할 것인지와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기회 및 위협요소의 분석으로 얻어진 연구개발 과제들은 수익성과 기술적 타당성 등에 기준으로 한 중요성과 시급성 평가로 과제의 우선순위가 매겨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장환경 분석은 사업부가, 기술환경 분석 및 기술적 타당성은 연구소가 담당한다. 주어진 공장설비로 생산가능한지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는 공장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결국, 대림산업의 ‘PERT Ⅱ’ 제품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예측 및 예상되는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필요성,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관련부서간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협조가 가능했기에 태어날 수 있었던 제품이다.


체계적 연구개발 프로젝트 관리

1. Stage-Gate 모델의 적용을 통한 프로세스 관리

대림산업의 일반적인 연구과제 관리체계를 살펴보면, Stage-Gate 모델을 적용하여 탐색과제와 정식과제 진행, 파일럿 단계 및 정식사업화 단계로 이행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는 일련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시점마다 연구개발의 지속여부를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연구개발의 리스크 관리에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호소하고 있는 Stage-Gate 모델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게이트마다 평가기준들을 다르게 정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탐색 결과와 개발프로젝트 수행결과는 다른 기준에 의해 평가하지만 일반적으로 도입초기 단계에 속한 기업들은 이에 대한 구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림산업은 Gate마다 적절한 평가기준을 다르게 정의하여 합리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Stage 수행차원에서는 개발과제의 특성에 맞도록 적절한 융통성을 부여하여 Stage 단계를 운영한다.

즉, 기존 설비에 적용이 가능하여 비용부담이 적은 신제품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과제는 단계를 간소화하여 진행하지만, 새로운 투자가 요구되는 신규사업화 과제는 리소스가 많이 투입되는 동시에 과제이행에 따른 위험이 커지므로 Gate에서의 더 집중적이고 체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프로세스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술개발의 중간내용과 효과를 점검하기 위한 기술회의가 수시로 열리며, 영업부서가 참여하는 회의를 통하여 과제 이행기간 중의 시장환경의 변화나 추가적인 시장의 니즈를 점검하고 반영하게 된다. 이러한 프로세스 관리를 통하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2.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한 과제 선정

기술혁신을 수행하기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 선정에는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단기 프로젝트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평가와 관리는 필수적이다.

대림산업 대덕연구소(석유화학사업부)는 그 동안 미래를 위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자체 판단아래 연구개발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체계적 관리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와 제품 포트폴리오로 구분하고 있다.

본사의 신규사업 발굴팀 및 연구소가 사업화 과제를 발굴하면 이의 타당성 검토를 통하여 Stage-Gate 모델의 첫 단계인 탐색과제 후보를 결정하고, 자원을 어떻게 할당하고 연구를 위해 어떤 투자가 필요한지를 판단한다.
 
제품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경쟁우위에 있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 아이템과 다른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지만 대림산업은 하지 않고 있는 제품, 대림의 기술력을 통하여 차별화가 가능한 제품 등을 구분하여 평가대상으로 올려놓고 여러가지 기준을 통해 평가를 수행한다.

제품 아이템은 성장성과 난이도, 중요성과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특히 수익에 대한 기여도는 중요한 평가요인이다. 포트폴리오 관리의 핵심은 지속적인 평가와 운영이다.
 
대림산업은 보유한 사업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리뷰하고 우선순위를 평가하여 업데이트함으로써 현재 가지고 있는 사업과 제품들의 구성을 파악하고 적절성 여부를 판단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PERT 타입 2(TYPE Ⅱ) 메탈로센 바이모달 폴리에틸렌’은 이러한 포트폴리오 평가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다. 성장성과 수익성 등의 관점에서 이 기술은 기존 유사제품보다 우수하며 제조공정의 효율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기존 바이모달 폴리에틸렌 제품은 다단운전으로 생산가능한(즉, 두개 이상의 시리즈 반응기에서만 생산가능한) 기술이었지만 대림산업은 하나의 반응기에서 바이모달 제품을 만들었다.
 
단일한 반응기에서 제품을 만들다보니 반응기가 두개일 때에 비해 생산원가는 약 30% 줄었고, 폴리에틸렌 제품의 균일성과 배열성이 좋아 가공성 등이 더 좋은 제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술은 상용화가 달성된 기술개발의 결과물로서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과제로 선정돼 제품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었다.


연구인력의 동기부여

1. 자발적 연구성과의 증진

연구개발의 성과는 기본적으로 연구원들의 역량과 마인드에 의해 결정될 때가 많다.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독특한 특성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건설 프로젝트와 달리 개발의 난이도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워 정확한 연구개발목표 일정을 계획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연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지, 성공을 위한 노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대림산업 연구소는 연구원들의 열정을 기술개발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환경과 포트폴리오분석 등을 통해 도출된 과제를 이행하면서 기존 기술들의 한계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는 연구원들의 기술적 문제 해결의지와 열정이 핵심적이다.
 
