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특별기획05 - 팹리스를 앞세워 거침없이 질주하는 중국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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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계 3위의 생산국가로 부상하였다.

이에 한국은 중국이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면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국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위상: 팹리스 분야 세계 3위

중국은 아직도 여전히 세계 ICT기기의 생산기지이며, 내수촉진과 경기부양을 지속하고 있어, 핵심부품인 반도체업계 입장에서는 중국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중국은 반도체산업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유혹하는 매력있는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반도체산업의 세계적 위상을 살펴보면, 반도체 전체품목으로서는 비록 세계시장의 2.1%(2013년)에 불과하지만, 매년 시장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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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체품목에서 일본은 매년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에, 대만은 6%대에서 소폭 변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에 힘입어 시장 확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산업은 여전히 세계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반도체가 PC에 의존율이 너무 높아 다소 불안한 기반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의 등장으로 PC의 존재가 점점 멀어져가는 상황이므로 인텔 등 미국 반도체들의 지위가 다소 불안한 점도 있다.

앞으로 팹리스(Fabless; 반도체설계전문) 사업을 바탕으로 반도체 기술력을 조망하면 중국이 상당한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 자명하다.

중국은 근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의 발달과 함께 미국에 있는 중국계 설계인력들이 대대적으로 귀국하여 반도체설계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있는 점에서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은 팹리스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01(비메모리) 업계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자국시장을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팹리스업계는 2013년 세계 팹리스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미국과 대만 다음으로 세계 3위의 생산국가로 부상하였다.

반면에 한국의 2.1%, 일본의 1.3%를 훨씬 뛰어넘는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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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스템반도체 업계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PC, 가전 등 ICT기기 수요의 급속한 성장을 바탕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국산화정책에 힘입어 거침없이 반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팹리스 분야가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의 AP(Application Processor)를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세계 팹리스업계의 상위 20대 기업 매출순위를 보면, 중국의 하이스(海思; Hisilicon) 및 Spreadtrum이 각각 12위와 16위에 위치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팹리스업계는 20위권에 들어가는 업체가 하나도 없으며, 한국은 28위에 실리콘웍스社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세계 팹리스업계는 대부분 미국업계들이고, 그 다음이 대만 및 중국의 화교권 기업들이며, 이들 국가는 소프트웨어가 기본적으로 발달되어 반도체 회로설계가 매우 유리한 경쟁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에는 약 500여개의 팹리스업계가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팹리스업계들이 중국의 중관촌지역에 몰려와 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산업 주요이슈와 전망: 팹리스와 패키징 부문에 특화

중국 반도체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지만, 중국계 기업의 공급능력 부족으로 대부분을 해외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팹리스 분야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중국기업들이 부상하여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중국 반도체산업은 대체적으로 파운드리와 같은 웨이퍼가공의 제조분야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나, IC설계 분야를 담당하는 팹리스 업계는 세계적 수준으로 발달하였다.

특히 패키징, 검사 등 후공정 분야는 세계시장을 거의 대부분 석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메모리분야는 중국자본계 기업이 전무한 편이며, 이로 인해 한국업계가 현지투자를 통해 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산업발전에 따라 중국 반도체산업의 구조도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회로설계 분야의 위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2년 중국의 IC설계부문 총매출은 621.7억 위안으로서 처음으로 IC제조업 부문을 추월하였으며, 세계 IC설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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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중국 반도체산업은 성장모멘텀을 가속화하여 2012년 대비 16.2% 증가한 2,509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중국의 반도체시장은 와이파이(WiFi) 시장의 확대로 11차 5개년 규획(2006~2010) 기간에 반도체산업이 급속히 발전하였다.

2012년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여전히 세계 반도체산업 성장률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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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산업은 2016년 3,740억위안의 매출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경제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반도체시장은 어느 정도 성장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중국도 지속적인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전략적 반도체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반도체산업은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상당기간 중국 반도체산업은 두자리수의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5년에는 매출이 3천억위안을 넘기고, 다양한 칩 종류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급속한 성장을 이룰 것이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육성정책: SW와 병행정책 추진

중국정부는 팹리스기업에게 자금조달, IP, 설계 툴(Tool), 인력, 파운드리 등 산업생태계의 대부분을 구체적이고 일관성있게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정부는 반도체 제조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이 잇달아 시행되고 있는데, 이는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에서 정보통신의 안전성 및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IC산업의 발전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6월 중국 공업신식화부, 발전개혁위, 과기부, 재정부 등 유관부처는 국무원의 명의로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추진 요강”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의 목표는 2020년까지 중국 반도체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고, 기업의 지속발전 가능한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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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모바일기기, 인터넷 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활용 등에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게 되므로, 반도체 설계기술을 국제 일류수준으로 향상시키고 기본적인 산업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표 3 참조).

이를 위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병행육성함으로써 부가가치 사슬의 핵심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반드시 SW 육성정책과 함께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산업 및 반도체산업 발전장려를 위한 정책”(2000년 18호 문건)과 “소프트웨어산업 및 반도체산업 발전 고강도 육성을 위한 정책”(2011년 4호 문건)에서도 SW와 반도체를 동일정책으로 실시하여 중국 정부의 반도체산업 육성의지를 재천명하고 있다.

위와 같은 강력한 중국정부의 지원정책으로 이미 추월하고 있는 철강, 가전, 스마트폰, LCD, 자동차, 조선 등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반도체산업에서도 중국의 빠른 추격이 예상된다.


시사점: 한국의 중국시장 진출방향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지만, 다양한 산업제품의 성능을 결정하는 반도체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수입대체를 위해 중국정부와 공산당은 반도체산업 발전기금까지 조성하는 등 전방위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수입이 원유수입보다 많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 원인을 해소하고, 제조업의 전반적 고도화를 위해 반도체의 국산화 확대는 불가결하다는 게 중국 당·정의 판단이다.

수입대체를 통한 반도체 자립생산을 위해 우선적으로 R&D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산·학 프로젝트가 SMIC, 중국과학원·칭화대 등과 20나노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미세회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육성계획은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편제돼 있는 세계 반도체 판도에 일대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반도체산업은 중국이 새로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어 중국시장 진출전략 수립을 시급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업계는 중국의 팹리스업계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시장 개척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 팹리스업계는 최근들어 구조개편이 심화되고 있으므로, 현지기업의 인수나 합작을 통해 시장개척을 추진할 수도 있다.

또한, 중국의 SW산업과 협력하여 반도체설계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대부분 SW기술이 차지하므로, 상대적으로 발달한 중국 SW업계와 협력하여 신제품개발, 신시장 개척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한국 반도체업계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대만 반도체설계업계와 협력을 통해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대만 반도체 설계업계는 미국 다음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 기업과 손잡고 신시장 개척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대만의 많은 반도체기업들이 중국업계와 협력을 통해 ICT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업계는 중국에 이미 자리잡은 각종 연구소나 현지기업을 활용해 R&D기지, SW 외주개발, 마케팅자원 등에 투자하면 효과적으로 진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01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는 일반적으로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반도체기업(반도체 설계와 생산 모두 실행하는 업체))과 팹리스(Fabless; 반도체 회로설계 전문기업)으로 구분하여 통계를 작성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