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02 - 중국 네트워크장비산업 분석과 국내기업의 글로벌 진출전략
중국 ICT산업이 양적규모뿐 아니라 질적전환을 시작하면서 과거 한국보다 수년 이상 뒤처져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던 중국의 기술수준은 빠르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ICT장비도 예외는 아니다.
광대역통신망은 한국이 중국보다 0.5년 앞
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나 가격경쟁력과 상용화 라인업 구축에서는 중국보다 뒤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중국의 기술추격에 대응하면서 국내 ICT장비업체들의 성공적인 중국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ICT장비산업 현황과 전망
1. ICT장비산업 현황
네트워크장비, 방송장비, 컴퓨팅장비로 분류되는 ICT장비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2년 3,089억달러 규모에서 2017년까지 연평균 4.13% 증가하여 3,782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Gartner).
세계 ICT장비산업은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이 브랜드 파워,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
네트워크장비산업의 2013년 기준 세계시장 규모는 약 1,166억달러, 성장률은 2012~2017년 CAGR 4.4% 수준이다.
수요처별로는 통신사업자 67%, 기업 33%이며, 통신사업자용장비 비중은 이동통신 35%, 교환 15%, 전송 11%, 유선액세스 6%이다.
네트워크 장비제조사별 2012년 세계시장 점유율은 Cisco 22.8%, Ericsson 13.4%, Huawai 13.3%, ALU 8.6%, NSN 6.1%, ZTE 5.6% 이며(Gartner), 주요장비별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은 표 2와 같다.
국내 네트워크장비산업에 대한 제조사 동향으로, 이동통신장비 산업은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그 외의 네트워크 장비산업인 교환, 전송, 유선액세스 장비에서는 대기업이 철수하고 중소·중견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장비에서는 대용량 교환 및 전송장비는 글로벌 외산업체가 장악하고 있고 국내업체는 중소형 교환, 중소형 전송, 유선 액세스, 무선랜장비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망장비에서는 스위치, 라우터 시장에서 글로벌 외산업체 우세하에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형세이다.
2. 네트워크장비산업의 특징과 기술현황
네트워크장비산업은 시스템인프라산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요구되고, 기술수명주기가 빠르며, 진입장벽이 높다.
장비간 상호 운용성이 중요하고, 시스템 설계역량 및 라인업 구축이 경쟁력의 핵심요소이다.
장비의 국내수요 전망으로는, 트래픽 폭증에 대응한 무선접속 인프라(LTE, Femtocell, WiFi)의 투자에 따라 이를 연결하기 위한 광대역 유선인프라 장비에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클라우드서비스 확대에 따른 스위치 및 전송분야의 장비수요가 발생한다.
또한 기가급 광가입자망 및 테라급 유무선통합 백홀망, 패킷광전송망장비 수요가 기가인터넷 사업(2017년까지 전국 90% 적용, 2조 520억원 투자), 차세대 5G망 구축(2020년까지 1,000배 빠른 서비스) 등 정책사업과 함께 발생할 전망이다.
네트워크장비산업 기술수요로는 이동통신망에서 밀리미터파 무선기술, 유무선 구분이 없는 융합네트워킹(Access Agnostic, BYOD) 기술, 스위치에서 데이터 부하와 속성에 따라 트래픽 전달방식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는 SDN(Software Defined Network)과 표준플랫폼에서 기능개발이 자유로운 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기술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네트워크장비 기술력은 이동통신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인 미국과 약 1.1년 격차, BcN분야에서는 약 1.6년 격차로 분석된다.
이동통신 액세스시스템의 경우 원천기술력 측면에서는 유럽은 기술우위 유지, 미국은 약화, 한국 및 중국은 부상하는 특징을 보이며, WiMAX 및 LTE 표준 및 특허를 다수확보한 한국기술력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표 3 참조).
중국 네트워크장비산업의 현황과 분석
1. 중국 ICT장비산업 현황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재료비에 기반하여 세계공장의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기술력 제고, 내수시장 확대, 정부의 산업구조 고도화정책 등에 힘입어 ICT산업의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2012년 중국의 10대 수출품목 중 컴퓨터(8.0%), 통신장비(7.5%), 반도체 등 집적회로(2.6%), 액정 디스플레이(1.9%)가 상위 1~4위를 차지하고 있다(KOTIS).
