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

기술경영성공사례 - 국내 유망기술 사업의 핵심 ‘반 발자국’ 앞서가기

㈜케이디파워 연구소의 기술전략 사례

공동작성 _ 신준석 교수(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허원경 전문작가(프리랜서)

대담자 _ 이동준 연구소장(㈜케이디파워 중앙연구소)



본지는 기술 및 제품의 개발과정이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국내 기업환경에서 다른 기업의 성공프로젝트를 기술경영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기업의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도움을 주고자 2007년 8월부터 기술경영 성공사례를 게재해왔다.

이번 호에서는 ㈜케이디파워 연구소의 기술전략 사례를 살펴본다. 


I Go into

‘태양광’은 수많은 언론 매체와 보고서에서 언급되었듯이 ‘유망기술’의 대표 주자이자, 세계적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도 미래 신사업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그런데 유망기술 사업의 성공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유망기술 사업을 좌초시키는 몇 가지 암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기술의 가치가 한 순간에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명주기가 빠른 기술의 경우, 불과 일 년 안에 제품의 시장가가 곤두박질 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처 투자금액을 회수하기도 전에 회생 불능의 타격을 받는 회사가 부지기수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좀처럼 유망기술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도 시장에 수요자가 없으면 연구개발투자 금액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연구소는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 받는다.

2012년은 태양광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해로서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SDI, 웅진폴리실리콘과 같은 유수의 대기업들조차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서도 케이디파워는 2011년 500억 원이던 태양광 사업 매출을, 2012년에는 1,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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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기술’ 태양광의 음영을 돌파하라

유망기술의 가치가 급락한다
주목받는 유망기술의 제품가격이 급락한다.

유망기술의 널리 알려진 단점은 느린 사업화 속도이다. 양산과 경제성, 유해성 등이 유망기술 사업화를 지연시키는 대표적인 요인들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화했는데, 순조롭게 매출과 이윤이 성장할 거란 낙관적인 전망이 예기치 못한 벽에 부딪히게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유망기술이 국민과 국가의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리하여 세계 각국 정부들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정부보조금을 투자 · 지급하였고 그 결과, 사업화를 가로막던 기술적인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했고, 보조금을 통해 부족한 경제성을 보완했다.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도 정부의 정책에 이끌려 유망기술 신사업에 진입했다.

특히 태양광 사업은 풍력, 바이오에너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3대 유망기술이었기에 가장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뛰어들었고, 순조롭게 매출이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엔 중국까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었지만, 시장 전체의 성장에 안도하면서 기업들은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늘려나갔다.

그러나 그 이후에 세 가지 악재가 겹쳤다. 2008년 금융위기 후 각국 정부는 긴축정책을 실시했고 정부보조금이 동결되면서,태양광 수요도 자연히 정체했다.

2012년의 세계 태양광 전력예상수요는 약 28.5GW였지만 공급용량은 무려 55.1GW에 달했고, 여기에 중국 정부까지 자국의 태양광 업체들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주요 기업 간의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공급 과잉과 가격경쟁이 가져온 것은 대규모 가격 하락이었다. 핵심부품인 태양광 모듈 가격이 1.6달러에서 0.8달러로
50%까지 떨어졌고, 기타 관련 부품도 30%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고부가가치 기술로 각광받던 유망기술이 하루아침에 저부가가치 기술로 전락한 것이다.


태양광 모듈업체들의 고전
유망기술의 가격 급락은 자금 여력이 없는 경우 보통 기업의 시장철수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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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사업은 크게 모듈 사업과 시스템 사업으로 분류된다. 모듈은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태양광의 핵심 파트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태양광 모듈 산업에 진출했다.

가장 유망한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사업 전략의 핵심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시스템 사업은 상대적으로 마진폭이 적었기 때문에 신사업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SDI, KCC, OCI, 웅진폴리실리콘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듈/모듈소재 사업에진출했다.

