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03 - 세계의 공장에서 혁신허브로 진화 중인 중국
잠에서 깬 중국의 대반격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小米)의 약진이 글로벌시장을 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동안 짝퉁으로 여겨졌던 중국산 브랜드가 어느새 중국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메이드인차이나(Made in China)로 전전했던 저임의 세계공장 중국의 반격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며, 앞으로 우리는 글로벌 격전지에서 넘어서지 않으면 안되는 괴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
2013년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된 ‘창조경제역량지수’를 보면, 한국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자본’의 경쟁력이 31개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정보통신기술에서 세계최고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GDP 대비 R&D지출, 기술 및 하이테크 무역수지비, 연구원 1인당 삼극특허수 등으로 구성된 ‘혁신자본’ 능력은 11위로 평가되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권국가 중 일본이 3위를 차지한 점에 비춰볼 때 아직은 혁신기술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만약 지수에서는 제외되고 있는 중국을 고려했다면 한-중-일 중 중국의 혁신능력이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일지 궁금해진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글로벌경제 강국으로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GDP 중 중국의 비중은 2013년 현재 12.4%로, EU를 제외하면 미국 22.7%에 이어 단일국가로는 세계 2위 수준으로 도약하였다.
수출에서도 동년 전세계 수출비중이 11.1%로 일찌감치 세계 1위에 등극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부상은 그동안 가공무역을 앞세운 세계공장으로서의 입지에서 혁신기술력을 갖춘 세계의 혁신시장으로 진화 중인 것을 의미한다.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대비 중국의 비중은 2010년 현재 34.2%를 나타내며 세계 2위 수준의 글로벌 제조업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 중 중고기술(Medium & High Technology)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약 41%로, 독일 57%, 일본 54%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총 제조업 수출대비 중고기술 제조업 수출비중도 2010년 약 61%로, 2000년 약 46%보다 크게 증가했으나 경제수준이 비슷한 일본 80%, 독일 72%에는 못미치고 있는 등 부가가치 창출능력은 여전히 낮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EU KLEM에서 제공하는 국제투입산출표(WIOD)를 통해 2000년~2011년 사이 중국 제조업 가치사슬(Value Chain) 변화를 그려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한-중-일 역내시장에서의 분업구조를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은 2011년 현재 역내에서 조달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각각 18.3%, 8.8%로 지난 11년간 확대된 반면,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부가가치 역내의존도가 2000년 7.4%에서 2011년 5.6%로 감소하는 등 역내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의존도보다 중국 자체부가가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01
다시 말해, 중국은 전기광학기기 등 고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소재·부품 의존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말하며, 이는 그만큼 중국 자체 기술경쟁력이 지난 10여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무섭게 진화하고 있는 중국의 기술경쟁력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과학인프라 경쟁력에서 한국과 중국은 2014년 현재 각각 6위, 7위를 차지하며 한국이 중국보다 한계단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7년 각각 20위, 28위로 8계단의 격차를 보였던 시기와 비교하면 지난 17년 동안 중국의 경쟁력은 무섭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으며, 향후 몇년내에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2013)02에 따르면, 한-중간 과학기술 경쟁력은 R&D/GDP 비중 등 상대적 지표와 R&D투자 규모, 특허 및 논문편수 등 절대적 지표로 구분해 비교할 수 있다.
우선 상대적 지표는 한-중간 경합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 GDP 대비 R&D투자 비중 등 상대적 투입 지표는 중국이 한국보다 열위에 있으나, 개선속도는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R&D비중은 2012년 현재 4.36%로 동년 중국 1.98%보다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1995년~2012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보면, 중국이 7.6%로 한국 3.8%보다 약 2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둘째, 연구원 1인당 특허출원건수, R&D투자 대비 하이테크산업 수출비중 등 중간활동 지표도 중국과의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구원 1인당 PCT 출원건수 및 논문편수 비중은 2011년 현재 한국이 각각 3.6%, 15.7%로 중국 1.2%, 12.6%보다 다소 높으나, 1995년~2011년까지 연평균 증가속도는 중국이 각각 29.6%, 10.6%로 한국 20.0%, 6.4%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R&D투자 대비 하이테크산업 수출비중도 2012년 현재 399%로 동년 한국 277%보다 약 1.4배 우위를 점하고 있다(그림 1 , 그림 2 참조).
