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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글로벌 특허분쟁의 대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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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허분쟁은 국가별로 상이한 환경을 극복하고 특허권을 다퉈야 하는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서 애플에게 사실상 KO패를 당하는 과정이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다음은 우리 차례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갑작스러운 특허권 침해소송에 휘말리면 어떤 기업이라도 타격을 입기 마련이다. 특히특허기반이 취약한 중소 · 중견기업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다.

그러나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전략을 세우고, 현지사정에 능통한 전문가를 통해 협상점을 찾는다면 피해를최소화하는 동시에 오히려 경영의 리스크 요인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삼성과 애플이 벌이는 세기의 특허전쟁을 생생히 지켜보고 있다.

언론은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 예측 전망하고, 또한결과가 나오면 미칠 파장을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이젠 대한민국이 글로벌 특허분쟁의 중심에 선 듯한 느낌이 든다.

글로벌 특허분쟁은 참 어렵다. 원래 특허분쟁도 매우 골치 아픈 싸움인데, 국내뿐 아니라 말과 글, 법적 절차가 상이한 타국에서도 싸워야 하니 훨씬 더 어렵다.

그 어려운 싸움에 대해 짧은 글로 다 설명할 수 없어 이 글도 쉽지 않다.

십여 년 전부터 IT 제품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A업체가 있었다. 특허괴물은 처음부터 A업체 제품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한참 잘 나가던 타이밍에 경고장을 보냈다. 경고장에는 수백 개의 특허 리스트가 있었다.

A업체는 우선 국내 변호사를찾았다. 상담하기 전에도 싸울 수 없다는 것을 느꼈지만, 상담 후 더욱 뚜렷해졌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을.

사실 A업체의 경우처럼 특허괴물에 의해 특허분쟁에 휘말린 후에는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다. 그들이 제시한 특허 숫자가 적기라도 하면 무효 여부를 검토하여 다툴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특허 괴물들은 한 두 건을 가지고 공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도 모든 문제엔 답이 있는 법, 특허괴물에 대한 대처법은 이 글의 마지막으로 잠시 미루고, 우선 글로벌 특허분쟁 일반적인 대처전략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글로벌 특허분쟁도 결국은 특허분쟁이다

따라서 특허분쟁의 속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특허제도의 세부내용은 각국마다 상이하기도 하지만, 기본 골격은 거의 유사하다.

따라서 글로벌 특허분쟁도 특허분쟁이 갖는 기본적인 속성을 잘 이해해야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 아래 내용은 국내 특허분쟁이나 글로벌 특허분쟁 모두에 유용한 내용이다.


특허분쟁의 상호모순점을 파고들라

토지소유권의 범위는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통해 정해지듯이 특허권은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 즉, 특허권은 언어로 특정되는데, 사실 언어는 그 자체로 완벽한 표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서로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특허침해품이라고 주장되는 제품이 특허청구범위 기재내용과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특허권 공격자는 가능하면 특허청구범위 기재내용을 넓게 해석하려 하고, 반대로 방어자는 좁게 해석하여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것이다. 반면에 특허무효 소송에서는 입장이 반대가 된다.

즉 특허권 공격자가 청구범위 기재내용을 좁게 해석하려 하고, 방어자는 넓게 해석하려 한다.

따라서 특허공격을 받았을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허권 해석 여부에 따라 우리 제품이 비침해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포인트를 찾아, 무효소송에서 집중 공격하여, 결국 유효가 되어도 비침해가 되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특허공격을 할 때에는 반대로 상대방의 이러한 접근을 조심해야 한다.


특허의 ‘슬픈 역사’를 공략하라

특허는 특허청에 출원하고 심사를 거쳐 등록이 된다. 이 과정에서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거절이유통지서를 받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통지를 극복하기 위해서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내용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을 펼친다. 이러한 과정을 기록한 것이 그 특허의 역사다.

때론 거절이유를 극복하고자 특허청구범위 기재내용을 스스로 좁게 해석하는 취지로 주장을 펼쳐 등록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가 바로 특허의 ‘슬픈 역사’다.

즉, 특허청구범위 기재내용에 따르면 명백히 침해이지만,스스로 권리범위를 줄여 주장한 역사 때문에 침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분쟁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특허공격을 받았을 때에는 해당 특허의 출원 전과정의 기록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언제나 협상의 여지는 있다

특허분쟁을 하다 보면 협상은 상수(常數)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상대를 확실하게 죽이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실무에서 보면 절대 협상은 없다고 했던 상황 속에서도 협상의 불씨가 살아나는 경우를 본다.

그 이유 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본다.

첫째, 특허분쟁은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다. 특허분쟁 절차로는 민사상 ‘침해금지가처분’ 및 ‘침해금지청구’, 손해배상 행정상 ‘특허무효심판’ 및 ‘권리범위확인심판’, 형사상 ‘특허침해죄 고소’ 등이 있는데, 이러한 여러 절차가 각각 3심까지 인정되다 보니 기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소송에 이겨도 소송비용으로 인해, 상처뿐인 승리인 경우도 적지 않다.

