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특별기획 01 - 중국 IT산업의 현주소 ①

중국 로컬 스마트폰 및 TV 제조업체의 성장과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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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SERI는 ‘중국 IT산업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IT산업이 중국경제를 견인하고 있으며, 정보통신과 같은 첨단산업에서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급성장하는 중국 IT시장을 기반으로 ‘투자가 투자를 부르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최근 중국 IT기업들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의지를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TV와 스마트폰의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IT기업들이 소니와 파나소닉으로 대표되는 일본 가전업체를 누르고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재 우리는 중국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중국 IT기업들의 성장과 전망을 통해 한국기업에 어떠한 기회와 위협이 있는지 분석해 보기로 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강자자리를 넘보는 중국 로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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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와 노키아, 지멘스 등을 제치고 로컬기업이 역전승을 거둔 성공스토리를 처음 만들어낸 것은 바로 우리나라 휴대폰업체들이었다.

2014년 현재 이동통신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로컬기업들이 자국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어 과거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이었던 한국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의 2014년 스마트폰 출하는 전년대비 26.4% 성장한 4.1억대를 기록, 전체 스마트폰 시장성장률은 5.2%p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과 맞물려 중국시장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7%에서 2013년 32.4%까지 높아졌으며, 2014년에는 33.8%로 상승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4년 2분기에는 화웨이·레노버·샤오미·쿨패드·ZTE, TCL-Alcatel 등 6개 업체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기준 상위 10대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대초부터 외국기업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의뢰받아 휴대폰을 생산하면서 쌓은 제조기술력, 기업들의 적극적인 R&D인력 유치와 M&A를 통한 기술Sourcing,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제조업체간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 등이 중국 내수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중 샤오미가 주목받고 있다. 샤오미는 2014년 2분기 전년대비 268% 증가한 1,5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점유율 5.1%를 기록, 4.9%를 기록한 LG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상위 Top 5에 진입하였다.

2012년 570만대였던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이 2013년 1,870만대(228%↑), 2014년 상반기엔 2,610만대(328%↑)로 가파른 성장을 시현하였다.

IT시장 조사업체인 Canalys는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고도 보도
(2014.8.5)하였다.

사업초창기만 해도 샤오미는 짝퉁 애플이란 이미지가 강했으나 세련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특정소비자군을 겨냥한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에서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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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부상은 중국업체의 위상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그림 2 참조).

한편, 시장조사기관 Gartner는 중국의 LTE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대비 277% 성장한 9,700만대를 기록, 미국(7,490만대, 33.7%↑)을 제치고 세계최대 시장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2013년말 TD-LTE 상용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 4G시장이 본격성장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에는 250종이 넘는 LTE 스마트폰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ASP)은 1,000위안(약 16만 6,000원) 정도이다.

현재 차이나모바일은 시분할방식인 TD-LTE를 채택·서비스하고 있으며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은 3G와 연속성이 뛰어난 주파수분할 방식인 LTE FDD를 중심으로 TDLTE도 병행하고 있다.

2014년 2분기 LTE 세계시장은 삼성전자(32.2%·애플(31.9%)의 양강구도인 반면, 중국시장은 쿨패드(18%, 1위)·레노버(11%, 4위)·화웨이(8%, 5위) 등 중국 로컬업체가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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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삼성전자(17%)와 애플(16%)도 중국에서는 합계점유율이 약 33%에 불과하다( 그림 3 참조).

자국 LTE시장 성장과 맞물려 중국정부는 이통사에 3년 이내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 20% 감축을 전격지시했다. 이는 4G폰 후발주자인 자국업체를 간접지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3대 통신사들은 매년 200억위안의 보조금을 삼성과 애플에 지급해 왔으나, 최근의 보조금 삭감정책으로 당장 삼성의 갤럭시노트4와 애플의 아이폰6 등 전략폰 판매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샤오미·레노버 등 중·저가폰을 제조하는 로컬업체는 반사이익을 향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중국업체들은 자국의 4G 서비스에 맞춰 고사양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생산 및 유통망 구축을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다양한 스펙의 제품출시를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함으로써 해외진출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릴 것이다.

2014년 2분기 우리업체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30.1%로 전년 동기 37.8% 대비 7.7%p 급락하였다. 이는 중국기업들의 공세가 반영된 결과이다.

노키아, 모토롤라 등이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몰락했다는 사실을 국내업체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국산 TV 저가에서 프리미엄 경쟁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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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연휴 기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4’(9.5~9.10)가 열렸다.

과거 명성의 재현을 노리는 일본의 소니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제품과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면서 세계 IT시장의 큰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받은 가운데, 중국 가전업체인 TCL과 하이센스는 차세대TV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점 TV와 세계최대 크기인 110인치 곡면 UHD TV를 전시하였다.
 
그동안 싼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던 중국 가전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한국기업들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TV제조업체의 성장배경에는 중국이 북미시장을 제치고 세계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였고, 중국정부의 가전하향(家电下乡)이나 이구환신(以旧換新), 혜민공정(惠民工程)과 같은 보조금정책이 기여를 하였다.

중국 내수시장은 2011년에 북미시장을 제치고 세계최대 시장으로 자리잡은 이후 그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고, 이같은 내수시장을 배경으로 중국 제조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 역시 빠르게 우상향하고 있는데, 중국 6대 TV 제조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0년 14.5%에서 2013년 23.9%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TV업계의 최대이슈인 UHD TV 시장에서도 중국은 압도적인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2014년 2분기 들어 다른 지역에 UHD TV가 서서히 보급되며 중국시장의 위상이 다소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도 여전히 세계 UHD TV 판매량의 61% 이상이 중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디스플레이서치).

업체별로 보아도 스카이워스(11.4%), 하이센스(9.2%), TCL(9.1%) 등 중국업체가 세계시장 점유율 2~4위를 차지했으며 창홍(8.3%), 콩카(5.0%)도 나란히 10위권에 포진하였다.
 
2014년 2분기 들어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이 44.2%로 크게 위축되었으나 1분기까지만 해도 6분기 연속 70% 이상을 차지하였다(출하량 기준, 디스플레이서치).

이렇게 중국 TV제조사들이 세계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탄탄한 내수시장과 저렴한 가격 및 정부의 보조금정책01 등으로 분석되며, 업체들은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인재영입을 단행하며 기술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하이센스는 2014년에만 전체매출의 8%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대만으로부터 UHD 패널을 공급받아 자국에 UHD TV를 저렴하게 공급하며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점도 초기 시장주도권을 선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참고로 TCL, 하이센스, 창홍 등 중국 TV제조사들은 39인치 등 기존에 없던 크기의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다양한 크기대의 UHD TV를 같은 크기의 한국·일본 제품에 비해 1/3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2013년 5월말로 모두 종료되면서 최근 중국시장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다만 성장둔화의 폭은 크지 않으며 따라서 큰 틀에서 앞으로도 세계 TV시장내 중국의 위상은 흔들림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문제는 자국시장의 성장둔화를 배경으로 중국업체들의 세계시장 진출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국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배경으로 축적된 기술과 낮은가격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경우 국내기업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중국기업들의 세계시장내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기업들의 부상에 대응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01 2011년말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2013년 1월말 가전하향(家电下乡) 정책 그리고 2013년 5월말 혜민공정(惠民工程) 정책이 각각 종료되어 현재 중국의 TV분야 보조금정책은 모두 종료된 상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