그 결과 모듈 가격은 급락했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 내에서는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2011년 시장점유율 7%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퍼스트솔라’는 전 직원의 30%인 2,000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또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4위였던 독일 큐셀(Q-Cells)은 2011년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결국 1년 뒤 한화에 인수 · 합병되었다.

국내 8개 태양광 중소기업은 사업에서 철수했다. 대기업은 구조조정, 중소기업은 폐업한 것이다. 유망기술 가치 급락의 결과는 이렇듯 참담했다.


태양광 시스템 사업으로 성장하는 케이디파워
유망기술 사업 안의 니치(Niche)마켓을 파악해야 한다.

가장 각광받는 유망기술 분야에 기업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량과 자원이 부족한 기업은 시장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다.

유망기술의 사업화 지연과 기술가치의 급락이라는 암초 중 어느 하나라도 현실이 될 경우, 결국 철수나 매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케이디파워는 유망기술 사업 안에서 틈새시장인 니치(Niche)마켓을 찾아 공략했다. 그리하여 모듈가격 급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다.

태양광 시스템 사업에서 모듈가격 하락은 비용 감소(Cost Reduction)를 뜻한다. 모듈 시장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의미지만 시스템 사업에서는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수주는 더 활성화 되고 마진폭 또한 증가하면서 매출/이윤까지 덩달아 올라가게 된 것이다. 시스템 사업의 성장을 위해 한때 케이디파워도 국내 중소 모듈업체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과도한 가격의 모듈 사업 인수는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성장에 역효과란 판단 하에 시스템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모듈 사업에 진출하는 가운데, 트렌드라 불리는 신사업의 위험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유망기술 사업 안의 니치마켓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다. 결과는 위기 속의 성장이었다.

그러나 사업전략만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는 없다.

태양광 시스템 업체 중 상당수가 성장에 실패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성장에는 사업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전략, 전략기획 프로세스, 조직구조가 필요하며, 케이디파워의 성공요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가도, 뒤쳐져도 실패하는 기술전략

한 발자국 앞서가면 고전한다
너무 앞서가면 시장이 이해할 수 없다.

케이디파워는 수배전반을 주력제품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는 100% 수배전반 기술이었다.

태양광 시스템 사업을 미래신사업으로 결정한 후, 케이디파워는 미래기술 트렌드를 ‘유지보수가 용이한 고효율시스템’으로 정의하고 관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인버터, HTP 시스템 등 태양광 시스템의 핵심기술을 순차적으로 개발했고, 국내 주요 정부기관의 태양광 시스템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술과 사업의 무게중심을 순조롭게 옮겼다.

그러나 시장 확대는 케이디파워의 기술수준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태양광 시스템이 왜 고효율이어야 하는지, 유지보수가 왜 용이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장이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술우위가 좀처럼 경쟁우위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고객니즈, 즉 시장의 트렌드를 기술전략이 ‘한 발 앞서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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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들어서야 케이디파워의 두 가지 기술우위가고객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많은 고객들이 ‘고효율 - 유지보수 용이’ 라는 두 가지 장점의 태양광 시스템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술전략이 시장을 한 발 앞서가면, ‘기다림’의 기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뒤쳐지면 사라진다
짧아지는 수명주기에 맞춰 기술전략과 조직을 재편한다.

통신은 기술수명 주기가 가장 짧은 분야이다. 그 다음은 전자, 그리고 전기 순이다. 전기기술의 수명주기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0년이었지만 최근 전기기술의 수명주기는 급격하게 짧아졌다.
 
특히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태양광의 경우, 이제 특정 기술의 수명주기는 채 5년이 되지 않는다. 전기기술의 수명주기가 전자 분야와 근접해 가고 있는 것이다.

케이디파워는 이러한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했다. 그리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소를 재편했다.

2008년 케이디파워 연구소의 수배전반과 태양광기술의 포트폴리오 비중은 100:0이었지만 2012년에는 0:100으로 불과 3년 만에 포트폴리오 비중이 완전히 역전됐다.

