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TREND - 창조경제, 왼쪽에 답이 있다!
ㅣ창조경제와 R&D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제시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논란의 중심에 창조경제가 그 자리를 차지해 왔다.
정부에서는 창조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창조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창조경제 또는 창조산업이라는 용어는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사용돼 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새 정부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여 정책목표로 제시한 것은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와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주로 생산(제조)기술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해 왔다. 선진국 제품의 Benchmarking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상대적으로 싼값의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여 경제를 성장시켜 왔다.
하지만 지금은 인건비가 선진국 이상으로 상승되었으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들의 약진으로 제조기술 중심의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과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과 함께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림 1 스마일 커브
그림 1 은 Value Chain상의 부가가치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웃는 모습과 같아서 스마일 커브(Smile Curve)라고도 한다.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양쪽 끝, 즉 R&D와 서비스에서 많은 부가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고에서는 창조경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과적 R&D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그 역량을 갖추기 위한 방법을 논하고자 한다.
ㅣ제품 수명 주기
제품의 수명주기를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① 아이디어 및 개념 정의단계
② 개념검토 및 평가단계
③ 신제품 개발
④ 시장도입
⑤ 생산, 공급 및 소비
⑥ 폐기
그림 2 제품 수명주기
제품수명주기상에서 스마일 커브의 왼쪽에 해당하는 단계가 아이디어 및 개념 정의단계, 개념검토 및 평가단계, 신제품 개발 단계이다. 즉 이 단계에서 제품의 높은 부가가치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2013년도 기준으로 무역규모로는 세계 8위, 경제규모로는 세계 15위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생산기술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생산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개발기술(즉, 아이디어 및 개념 정의단계, 개념검토 및 평가단계, 신제품 개발단계에 활용되는 기술을 통칭)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개발기술과 관련된 영역에서 고부가가치의 일자리가 Value Chain상의 다른 영역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개발기술과 관련된 일은 인간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에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3 은 제품 수명주기상에서 개발초기 단계의 활동이 제품 수명주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다.
시스템 개발의 초기단계(아래 그림 3 에서 System Design, Detailed Design 및 Test로 표시된 부분)에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프로젝트 비용에서 약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활동이 프로젝트 전체 비용을 결정짓는 데 미치는 영향은 약 90%에 해당 한다는 것이다.
그림 3 단계별 활동과 비용결정에 미치는 영향
이와 같이 제품개발 초기활동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제품개발 현실에서는 그만큼의 중요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제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림 4 는 NASA에서 2000년도까지 추진했던 사업들의 통계자료로서 총 사업비에서 사업초기 개념정의 활동에 투자한 비용의 비율에 따른 사업비 증가율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4 개념정의 단계 투자비와 비용증감의 관계
그림에서 나타내는 것과 같이 개념정의 활동에 5% 미만으로 투자한 사업은 계획대비 비용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5%~10% 정도 투자한 사업은 비용증가율이 급격히 감소됨을 보이고 있으며 15% 정도 투자한 사업은 목표한 예산에 근접함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사업초기 활동에 대한 실질적 투자가 전반적 사업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통계자료가 없어 구체적인 값은 알 수 없으나 근래에 수행했던 사업들을 보면 개념연구와 같은 사업초기 활동에 대한 투자는 5% 미만의 매우 미미한 것으로 예상이 된다.
경부고속철도 사업의 경우 착공 후 5년 이상 지연되고 사업비는 약 3배가량 증가되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4년 정도 지연되었고 예산은 2배 이상 증가되었다.
우리도 이제는 사업초기 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품개발전 수명주기에 걸쳐 성공적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초기활동에 대한 적절한 예산을 투입하도록 해야 한다.
ㅣ제품개발 역량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효과적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이와 같은 역량은 아래 그림 5 와 같이 3개의 축이 올바르게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제품개발 역량을 유능한 인력과 좋은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육성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기술발전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의 시스템 개발 환경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림 5 에서와 같이 유능한 인력 및 좋은 기술과 함께 올바른 프로세스의 축이 균형있게 형성되어야 올바른 제품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시스템의 복잡한 개발 및 유지관리 절차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 5 제품개발 역량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초기 단계의 활동 즉, 아이디어 및 개념 정의단계, 개념검토 및 평가단계, 신제품 개발단계 활동이 중요함을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다.
이 단계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단계이므로 예상치 못했던 것들에 대응할 수 있는 높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첩 제품개발 절차(Agile Product Development Process)를 적용한다거나 기업내부뿐만 아니라 기업외부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적용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무엇보다 이러한 복잡하고 광범위한 개발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적 접근(Systemic Approach)을 가능하게 하는 절차(Process)가 중요하다.
이 절차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 한다.
첫째, 기업 자원의 활용성을 증대시킨다.
둘째,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안정성을 제공한다.
