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성공하는 IP-R&D 전략 08 - 3D 프린팅 기술과 지재권 전략

글_ 전상규 한국지식재산전략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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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원고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 두 기관의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지식재산전략원에서 제공하며, 특허청 산하기관인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은 기업·대학·공공연구소를 대상으로 ‘지식재산 중심의 R&D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되었다.


주방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원하는 음식 메뉴를 선택하고 잠시 기다리면 선택한 음식이 만들어져 나온다.

상대편 첩보원의 사진을 입수해서 프린터에 입력하여 그와 똑같은 얼굴의 가면이 만들어지면 그 사진의 주인으로 감쪽같이 변장한다.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일들이 이미 실현되었거나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이것은 3D로 디자인된 정보를 입력받아 3차원의 입체물체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이 있기에 실현이 가능하다.

그림 1 > 3D 프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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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는 1984년 개발된 이래 시제품이나 간단한 샘플을 제작하는 등 한정된 용도로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기계, 의료, 패션, 항공, 건축, 로봇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2012년 3D 프린터 시장규모는 22억 4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3D 프린팅 기술개발에 3천만 달러 규모를 지원하고 있고 중국, 일본 및 유럽 주요 국가들도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3D 프린팅산업 발전전략 포럼」을 출범하여 국가 차원의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3D 프린팅기술의 개념 및 구현 방식

3D 프린터의 작동원리는 3D 설계도면에 따라 입체적인 물체를 적분하는 것처럼 가로로 매우 얇게 잘라 분석하고 얇은 막을 한 층씩 바닥부터 쌓아올려 물건의 형태를 완성한다< 그림 2 >.

3D 프린팅 기술은 사용되는 재료의 유형에 따라 액체, 파우더, 고체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2 > 3D 프린터의 작동원리
(자료 : IRS Glo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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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액체 기반 방식
(Stereolithography)


찰스 헐(Charles Hull)에 의해 고안된 액체 기반 방식은 액체 상태의 폴리머 합성수지에 물체모양의 레이저를 조사하여 광경화된 얇은 막을 생성하는 과정을 거쳐 입체적인 물체를 만든다.

얇은 막이 한 층씩 만들어질 때마다 모형을 아래로 조금씩 내리면서 층을 모두 쌓은 후에는 완전한 고체로 굳히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액체 기반 방식은 원형에 가까운 정확한 형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경화된 폴리머 수지가 시간이 지나며 마모되어 내구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그림 3 > 액체 기반 방식 3D 프린터 원리
(자료 : Custom Part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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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우더 기반 방식

파우더 형태의 폴리머나 메탈 원료에 레이저를 조사하여 고형화된 막을 생성하는 파우더 기반 방식은 막이 형성되면 그 위에 파우더를 얇게 뿌리고 다시 레이저를 조사하여 새로운 막을 형성한다.

이 방식은 합성수지뿐 아니라 금속과 세라믹까지 다양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고 액체 기반 방식에 비해 견고하고 내구성이 강한 물체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 4 > 파우더 기반 3D 프린터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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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체 기반 방식

고체 기반 방식은 얇은 플라스틱 시트나 필름을 한 장씩 쌓고 물체의 모양대로 깎아 내는 LOM(Laminated Object Manufacturing)방식과, 패럿이나 필라멘트(실) 형태의 원료를 녹여 한 층씩 쌓아가는 Polyjet이나 FDM(Fused Deposition Modeling)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필라멘트 형태의 재료를 녹이거나 왁스 성질을 가진 패럿을 헤드에서 녹인 후 노즐을 통해 압출하거나 분사하여 재료를 적층하여 물체의 형상을 만든다.

최근 FDM 방식의 특허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3D 프린터 방식 중 가장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픈소스로 개발되어 저가의 3D 프린터가 개발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림 5 > 고체 기반 3D 프린터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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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3D 프린터 시장 및 특허동향

최근 3D 프린터는 각종 시제품을 만들 때 폭넓게 적용되고 있으며 우주인들의 식사로 활용되는 초콜릿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식품 분야에 까지 적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세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홀러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12년도 3D 프린터 시장규모는 2011년 대비 약 28.6% 증가한 22억 400만 달러로 나타났으며, 2021년 3D 프린터 세계시장규모는 2012년 대비 약 5배인 10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 6 > 세계 3D 프린터 시장규모 전망
(자료 : 홀러스 어소시에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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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 연도별 3D 프린터 관련 출원 동향
(자료 : 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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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리서치에 따르면 3D 프린터가 오는 2016년에 대중화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3D 프린터의 혁신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업용 3D 프린터 시장이 활성화되어 디자인 분야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한 제품 혁신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규모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3D 프린터 관련 특허출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3D 프린터 기술관련 특허출원은 1986년 후반 미국의 3D 시스템즈에서 찰스 헐(Charles Hull)에 의해 개발되어 출원한 것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에 표준특허가 출원되었고, 그동안 3D 시스템즈는 해당 분야의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특허침해소송을 통한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막아왔다.

최근 표준특허의 권리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기술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고, 우리나라의 특허출원도 2005년까지 19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6년에서 2011년 사이에 59건이 출원되면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이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니 만큼 관련기술의 특허출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재권 전쟁시대에서 3D 프린팅 기술 전략

3D 프린팅의 기술혁신이 거듭되고 최근 특허출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3D 프린터 산업에서 특허분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미국의 스트라타시스(Stratasys)는 3D 프린터 시장에서 약 5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현재 180여 개의 3D 프린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986년 세계 최초의 입체인쇄술 특허를 출원한 3D 시스템즈(3D Systems)사는 약 1,200여 건의 미국과 다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11년 11월에는 3D 프린터 업체인 폼랩스(Formlabs)와 킥스타트(Kickstarter)사를 특허침해로 제소하였다.

이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과 강한 특허포트폴리오를 갖춘 챔피언 기업들이 3D 프린팅 기술분야를 장악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와 지재권 분쟁 예방 전략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IT분야에서 수익구조의 포화상태에 도달한 특허관리회사(NPE; Non Practicing Entity)들도 새로운 수익모델을 위하여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3D 프린터 분야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2012년 10월 미국의 거대 NPE인 인텔렉추얼벤처스는 합법적으로 3D 프린팅할 수 있는 물건들의 3D 파일에 한해 3D 프린터가 동작하게 하는 시스템을 출원함으로써 3D 프린터의 사용을 제약하고 3D 프린터 분야의 지재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IT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지적재산권 등 사용료’ 수지는 1980년 집계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관련 산업이 급격히 발전함에 시장규모에 비례하여 기술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에서 NPE나 챔피언 기업의 특허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R&D 전주기적인 관점에서 기술획득전략을 수립하고 미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야 한다.
 
R&D 전주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 초기단계부터 지식재산권과 연구개발 성과물을 연계시키는 노력만이 지재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기술료 수익을 창출하고 실질적인 지재권 강국으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