문제해결이 되지 않았을 때 직면하게 될 어려움은 연구원들의 오기를 자극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오기에만 의존해서는 양질의 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림산업 연구소는 연구과정 자체에 대해 재미를붙일 수 있도록 연구분위기를 정착시키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어나가고 있다.

연구의 자발적 참여의 관점에서 Fun한 요소를 강조했다면, 책임감을 부여해야 하는 관점에서는 결과물에 대한 신뢰확보가 중요하다.
 
프로젝트 수행에서 지시와 복종의 하향식 문화에 익숙한 연구원은 성장하기 어렵다. 특히, 연구개발은 다른 일반업무와는 다르게 연구원 모두가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안자이자 신기술의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연구자 역량향상은 요원하다. 다시말해, 기술적 문제 해결의 숙제를 주고 기다려주면 책임감있는 연구원은 전문가가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는 연구원들에게 연구개발의 자율성을 부여하되 성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대림산업은 연구성과와 함께 연구원 각자가 전문가가 되는 과정을 참고 기다려주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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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스템적 연구진흥책, 성과보상체계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직무발명과 관련된 소송으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니치아화학이라는 중소기업의 연구원이었던 나카무라 교수는 재직 당시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발명했고, 그 결과 회사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기술개발의 주역이었던 나카무라 교수에게 돌아온 보상은 고작 20만원에 불과했다. 수십조원 이상의 시장을 창출한 발명에 대한 보상으로 20만원은 너무 적은 액수였다. 직무상 이루어진 종업원의 발명은 회사의 소유가 되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소송과정에서 화해와 합의 끝에 약 80억원의 보상액이 결정되었지만, 나카무라 교수는 회사를 떠났고 이로인해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인재들은 더이상 모여들지 않았다. 이처럼 연구원들에 대한 보상은 사기충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림산업 석유화학 연구소는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연구원들의 연구개발활동에 대한 보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개인의 연구적 호기심을 북돋는 효과를 지닌다고 한다면 연구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는 연구의욕을 높이는 장치이다.
 
연구원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도출된 성과물을 특허 출원·등록했을 때 받게되는 포상이 이러한 예이며, 대림산업의 제안제도 시스템 역시 연구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하는데 기여한다.

제안된 내용에 대하여, 창의성, 수익성 등을 평가기준으로 삼아 우수한 제안을 선정하고 적절하게 보상함으로써 활발한 연구개발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대림산업 연구소는 현재 연구원들의 연구의욕을 더욱 자극하고 고취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도 검토하고 있다.


시사점

중국의 초고속 성장이 둔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또한, 셰일혁명의 영향력 확대는 석유화학산업에서의 향후 경쟁력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었다.

과거 10년간 한국의 제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끈 중상급 틈새시장 전략의 유효성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에너지산업의 환경변화는 석유화학산업의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의 석유화학업체들은 ‘High-End’ 시장에서는 선진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글로벌업체들과 싸워야 하며, 범용시장에서는 저원가에 기반을 둔 중동제품의 도전에 맞서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이것이 메가트렌드나 변화의 시그널 감지 등과 같은 환경분석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메탈로센 제품을 국내최초로 시장에 출시한 업체이다. 그리고 최근까지 국내에서 메탈로센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던 업체는 대림산업과 LG화학이 유일하였다.

그러나 근간에 SK,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해당제품을 개발, 생산하겠다고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PE분야 국내 생산량이 수요량의 2배를 초과하는 현실에서 글로벌기업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국내시장에서 국내기업과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절대적인 경쟁우위를 지닌 업체인 다우, 엑손모빌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결국,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 수준을 올리며 공정혁신을 통해 원가절감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갈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림산업은 환경분석을 통해 감지된 변화의 시그널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실천하고자 한다.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과정에서는 기회와 위협요인이 항상 공존하지만, 대림산업은 연구소 역량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해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하고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폴리에틸렌, 폴리부텐, 가공산업 등 3개로 특화되어 있다. 선택과 집중의 핵심은 동적 역량(Dynamic Capability)일 것이다.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반응하여 선택과 집중이 유연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동적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대림산업은 환경분석 결과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사업으로 확장하는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 중장기 탐색과제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내재화하고 그 중 사업성이 뛰어난 것을 Stage-Gate 모델에 의해 평가하며 사업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환경분석과 시그널링은 기업의 사업수행에 실질적인 도구로서 활용이 되고 있다.
 
만약, 패러다임 변화를 인식하고 기존의 사업모델이 유효하지 않는 기업이라면 환경분석을 통한 변화감지와 미래전망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하며, 이를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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