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05 -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Triple Helix 재조명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에 대한 직 · 간접적 지원이 중소기업의 R&D저변을 확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은 지난 10여년간 정체되어 있고, 기술개발 성공률이나 제품화 성공률은 하락하는 추세이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 노력이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제고로 이어지지 못하는 다양한 원인 중 산학관 협력의 실태를 재조명해보고 몇가지 개선사항을 제시해 본다.
우선, 연구개발 주체별로 협력대상군의 타겟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협력R&D과제에 대한 기획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셋째, 산학간 인력유동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통하여 창조경제 시대 중소기업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신시장 창출의 기회를 열어가길 기대한다.
서론
이제 곧 3만 기업연구소 시대가 열린다.
과학기술분야 또는 지식기반서비스분야의 연구개발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일정요건을 갖춘 기업연구소를 신고하도록 한 첫 해인 1981년 53개가 등록된 이후 급속히 증가하여 2014년 2월 기준으로 29,482개 기업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기업연구소가 증가한 데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크다.
중소기업 부설연구소는 신고 첫해는 전무였지만 1990년 545개, 2000년 6,307개, 2010년 20,659개로 빠르게 성장하여 2014년 2월 기준으로 27,894개, 전체 기업연구소의 94.6%를 차지하고 있다.
신고된 기업연구소에 조세·자금·인력 등의 지원과 더불어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R&D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01년 KOSBIR01 지원실적이 5,478억에서 꾸준히 증가하여 2013년 17,282억을 지원하였다( 그림 1 참조).
(01 R&D예산 규모가 300억 이상인 정부 및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소관 R&D예산의 일정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그 대상기관이 현재 정부부처 13개, 공공기관 6개임)
중소기업청 기술개발 지원 예산도 2001년 1,311억원에서 2013년 8,107억원으로 6배가 넘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R&D저변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5인 이상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기술개발을 하는 기업의 비중은 1994년 8.2%(6,334개)에서 2000년 12.0%(10,748개), 2005년 20.8%(22,449개), 2011년 28.1%(31,642개)로 증가하였다( 그림 2 참조).
그러나,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즉 기술수준, 기술개발 성공률, 제품화(상품화) 성공률은 정체되었거나 하락하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수준은 지난 10여년간 73~77% 사이에서 정체되어 있으며, 기술개발 성공률이나 제품화(상품화) 성공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림 3 참조).
투입노력이 결과(산출)에 반영되지 못하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산·학·관 협력관점에서 원인을 찾고자 한다.
왜냐하면 기술이나 산업의 변화속도가 빠르고, 산업의 융복합화 추세와 기술의 복잡성이 확대되는 지금의 시점에서 단일기업 홀로 모든 것을 하기는 어렵고, 정부 역시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황과 문제점
보다 강한 Triple Helix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방법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체(단독)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림 4참조).
2007년 조사에서 46.3%까지 확대되었던 공동개발 및 기술도입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여 2013년 16.2%를 나타냈다. 또한 기술개발 파트너에 대한 만족도도 60~70점대 사이에 정체되어 있다.
그림 5 의 오른쪽은 2013년 조사에서 공동개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에게 파트너와 만족도를 조사한 것이다.
대학이 49.4%로 가장 공동개발을 많이 하는 파트너로 조사되었으나 만족도는 67.6%로 다른 협력파트너와의 만족도와 비교해 볼 때 낮은 편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사회적 문제를 갖고 있는데, 기업연구소가 증가하였다 하나 개발인력 충원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그림 6 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업당 연구전담요원의 수는 대기업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는 반면, 중소기업은 감소하고 있다.02
(02 중소기업 기업연구소의 급격한 증가는 신고요건의 완화라는 측면이 있음)
과제
혁신역량, 인적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협력, 나아가 Triple Helix 모형 관점에서 다음의 3가지 과제를 제안해 본다.
첫째, 연구개발주체별로 협력기업군에 대한 명확한 타겟팅이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TNO03를 방문했을 때 65만개의 네덜란드 중소기업을 혁신의 정도에 따라 4개의 유형, 즉 Front Runners, Developers, Combiners, Rest로 구분하고 TNO는 이 가운데 Front Runners에 해당하는 중소기업(1.5만개) 중에서도 약 7천개를 타겟팅한다는 전략을 들었다.
(03 TNO(응용과학연구기구)는 제조업으로의 산업구조 변화를 위한 응용연구 진흥을 목적으로 1932년 설립된 네덜란드 종합연구기관으로서 2009년 기준 예산 576억 유로, 인력 4,337명이며, 현재는 산업 및 사회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사람과 지식의 연결을 통한 창조적 혁신을 기관의 임무로 하고 있음)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 하는 대학 및 연구기관이 2천개에 이르는데, 타겟그룹(규모별, 산업별, 혁신수준별, 지역별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략이나 각 조직단위별 전략은 부재하다.
각 연구개발주체는 해당 기술수준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명확한 타겟팅을 하고, 정부는 이를 종합조정하고 모니터링하여 중소기업이 빠르고 정확하게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협력R&D 과제에 대한 기획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술개발 성공률이나 제품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사전기획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특히 협력R&D사업은 2개 이상의 연구주체가 협력을 해야 하는 과제이므로 보다 철저한 사전기획이 필요하다.
그림 7 은 독일 FhG의 연구방향 설정 및 과제선정 프로세스를 보여주고 있다.
미래시장 관점에서 FhG가 해야 하는 연구방향을 설정하고(1단계, 12개 분야),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 170개 가운데서 12개를 설정(2단계, Frontline-Theme 선정), FhG내 연구자의 역량과 선호를 고려하여 마지막 3단계 5개 과제를 선정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R&D기획 기능을 강화하여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적 배분 및 과제성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셋째, 산학간 인력유동성이 높아져야 한다.
대만 ITRI04는 기업이 생각하는 아이템에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하는데,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기업과 연계되는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아이템을 개발 후에 기업으로 이전하는 시스템(오픈랩 등)이 잘 운영되고 있다.
(04 대만의 ITRI는 국가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1973년 설립된 경제부 산하 종합연구기관으로 예산 560M USD, 인력 6천명 규모임)
뿐만 아니라 본인이 기술개발한 과제로 창업을 하고, 또한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다시 연구소로 복귀하여 다시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교원·연구원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휴겸직 제도 등이 많이 보완되었지만 산학협력 연구를 함에 있어서도 장소나 시간의 제약없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연구할 수 있는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 표 1 참조).
맺으며
미래 국가의 경쟁력은 새로 등장하는 유망 연구분야와 신기술의개발 및 활용을 통해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촉각을 다투는 경쟁 속에서 국가적 혁신을 향한 산·학·연의 빠른 정보교환에서 비롯하는 시너지없이 대학, 기업, 정부 각각의 노력만으로는 첨단 선진국으로의 혁신적인 도약이 어렵다.
현대적 모습의 산·학·관 협력이 나타난 1990년대부터 최근 박근혜 정부까지 산·학·관 협력의 패러다임은 표 1 과 같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형 산학협력’에서는 창조성을 견인할 Triple Helix 모델을 통해 신산업·신시장 창출을 위한 역량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고용가능성(Emplorability)을 높이는 창조경제형 Triple Helix 모델을 통하여 지식산업, 기술이전·사업화, 창업이 활성화되어 새로운 ‘업’(Job)과 ‘기업가’(Entrepreneur), ‘신기술’(Technology·Product)이 넘쳐나는 생태계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