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특별기획04 - 급성장하는 중국 디스플레이산업과 대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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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이 빠르게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LCD에서는 이미 일본을 추월한 상태이고 고화질 중소형 패널, AMOLED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급성장은 세계적 공급과잉과 경쟁심화를 야기할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개척의 기회이기도 하다.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기업으로서는 적극적 시장확보 및 경쟁력강화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중국의 디스플레이산업, 세계시장 점유율 10% 상회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이 최근 수년간 크게 둔화된 가운데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세계 1위 국가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일본의 쇠락과 중국의 급성장이라는 대조적인 현상에도 직면한 상태이다.
 
중국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장기불황 속에 주요경쟁국 중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축소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LCD패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009년 50%을 상회한 이래 2012년까지 50% 이상을 유지하였지만, 2013년에 50% 아래로 다시 하락하고 2년 연속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은 빠르게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서 2014년 상반기 현재 시장점유율은 10.1%를 기록하면서 두자리수로 올라섰다.
 
2012년에는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였고 2014년 상반기 기준 중·일간 점유율 격차는 2.6%p로 확대되었다.

매출액 증가율 추이로 볼 때 중국은 2005~2013년 중 연평균 20.1% 증가하여 한국(7.7%), 대만(4.3%), 일본(1.5%)을 압도하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AMOLED, 중소형 LCD 등을 포함한 디스플레이 전체의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는 중국이 2012년 9.7%에서 2014년 상반기 현재 11.7%로 상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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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본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용 패널에 대한 공급력을 바탕으로 중소형 LCD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따라서 산업전체로는 일본이 2014년 상반기에 14.7%를 기록하면서 다시 중국보다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그림 1 참조).


중국의 위상강화는 거대 내수시장과 정부의 강력한 육성에 크게 기인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은 다음 몇가지에서 주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는 점이다.

내수시장을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하여 일정수준의 내수시장 점유율만 확보해도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가능한 여건이 조성된 상태인 것이다.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은 디지털TV, 컴퓨터, 휴대폰 등 핵심 전방시장이 세계최대 규모이므로 절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이다.

예를 들어, 중국 LCD TV시장에서 자국브랜드 점유율은 2013년 80%로 압도적 우위이다. 반면 세계 1위인 한국의 브랜드는 6%에 불과하다.

대규모 중국 TV브랜드 업체가 자국 LCD패널업체로부터 조달받는 비율은 현재 30%가 약간 넘는다.

스마트폰에서도 샤오미, 레노버, 쿨패드, 화웨이 등 중국기업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4년 1분기에 약 60%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중구간 패널 사용비중은 2014년 1분기에 38%에 달한다.

이러한 내수시장에서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산업을 성장시켜 왔다.

둘째, 중국정부의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의지도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중국은 2007년 디스플레이를 중점육성 분야로 선정한 이후 12차 규획에서도 7대 신흥전략산업으로 지정하는 등 자급률 및 부품소재·설비 국산화율의 제고, 기술력 개발을 위해 적극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부족한 기술력과 자본금 지원을 위해 정부는 법인세율 인하(25%→15%), 저금리 대출, 수입관세 제정 및 상향(0%→3%→5%)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하였다. 설비자금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

패널공장 설립시 지방정부들이 공동투자 방식으로 업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은 막대한 적자에도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였다.

직접투자 외에도 지방은행이 저리로 투자액을 차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산업발전 목표도 구체화하여, 12차 규획에서 자급률 목표치를 수량기준 2013년 중 36.4%에서 2015년 80%로 설정하고 생산라인 대량확대를 지원하였다.

2013년에는 자급률 목표치를 면적기준 2016년 80%로 다시 강화하였다. 다소 지나칠 정도로 높은 목표설정은 그만큼 정부의 육성의지가 강함을 시사한다.


중국기업의 성장전략, 양적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

중국의 대표기업은 BOE와 CSOT로 이들 두기업의 패널생산량은 중국기업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투자도 가장 활발하다.

성장전략의 핵심은 막대한 설비투자를 통한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대이다. 생산확대로 중국 국내수요에 적극 대처하면서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인다는 전략인 것이다.

2003년 1월 하이닉스의 LCD사업부를 인수하여 시장에 진출한 BOE는 모니터 패널 중심으로 성장하다 TV 패널 및 태블릿PC 패널 등도 활발히 생산하고 있다.

