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혁신의 아이콘 - 트위터 창시자 에반 윌리엄스 &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

혁신의 아이콘은 기술혁신과 기업경영에 성공한 글로벌한 인물들의 성공비하인드 스토리를 분석하는 칼럼입니다.

글_ 박은몽 소설가

혁신은 철학이 아니라 욕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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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창작을 산고(産苦)에 비유하기도 한다. 혁신도 창작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해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세상을 바꾼 혁신은 거창한 철학이나 천지창조와 같은 프로젝트에서 비롯되기보다는 작은 발견에서 비롯되었다.
 
현대인의 삶을 바꾼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점점 빨리 변해간다. 속도에 가속이 붙고 아차하는 순간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기 쉽다. 남들이 다 아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면 자칫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물로 전락하게 된다.
 
수년 동안 가장 큰 변화를 들자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라는 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물결이 거기에 한 몫을 했다.
 
이미 우리는 거대한 SNS 시대의 한복판에 있고 싫든좋든 그 영향을 받고 산다. 트위터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소셜미디어로 그 존재감을 이미 검증받았다.
 
마이클잭슨의 사망소식을 제일 먼저 전한 것도, 이란에서 시작한 중동의 시민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도 트위터였다. 페이스북 역시 전세계에서 중국이나 인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제국이 되었다.
 
이처럼 세상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버린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변화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필요한 변화 VS 유용한 변화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Even Williams)는 농부의 아들이었다. 농사일을 도와야 했지만 사실 농사보다는 집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색형 소년이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1년 남짓 다니다 자퇴해 버렸다. 그 후 외지를 떠돌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왠지 앞으로 중요해질 것 같아서 몹시 끌렸다.”고 그는 당시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그는 고정수입 없이 도전과 실패를 계속해야 했다.
 
2003년 개발한 블로그가 구글에 매각되어 첫번째 기회를 맞았지만 구글에서 독립하여 새로 창업한 벤처기업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동료들과 모여 회사의 미래에 대해 의논했다. 그때 한가지 아이디어가 잭 돌시의 입에서 나왔다.

“사람들이 서로 어디서 뭘하고 있는지 짧은 문자메시지로 주고받는 웹서비스 어때?”

에반 윌리엄스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도전했다. 잭 돌시, 비즈 스톤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에반 윌리엄스는 트위터 프로젝트에 돌입하여 2006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트위터가 재미있기는 한데, 전혀 유용하지 않고 쓸 데가 없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에반 윌리엄스는 “아이스크림도 유용하지는 않다.”고 응수했다. 유용한 것과 필요한 것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웰빙식품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에반 윌리엄스의 예상대로 트위터는 사용자들의 기본적인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켜주면서 순식간에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작은 아이디어, “사람들은 서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수시로 궁금해 한다.”는 발견이 에반 윌리엄스를 위기에서 건지고 세계를 새로운 혁신의 패러다임으로 이끌었다.
 
그의 말처럼 “성공하는 아이디어란 다 지나고 보면 명백한 것이다. 뻔하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게 중요”한 것이다.


모방과 창조의 경계

농부의 아들이었던 에반 윌리엄스와 달리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명문가의 엄친아였다. 아버지는 치과의사였고 어머니는 정신과의사였다.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것을 발견한 아버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고용해 아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다. 보통의 가정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교육수혜였다.

주커버그 자신도 영특하여 하버드대학에 진학했다. 페이스북이라는 혁신의 아이디어는 비상한 두뇌를 가진 그가 수재들이 모인 하버드 대학에 재학중이던 시절에 나왔다.
 
어쩌면 그의 유전자와 어려서부터의 교육환경 속에서 길러진 영향이 발현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그가 페이스북을 고안하게 된 과정은 영화 < 소셜 네트워크 >에도 상세하게 그려진 바 있지만 지극히 우연한 기회였다.
 
하버드 재학 중인 선남선녀들의 네트워크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받는 데서 착안하게 된 것이다. 전적으로 자신의 창작 아이디어라기보다는 실제로 존재하는 아이템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였다.
 
그는 장난삼아 페이스 매시(Face Mash)라는 인터넷 사이트로 학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창 혈기왕성한 대학생이던 그가 고안한 것은 여학생들의 사진을 올려놓고 어느 여성이 더 매력적인지 사이버상에서 투표를 하는 식의 조금은 엉뚱한 방식의 서비스였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페이스북의 단초가 되었다.
 
페이스북은 소통의 욕구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제 페이스북은 전세계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동시에 사이버세계와 현실세계의 구분마저 없애버렸다.

궁하면 통하고 필요하면 만들어내게 된다.
 
에반 윌리엄스는 “인터넷은 종종 새로운 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착각하고 다음 시대의 거대한 이념같은 것을 꿈꾸면 문제가 발생한다. 10억달러 가치의 인터넷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포착하라. 지금까지 줄곧 지속되어 왔던 욕구 말이다. 욕구를 확인한 후에 현재의 기술을 이용해서 쉽게 연결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혁신은 거대한 철학이나 이념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욕구, 과거의 것을 새로운 각도로 다
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나온다.


"10억달러 가치의 인터넷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포착하라. 지금까지 줄곧 지속되어 왔던 욕구 말이다. 욕구를 확인한 후에 현재의 기술을 이용해서 쉽게 연결시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