통신과 전자 산업의 역사에서 짧아진 수명주기에 대응하지 못한 수많은 기업들이 사라진 가운데 케이디파워는 수명주기에 맞춰 사업전략, 기술전략, 실제 연구개발을 모두 변화시켰다.
 
변화는 가속(Acceleration)적이었고,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히려 시장을 앞서갈 정도였다.


반 발자국 앞서가는 기술로 승부한다
시장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기술전략이 앞서가야 한다.

시행착오를 거친 케이디파워의 기술전략은 이제 명확한 콘셉트(Concept)를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에 있어 최상(最上)의 기술전략은 시장의 변화를 반 발자국 앞서가는 것이다.
 
너무 앞서가면 시장이 이해를 하지 못해 시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고 반대로 뒤쳐지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시장의 니즈를 명확히 인식했을 때, 기술과 제품을 그 앞에 가져다 놓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타이밍이다.

‘반 발자국 앞서가는 기술전략’은 결국 굴곡 없는 고속성장의 핵심인 것이다. 그렇다면 반 발자국 앞서가는 기술전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CEO의 지원, CTO의 리더십, 유능한 연구인력 확보, 파트너들을 통한 선행기술 정보수집 등은 모든 기업이 알고 있는 흔한 정답이다. 케이디파워는 여기에 세 가지를 더했다.

이 세 가지는 두 가지 장점으로 이어진다. 첫째는 자사의 위험 최소화이고 둘째는 반 발자국 앞서가는 연구개발이다.


저위험 - 고속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하라

책임자들의 삼중(三重) 연구개발 아이템 검토로 위험을 최소화한다
연구소, 자회사, 외부 파트너가 ‘한번에, 그러나 깊게’ 검토한다.

대기업은 보통 ‘스테이지-게이트(Stage-Gate) 프로세스’를 통해 연구개발 아이템을 검토한다.

거의 모든 연구인력이 참여해아이템의 위험성과 매력을 검토하고, 위험 대비 매력이 가장 낮은 아이템들을 차례로 소거해 나간다.

또 아이디어 단계와 연구개발 단계, 사업화 단계 등 각 단계별로 게이트가 설치되며 팀, 연구소, 전사 레벨로 조직에 따라 게이트가 설치되기도 한다.
 
특히 중소기업에 있어 최소 위험(Lowest Risk) 연구개발 아이템 발굴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위험 연구개발은 중소기업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스테이지 게이트를 운영하고 있을 시간과 인력이 없다면 무엇이 최선책일까?

케이디파워는 여기에 기술로드맵의 ‘T-plan’과 유사한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CTO와 연구개발 기획 실무자, 제조부문장과 실무자, 대학의 자문교수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의 실무자가 한 자리에 모인다.
 
CTO는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검증한 연구개발 아이템을 이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 한다.

물론 CTO가 필터링한 아이템인 만큼, 질적 수준은 충분히 검증되어 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다각도의 질문이 쏟아지고, 세심한 검토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개발회의조직’을 통해 단기간에 모두가 책임을 지는 연구개발 아이템이 선정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책임’이다. 참여한 모든 인력은 연구개발 아이템의 성공에 책임을 가지고 있다. CTO는 기획, 자회사는 연구개발, 제조담당자는 제품개발 및 생산을 책임져야 한다.

자연히 모두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그런 연구개발 아이템들이 이 프로세스를 통과하게 된다. 한 번의 집중적 프로세스에 ‘책임’을 더해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만든 것이다.


연구소에서 사업부로의 쌍방향 사업화 고속도로를 구축한다
연구소에서 사업부로, 사업부에서 연구소로의 쌍방향 지원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조직을 만들어라.

일반적으로 연구소의 자체 필터링을 통과한 아이템은 사업부와 재무부서, 마지막으로 임원진과 CEO 최종회의 검토까지 거친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오랜 경험과 지식들이 더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연구개발과 시장 타이밍을 놓치게 된
다는 맹점도 있다.

케이디파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회의 조직을 통과한 연구개발 아이템은 곧바로 사업부로 넘기는 방법을 선택했다.