중국정부는 지난 2013년 1월 “중점업종기업 합병·구조조정 가속화에 관한 지도의견”을 제출하고, 자동차, 철강, ICT 등 9개 업종을 중심으로 실시할 것을 표명하며 ICT 부문에서 2015년까지 매출액 1,000억위안(한화 약 18조원) 이상의 대형기업을 5~8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 매출액 1,000억위안 이상의 ICT기업은 화웨이와 레노보 2개이며, 화웨이, ZTE, 레노보 3개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편이 예상된다.
2. 중국 네트워크장비산업의 대표기업 분석: 화웨이
1987년 설립된 화웨이가 불과 27년만에 세계 1위 통신기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전년대비 19% 성장하여 매출 350억달러를 달성한 화웨이의 성장원동력은 ‘과감한 R&D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등 두가지이다.
화웨이는 전직원 15만명 중 R&D인력이 7만명이다.
또한 매년 매출액의 12% 이상을 기술투자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과거 통신인프라가 낙후된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저개발 통신시장을 공략하더니, 2000년대 중반 유럽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였고, 2013년에는 통신강국인 우리나라 LTE장비 시장에도 본격진출하였다.
3. 네트워크장비산업 한·중 비교
중국 ICT산업이 양적규모뿐 아니라 질적전환을 시작하면서, 과거 한국보다 수년 이상 뒤처져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던 중국의 기술수준은 빠르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한·중간 ICT부문 기술격차는 2008년 3.3년에서 2010년 2.5년으로 줄어들었으며, 차세대 이동통신, 광대역 등 한국이 우위를 점했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중국의 R&D투자가 늘어나고 특허출원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대용량 스위치장비에서는 중국이 한국의 기술력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광대역 통합망(BcN) 전반에서 한국은 중국보다 0.5년 앞서 있으나(통합 산업기술수준조사 결과보고서, KEIT, 2012), 가격경쟁력과 상용화 라인업 구축에서는 중국보다 뒤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기술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기술력 강화전략이 매우 필요하다.
국내기업의 중국 네트워크장비산업 진출전략
1. 이동통신장비업체 중국진출전략
2013년 12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에 TD-LTE 라이센스를 발급했고, LTE-FDD 라이센스는 2014년 하반기 이후 발급할 전망이다.
중국이 4G기술로 TD-LTE를 우선 도입한 것은 국내 이동통신장비업체에게는 중국진출의 기회이다.
국내 이동통신장비업체인 삼성전자는 2006년 TDD 기술인 WiBro(Mobile WiMAX)를 세계최초로 개발하였고 국내사업자를 통한 전국망 구축경험을 갖추었다.
삼성전자는 TDD 기술의 선도적 위치를 활용해, 중국 TD-LTE시장 진출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기회가 있었으나, 가격경쟁력 열세와 중국내 2G/3G 공급기반이 있는 글로벌기업의 공세에 밀려 중국진출에 좌절된 상황이다.
그렇지만, 국내 이동통신 모듈/부품업체 중 TD-LTE 관련 TDD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무선전문업체는 중국진출한 글로벌 업체에 대한 RRH 협력사로 진출이 가능하다.
중국 알카텔상하이벨社에 국내 에이스테크놀로지社는 2013년 말까지 TD-LTE RRH 약 441억원 규모를 공급계약하였고, 케이엠더블유는 필터 등 무선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과거 CDMA와 Mobile WiMAX에서 이동통신기술의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던 우리나라는 차세대(5G) 이동통신에서의 기술선점을 통한 글로벌시장 공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5G 모바일 서비스의 비전 및 중장기 기술전략을 수립하고 표준화 추진하는 산·학·연·관 소통의 장인 5G포럼02을 창립하여 활동 중이다.
2. 네트워크(스위치, 전송, 액세스) 장비업체의 중국진출 전략
국내 네트워크(스위치, 전송, 액세스)장비산업에서 대기업이 철수하였고, 토종 중소·중견업체들 중심으로 글로벌 외산 네트워크장비업체와 경쟁 중인 형세이다.