절대적 지표는 중국이 한국보다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첫째, R&D투자 규모, 총연구원수 등 절대적 지표에서는 중국이 한국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선속도도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의 R&D투자 규모는 2012년 현재 1,631억달러로 같은 해 한국 492억달러보다 3배 이상 투자하고 있으며, 증가속도도 지난 17년 동안 연평균 24.1%씩 성장하며 한국 8.5%보다 약 3배가량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구원수도 중국은 2011년 현재 132만명으로 한국 29만명보다 4배 이상 수준일 뿐 아니라, 연평균 증가속도가 한-중 양국이 5~6%대의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연구인력 투입에서의 격차는 좁혀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3 , 그림 4 참조).
둘째, 특허출원건수 및 논문편수, 하이테크산업 수출 등에서도 중국은 한국보다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특허출원을 대표하는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출원건수에서 중국은 2010년 약 12,300건수로 한국 9,700건수를 추월한 후 2012년 현재 약 18,600건수에 이르고 있다.
또한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논문편수도 2011년 현재 약 16만 6,000편으로 같은 해 한국 45,000편보다 약 4배 많으며, 속도도 연평균 17.2%씩 증가하고 있어 한국 13.6% 성장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하이테크산업 수출규모도 2001년 643억달러로 동년 한국 483억달러를 추월한 후 2012년 현재 6,516억달러를 기록, 한국 1,363억달러의 약 3배 수준으로 한-중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1995년~2012년 동안 연평균 22.2%씩 성장하는 반면, 한국은 8.1%씩 성장하고 있어 향후 기술경쟁력에서 한국이 우위를 유지하는 시간이 보다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5 , 그림 6 참조).
더욱이, 최근 한국과 중국의 주요 핵심산업별 기술격차를 살펴보면 그 격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쟁양상도 치열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3년 발표된 ‘2012년 기술수준 평가 결과’에 따르면, 120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2010년 대비 2012년 한국은 기술적으로 중국보다 1.9년 앞서고 있으며, 우주항공기술 분야를 제외하고 9개 분야가 모두 중국보다 기술우위를 나타내고 있으나, 최다 3년내에 모든 분야에서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나노·소재, 에너지·자원, 의료 등 차세대 신성장동력 분야는 2년내에 양국간 기술격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술수준별 기술수 분포에서도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들과 비교해 한국과 중국은 여전히 추격그룹에 속하는 기술군이 각각 83개, 98개로 120개 전략기술 중 70% 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향후 한-중간 기술경쟁력은 치열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7 참조).
결과적으로 상대적 지표와 절대적 지표를 종합하면, 한국은 GDP 대비 R&D투자 비중, 연구원 1인당 특허건수 및 논문편수 등 상대적 지표에서는 중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R&D투자 규모, 총연구원수, PCT 출원건수, SCI급 논문편수, 하이테크산업 수출 등 절대적 지표는 중국이 한국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국이 중국보다 아직까지 우위에 있는 지표에서도 중국은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는 등 향후 양국간 과학기술 경쟁이 치열한 양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속 협력관계 모색
최근 IT, 바이오 등 차세대 핵심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과학기술경쟁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우리를 크게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을 통한 한-중간 코피티션(Coopetition) 시대의 기본틀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과학기술 분야의 질적 향상을 통해 양적 열세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R&D투자, 하이테크산업 수출, 연구인력 등 양적 성장과 경쟁하기보단 현재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질적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R&D투자 효율성과 과학기술 분야의 인적 자원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존 R&D지원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개발기술의 산업화 지원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글로벌 상품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는 등 국가전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해외에서 유학한 한국인 우수과학기술 인재의 국내회귀 및 활용방안을 촉진해야 하며,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외국인 인재 등용도 모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유망분야에 대한 한-중 협력모델을 창안하여 중국의 기술추격에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분야는 중국과도 중복되는 분야가 많으므로 우주, 해양 등 거대과학기술분야에 대해서는 한-중간 산업협력을 통해 새로운 프론티어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전략적인 기술협력관계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한-중 FTA를 통해 동북아의 새로운 산업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해 한-중 기술분업체제도 보다 개방적이고 실리있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중장기적인 산업업 그레이드 기반마련이 시급하다.
01 현대경제연구원(204), “한중일 분업구조, 한국의 몫이 줄어들고 있다!”, 경제주평 참조.
02 현대경제연구원(2013.2), “한중 과학기술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경제주평 자료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