CSOT는 중국최대 TV생산업체 TCL의 자회사로서 TV 패널만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생산량의 70% 정도가 32인치 패널이 차지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48인치와 55인치 패널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중국 최대기업인 BOE의 투자는 놀라울 정도로 팽창적이다. 2007년 9백만달러이던 설비투자는 2013년에 35억달러를 상회하여 오히려 투자를 축소하는 추세인 LG디스플레이의 규모를 처음으로 능가하였다.
 
내수시장을 장악할 의도로 지속적인 설비투자 확장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인 것이다.

세계의 LCD투자는 2011년부터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총투자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2011년 37%에서 2012년 44%, 2013년 53%로 급증하였으며, 이러한 투자의 중심에 BOE와 CSOT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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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경우 설비증설을 통해 BOE는 전년비 30%, CSOT는 약 13%의 공급증가율을 나타날 전망이며, 2016년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2 참조).


한국수준의 생산능력의 성장 및 고해상 소형패널로 경쟁 확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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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중국의 투자비중이 세계전체의 89%에 달해 중국의 LCD 투자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이 국내수요를 자국산 패널로 계속 조달할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디스플레이산업의 핵심 캐시카우인 LCD 패널에서는 중국의 지배력 강화가 불가피하다.

핵심라인인 LCD 8세대 기준으로, 중국에서는 2015년까지 8개 라인(한국기업 2개 포함)이 가동될 예정이어서 2017년부터는 중국의 8세대 생산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8세대 기준 2013년 4분기 한국과 중국의 생산능력은 60% 대 20%로 한국이 약 3배 크지만, 2016년말에는 42% 대 41%로 바뀌면서 2년내에 규모면에서 중국이 한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세계 생산능력에서의 중국비중은 2013년에 비해 2015년 8.7%p, 2017년 14.9%p 상승할 전망이어서 한국이나 대만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한국과의 생산능력 비중격차가 2013년 37.7%p로 절대열세였지만 2015년 23.3%p, 그리고 2017년에는 12.9%p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적극적인 생산능력 확대전략은 우리나라의 안정적 중국시장 확보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기업들은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이는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수익성 제고와 시장지배력 유지에 주력하는 우리나라 입장과는 정면배치된다.

공급과잉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그 피해는 중국보다 우리나라 기업이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한·중간 경쟁에서의 새로운 주요이슈는 대형 LCD에 이어 부가가치가 높은 고해상도 소형패널(LTPS, Oxide)에서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중국산 패널 채용비중은 2013년 2분기 77%를 정점으로 급격하게 하락세로 돌아서 금년 1분기에는 38%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이다.

이것은 중국 패널업체들이 고해상도 패널 생산시설이 거의 없어서 최근 높아지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스팩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업체들은 하이엔드 LTPS, Oxide 패널에 대한 투자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므로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라인투자는 대형보다 고해상도 중소형 패널 투자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스마트폰용 LTPS 패널의 점유율이 선두권인 한국(48%)과 일본(42%)과의 경쟁도 점차 확산될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기업 중에서는 CSOT, BOE, Truly 등이 고해상도 패널 투자에 나섰거나 계획 중이다.


우리 중소기업의 對중국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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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우리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의 신설투자가 점점 축소되는 경향이라는 점에서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투자확대는 의미있는 돌파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은 디스플레이장비 제조기술이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일정규모의 장비수주가 불가피하다.

중국은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약 60억달러의 장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기업들은 국내 대체시장으로서 중국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장비는 패널제조의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양산장비 납품이력을 조속히 확보함으로써 좀더 안정적으로 공급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처리장비, 글래스운반장비, 식각장비 등 다양한 장비수요 증대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다.

기술력을 갖춘 관련부품 및 소재에 대한 수요도 상당기간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단기간내 대량생산체제 구축을 추구함에 따라 상당기간 부품·소재 수입수요가 대량으로 발생할 전망이지만, 중국의 주요부품 자급률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그동안 패널의 경쟁력강화 과정에서 부품 및 소재의 기술력도 크게 향상된 점을 활용하여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조달받았던 공급사슬 구조를 이제는 한·중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중국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민·관 공동대응이 긴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중소기업들도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부품·소재, 장비에 대한 선제적인 기술개발역량을 적극 강화해야 한다.
 
패널 대기업에 편승한 반사이익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우며,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고객기반을 확장하고 디스플레이산업의 세계시장 지배력 강화를 주도하는 단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