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혁신의 열쇠 - 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의 열쇠는 우리 사회 및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혁신의 키워드와 마인드에 대해 조망하는 칼럼입니다.
 

혁신1.png

혁신2.png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의 여러 현상을 보면 그야말로 이런 전성기가 다시 올 수 있을까 할 정도이다.

한류 프로그램은 전세계 어느 호텔의 TV에서도 다 볼 수 있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아이폰을 추월했으며, 한국 대학들의 세계랭킹은 일부학과가 세계 17위까지 올랐다.
 
솔직히 이것이 현실인가 의심될 정도로 너무 좋다보니 불안한 마음도 그만큼 커진다.

벌써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중국의 후발업체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의 막연한 불안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을 갖게 한다.

이제는 남이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빨리 쫓아가서 더 값싸게 만들어 실리를 챙기는 2등 전략, 즉 Fast Follower의 전략으로는 더이상 우리의 위치를 고수할 수 없다.

이제는 우리가 잘하는 분야를 택해 그 분야에서 First Mover의 위치를 획득하여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산업을 이끌어온 주체들의 마인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기술개발인력을 양성해 온 대학, 신기술 개발을 견인하는 정부출연연구소,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종제공자인 기업경영자 그리고 기업의 구성원 모두가 변해야 한다.

우선 대학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제공하여야 한다. 우리 대학의 교과목을 살펴보면 필자가 40년전에 배웠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학과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용을 살펴보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이 학과간의 벽이 높고 또 학과의 소멸과 생성이 불가능한 체제에서는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그 시대가 대학에 요구하는 학문수요는 달라져도 유독 우리나라 대학은 변화를 거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일부 사립대학에서 개혁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현상이다.
 
대학의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어 사회변화에 맞춰 쉽게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

자유전공학부나 융합기술대학원과 같이 대학의 주기능인 교육과 연구에서 기존의 시스템을 따르지 않는 유연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여 그 시대에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들에게 Self-Learning 기능을 갖도록 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학들이 아무리 빨리 변화해도 학생들이 졸업 후에 필요할 지식이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다 가르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똑똑하기는 하지만 질문을 잘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기보다는 주어진 내용을 빨리 그리고 많이 암기하도록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지식정보화시대에는 널려있는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대학졸업 후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이 학교로 돌아와 필요한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시스템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출연연구소도 우리 산업체가 First Mover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연구결과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외국에서 유행하는 연구주제로 정부예산을 받아 외국에서 이미 발표된 것과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다른 나라나 다른 연구주체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연구과제를 계속 찾아 연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각 정부출연연구소는 각자의 장점 및 특성에 맞는 Flagship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할 것이다.

또 신진 연구인력의 유입이 어려운 구조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의 풍부한 신진인력, 즉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체의 경영자는 그 구성원이 창의적인 발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업풍토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이상 상급자가 퇴근할 때까지 빈둥거리면서라도 시간을 때워야 하는 기업문화는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Fast Follower로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자세였다고 여겨질 수는 있겠으나, First Mover로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이다.

빈둥거리는 시간을 자기발전에 활용하여 개인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 조직에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기업 풍토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유치할 수도 없고 붙잡아 둘 수도 없을 것이다.

회사내에 First Mover가 많아지려면 경영자나 상급자의 간섭이나 지시없이 자기주도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 할 수 있는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해 주어야 한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주도권과 자율성의 결과로 나오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자 자신이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 First Mover가 되어 다른 기업들이 가지 않는 미지의 시장,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와 상품을 개척하려는 도전정신,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기업가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체의 구성원도 새로운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Fast Follower에게는 매사에 순종하는 자세가 중요했겠지만 First Mover에게는 주인의식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앞으로 기업에서 대부분의 단순업무는 자동화되고 주어진 업무나 정해진 업무를 꼼꼼히 잘하는 능력은 크게 필요치 않게 된다.

이제는 시키지 않은 일, 새로운 일을 만들고 찾아서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수동적인 근무자세에서 벗어나 근무강도를 높여 근무시간에는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자는 일하는 시간은 많으나 그 강도는 상당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집중력없이는 남 흉내를 낼 수 있을지언정 새로운 창조는 있을 수 없다.

First Mover는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하여 성취하고자 할 때 난관을 이기고 한계를 넘어 새로운 혁신을 이루게 된다.
 
어떤 분야이든 변화를 이끈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 분야와 그 문제에 완전히 몰입하여 집중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든지 기업체의 각 구성원들이 각자의 업무에 집중해서 주도적으로 일한다면 그 기업과 개인은 First Mover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연구소, 기업 등의 조직뿐 아니라 조직구성원 모두가 변해야 산다.
 
우리 스스로가 First Mover로 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하고 만다. 우리 모두가 변해서 Apple, Google, Facebook 같은 회사들이 우리나라에도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