셋째, 업무 생산성과 경쟁력있는 기술활용성을 극대화한다.
넷째, 업무를 더욱 스마트하고 쉽게 그리고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조직의 역량을 사업목적이 달성되도록 결집시킨다.
여섯째, 사업목적 달성에 최고의 신기술을 도입하고 사용하도록 하는 수단을 제공한다.
ㅣ효과적인 프로세스 정의 및 개선
그렇다면 각 조직에 적합한 효과적인 프로세스 정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시스템개발 프로세스와 관련하여 참고할 수 있는 표준 및 모델들은 그림 6 에서와 같다.
그림 6 시스템개발 관련 표준
1969년 미국 국방부(DoD)에서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Mil-STD 499’를 시작으로 하여 2002년에 국제표준으로 공표된 ISO 15288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준들이 시스템개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2002년도에는 DoD 지원하에 카네기멜론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 SEI(Software Engineering Institute)에서 프로세스의 성숙도를 평가하여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모델인 CMMI를 제정하였고,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 표준들은 시스템개발 프TECHNOLOGY로세스의 Best Practice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프로세스를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기준 또는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
주로 사용되고 있는 표준들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MIL-STD 499B
그림 7 MIL-STD 499B
2) EIA 632
그림 8 EIA 632
3) IEEE 1220
그림 9 IEEE 1220
4) ISO 15288
그림 10 ISO 15288
위에서 언급한 표준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림 11과 같다.
그림 11 표준의 범위
IEEE 1220은 주로 시스템 개발단계의 프로세스에 대하여 상세한 수준까지 기술되어 있으며, EIA 632는 IEEE 1220보다는 좀 더 광범위하게 개념연구 부분과 이전 및 운영 단계를 일부 포함하고 있다.
ISO 15288의 경우 전 수명주기 활동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으며 상세수준은 프로세스를 기술하는 얕은 수준이다.
이와 같은 표준들을 종합해 보면, 효과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구성하기 위해 다루어야 할 항목들은 크게 기술 관리 프로세스(Technical Management Processes)와 기술 프로세스(Technical Processes)로 구분되며 세부 항목은 다음과 같다.
■ 기술 관리 프로세스
(Technical Management Processes)
- 의사 결정
(Decision Analysis)
- 기술 계획
(Technical Planning)
- 기술 평가
(Technical Assessment)
- 요구사항 관리
(Requirements Management)
- 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
- 형상 관리
(Configuration Management)
- 기술 데이터 관리
(Technical Data Management)
- 인터페이스 관리
(Interface Management)
■ 기술 프로세스
(Technical Processes)
- 요구사항 개발
(Requirements Development)
- 논리적 분석(Logical Analysis)
- 설계 해결책(Design Solution)
- 구현(Implementation)
- 통합(Integration)
- 검증(Verification)
- 논증(Validation)
- 이전(Transition)
각 기업에서는 이러한 표준들의 특징들을 이해하여 사업목적 달성에 적합하도록 프로세스를 Tailoring하여 적용할 수 있다. 그림 12 는 특정 프로젝트에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표준들을 참고하여 정의한 개발 프로세스 프레임워크의 사례를 보여준다.
그림 12 개발 프로세스 프레임워크 사례
이렇게 정의된 프로세스는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CMMI 모델을 활용하여 수행할 수 있다. CMMI 모델은 CMMI-DEV, CMMI-SVC 및 CMMI-ACQ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가 개발, 서비스 및 획득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하여 활용된다.
프로세스 개선 방법으로 Continuous Representation 및 Staged Representation 두 가지가 있는데, Staged Representation은 그림 13 과 같이 5단계의 성숙도를 평가하도록 구분되어 있다.
그림 13 CMMI Maturity Level
개발 프로세스 성숙도가 ML3이면 어떠한 사업을 하더라도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은 조직을 의미하며, ML5는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사업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역량을 갖춘 조직이라 할 수 있다.
ㅣ해답은 왼쪽에 있다!
지금까지 창조경제 달성을 위하여 각 기업에서 갖추어야 할 R&D의 기본적 인프라인 효과적인 프로세스 구축에 관하여 이야기하였다.
제품 수명주기 앞 단계에 있는 아이디어 및 개념 정의단계, 개념검토 및 평가단계, 신제품 개발단계의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림 14 에서와 같이 V모델의 왼쪽 축에 해당하는 Decomposition & Definition 프로세스에 더욱 관심을 모아야 한다. 왼쪽 축에서 보다 창의적인 활동이 요구되고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림 14 제품개발 ‘V’ 모델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V’ 모델의 오른쪽 축과 관련된 활동에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제는 이런 경쟁력만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있음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직면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창조경제의 토대가 되는 효과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혁신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대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에 더욱 시급한 일이라 생각된다.
향후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업무의 중심을 왼쪽으로 옮겨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은 제품개발 역량을 갖추어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개발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