국내 장비업계는 글로벌 외산장비 대비 브랜드파워, 마케팅, R&D투자의 어려움으로 액세스(EPON/GPON) 제품 이외의 분야(특히, 대용량스위치)에서는 국내의 공공과 민수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이런 악조건하에서도 All-IP시대에 각 계층별 보안네트워크 장비/솔루션을 만드는 업체들은 외산에 견줄 수 있는 성능과 기능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차별화된 기능과 경쟁력을 갖춘 국산 보안네트워크 장비/솔루션의 경우 해외시장 공략 및 중국진출 가능성이 높다.
3. 네트워크장비산업 글로벌경쟁력 강화전략
국내 네트워크장비산업이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품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분야별 기술과 제품의 비교우위를 도출하고, 이 중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전략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부 R&D투자 및 전략제품 육성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네트워크장비 중 스위치장비 및 전송장비에서는 국내 토종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업체(Cisco, 하웨이, ALU, Juniper, HP 등)와의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기에 더욱 절실하다.
네트워크장비 경쟁력강화를 위한 정부 R&D과제로 “WIE(World-Class ICT Equipment) 프로젝트”가 있다.
WIE는 국내 기술력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선도가능성이 높거나, 지속적인 수출가능성이 있는 품목, 수입대체 효과가 큰 장비를 명품장비로 집중 발굴·개발하는 정부 기획과제이다.03
“네트워크산업 상생발전 실천방안”(12개 세부 추진계획 수립 및 민·관 MOU 체결(2014.3))은 네트워크장비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해 정부 및 대·중소기업이 함께하는 실천방안으로 상생협력을 통한 국산화율 제고 및 부품·장비·서비스·단말산업의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네트워크산업 상생발전 실천방안”에서 해외진출 확대방안으로는 국산장비간 통합·연동을 통한 제품라인업 확보, 상호호환성 보증 공동브랜드 도입, 선단형 수출지원 체계 구축이 있다.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위한 R&D전략 사업으로는, 패킷광전송통 합장비(POTN)를 2015년까지 상용화를 추진하는 과제와 2014년까지 분산클라우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2017년까지 차세대 클라우드를 상용화하는 과제가 있다.
또한 미래기술 선점으로 글로벌시장을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SDN/NFV포럼을 창립(2014.10.1)하여 산·학·연 협력으로 표준화 추진, 서비스모델 발굴, PoC(Proof of Concept)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맺음말
국내기업의 중국진출은 이동통신 시장과 네트워크(액스위치, 전송, 스위치) 시장으로 분리하여 접근할 수 있다.
TDD기술 기반의 대규모 TD-LTE 시장이 전개되는 중국 이동통신산업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글로벌기업의 파트너로서 국내의 앞선 TDD기술을 바탕으로 한 RRH, RF모듈/부품을 다량 공급할 기회가 있다.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는 중요성이 부각되는 보안스위치 분야의 특화된 솔루션에서 국내기업의 차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네트워크장비산업은 중국산업과의 비교에서 기술력에서의 근소한 우위를 점유하고 있으나,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가격경쟁력과 제품의 라인업 구축에서는 열위에 있다.
중국 화웨이社 성공사례의 요인인 과감한 R&D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서, 국내 중소·중견업체로서는 기초체력에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산업 상생발전 실천방안”과 같은 산업진흥정책이 민·관 협력을 통해 반드시 실천되어 그 성과가 국산제품 경쟁력강화와 해외진출 역량강화로 결실을 맺어야 하겠다.
아울러 중기계획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5G기술과, 차세대 스마트 네트워크 기술인 SDN/NFV 기술의 선점을 통해 원천기술력을 확보하고 미래 정보통신기반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육성하여야 한다.
01 유무선 네트워크장비 구분 및 주요 장비: ① 이동통신(기지국, RRH, 중계기, 스몰셀, Core망 장비), ② 교환(스위치, 라우터, VoIP용 G/W), ③ 전송(WDM, ROADM, MSPP, PTN/PoTN), ④ 유선액세스(xDSL, FTTH-xPON, WiFi-AP)
02 5G 포럼: 2013년 5월 창립, 2020년 상용화 일정으로 1,000배 빠른 5G 이동통신장비를 개발하여 글로벌 MS 20%, 국제표준특허 1위를 달성하는 목표
03 ICT장비산업 경쟁력 강화전략(미래부, 2013.8)의 추진계획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