사업부 검토를 거친 후, 단기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된 아이템에 대해서는 즉시 사업부에서 개발비가 지급된다. 개발회의 아이템 보고에서 사업화 결정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2주, 길어야 3주다.

임원회의를 비롯한 모든 검토체계를 생략하고, 연구소에서 사업부로 직통 사업화 채널을 구축한 것이다.스피드(Speed)는 여기서 만들어진다.

현재 케이디파워는 연구소와 사업부의 거리를 더욱 좁히기 위해 이 채널을 쌍방향으로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부에서 고객에게 기술설명이 필요하다면, 연구소에서 즉각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고, 연구소에서 사업화가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면, 사업부의 인력이 즉시 투입된다.

이러한 쌍방향 채널이 구축되면, 연구소의 사업화 성공률과 속도가 동시에 제고될 수 있다. 케이디파워는 이미 여기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개발 기능의 자회사 분리로 저위험과 속도의 두 가지 장점을 얻는다
본사 연구소의 전략기획 역량을 강화시키고, 연구개발 위험과 속도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보통 중소기업 연구소는 연구개발 기획과 실제 연구개발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두 가지 일을 모두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많
은 직원이 일정에 쫓기고, 연구개발과 기획 양자의 품질과 속도가 모두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인력 · 시간 부족으로 인한 전형적인 품질 · 속도 저하 현상이다.

케이디파워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하드웨어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을 위한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했다. 본사 중앙연구소는 연구개발 아이템 기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자회사는 이 아이템의 연구개발을 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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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연구소는 전략기획 역량을 강화해 품질과 속도를 높이고, 자회사는 연구개발의 품질과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체계의 최대 난관은 연구소와 자회사간의 커뮤니케이션, 협력이다. 많은 경우 커뮤니케이션과 협력 실패가 품질과 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디파워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CTO와 두 자회사의 CEO가 주 1 ~ 2회 실시되는 미팅을 통해 연구개발 아이템에 관한 큰 틀과 일정을 잡고 수시로 조정하며 실무자들은 일주일에 3 ~ 4회씩 미팅을 하여 연구개발의 세부 사양과 일정을 조율한다.

자주 만나서 토의하고 서로를 이해할수록 협력이 쉬워지는 기본원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시사점

반 발자국 앞서가는 기술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이 타이밍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개
념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전략과 전략기획 프로세스, 조직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실현에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이며, 그 방법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케이디파워는 반 발자국 앞서가는 기술전략을 구성하는 몇 가지 핵심요인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모든 것의 시작인 전략기획 역량의 강화이다. 그러나 연구소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는 중소기업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연구소 설립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연구개발 기능을 자회사로 분리하고 연구소는 전략기획에 집중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받아들이기 어려운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케이디파워는 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자주 만나서, 커뮤니케이션하고, 협력한다’는 상식적 원칙으로 해결했다.

결과는 연구개발 전략기획 역량의 강화, 그리고 연구개발의 속도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자원부족으로 양립할 수 없어 보였던 목표가 실현된 것이다.

여기에 아이템 결정과 사업화 모두 함께 책임지게 하는 전통적인 ‘인간적 R&D전략기획’과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정리된 지식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아이템을 검토하는 ‘합리적 R&D전략기획’을 결합해 연구개발의 위험을 최소화했다.

마지막으로 사업화 성공률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소와 사업부 간에 직통 채널을 구축했다. 복잡한 의사결정과 검토 프로세스를 모두 걷어낸 것이다.

당연히 사업화 속도는 빨라지고, 사업부와 연구소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성공률도 서서히 제고됐다.
 
연구소의 기술지원으로 영업에 성공했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휴면 상태의 기술과 제품의 매출도 향상됐다. 케이디파워의 반 발자국 앞서기 전략은 아직 미완성이다.

하지만 그 핵심 요소들은 이상적인 기술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개발 및 사업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숙고해 볼 가치가 있다.

특히 유망기술 사업에 진입하려는 중소기업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