둘째, 특허분쟁은 반전이 가능하다. 즉, 분쟁 초반에 이겼다 해도 끝이 아니다. 예를 들어 특허권자가 특허무효심판으로 특허심판원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특허법원에서 다시 질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무효자료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실무에서도 이런 일이 심심찮게 생긴다.

셋째, 제3의 경쟁업체와의 관계에서 변수가 생긴다. 분쟁 당사자끼리 열심히 싸우다 보면, 제3의 업체만 좋은 경우가 생긴다.

특허분쟁에는 상호 출혈이 상당하다. 금전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할 내부 핵심 인력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분쟁에 소모하게 된다.

그러한 체력소모는 양사 모두를 지치게 하는데, 제3의 경쟁업체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된다.

따라서 초반 승부의 윤곽이 나왔을 경우, 적절한 선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여 상생을 모색하는 것이 지혜로울 때가 있다.


글로벌 특허분쟁은 고유한 체크포인트가 있다

삼성과 애플의 미국 소송의 경우, 배심원 평결이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예상치 못할 정도로 삼성이 KO패 한 셈이었다. 어떤 다른 국가에서도 이렇게 균형추가 달라진 경우가 없다.

이에 대해 미국 배심원의 애국심 판결이라는 말도 있고, 삼성의 모방 전략이 바뀌어야 할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좀 더 깊이살펴보면 소송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특허분쟁만이 가지는 고유한 체크포인트 몇 가지를 살펴본다.


각 국가별 고유한 소송절차를 철저히 이해하라

각국은 고유한 소송절차가 있고, 특징적 소송절차에 대한 이해는 실체적 분쟁 내용만큼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 특허소송에 있어서 증거개시절차인 디스커버리 제도나 배심원 제도는 매우 독특하여 그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 따르면 삼성이 디자인 침해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자료들을 법원에 늦게 제출해서 증거로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일부 언론이 말한 대로 삼성 소송 담당자의 잘못이든 변호인의 잘못이든 이러한 제출기한을 넘겨서 중요자료를 제출한 것이라면, 이는 소송수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소송 초기 미국의 증거개시절차인 디스커버리 제도는 매우 엄격하고 철저하다는 점을 충분히 숙지해야 하는데, 만일 실제로제출기한을 넘기는 실수를 한 것이라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특허 등 지적재산권 법리는 법률전문가들에게도 쉽지 않은데, 일반인인 배심원으로서는 그러한 냉철한 판단이 쉽지 않다.

따라서 소송이 시작될 단계에서는 배심원 재판 과정을 모의재판으로 그대로 재연하여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성에 영향 받을 수 있는 배심원 재판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거대 로펌보다 현지 지역 변호사가 나은 경우도 있다

타국에서 벌어지는 특허분쟁에 있어 현지 대리인의 선정은 정말 중요하다.

애플은 재판 관할 내의 토종 로펌을 선정하였고 삼성은 그렇지 않았는데, 견해에 따라서는 애플의 대리인 선정이 더 낫다는주장도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대리인 선정은 절대로 브랜드에 속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국내에 진출하여 홍보가 많이 된 로펌에게 의지하기 쉬운데, 현지의 한국계 변호사의 도움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현지에서 오랫동안 소송 실무를 담당했거나 그런 지인들을 알고 있는 한국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머물지만 미국에서 30년간 소송 실무를 담당했던 재미교포 미국 변호사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세계적인 한국기업이라 하더라도 의외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현지에서 보기에는 잘못된 로펌과 변호사를 선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다양한 정보를 통해 현지 로펌과 변호사의 실력을 검증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소송전략을 담당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글로벌 특허분쟁은 여러 곳에서 소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각 소송 절차에서 나온 자료들과 주장들을 다른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상호 자료교환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만큼, 모든 정보를 받아 전체소송전략을 잘 만들어낼 전략팀을 본부에 두어야 한다.

전략팀은 전체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며, 각 지역팀과의 의사소통 및자료교환을 통해 전체 전략을 진화시켜가야 한다. 따라서 그 전략팀에는 특허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탁월한 실무진이 포진하여야 한다.

특별히, 본부에 전략팀을 구성할 경우에는 특정한 로펌 한 곳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검증된 특허 전문변호사들을 찾아 연합군을 형성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치열한 싸움 중에 찾아오는 협상의 계절을 잡아라

이미 설명한 대로, 글로벌 특허분쟁 역시 협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협상에는 계절이 있다. 통상 협상은 팽팽했을 때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을 때 협상의 계절이 찾아온다.

다만,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을 때 굴욕적인 협상안을 제시하면 쉽게 성사가 되지 않는다. 협상은 승기를 잡은 쪽이 상당부분 양보를 하면 그 문이 좀 더 쉽게 열린다.

글로벌 특허분쟁의 본질은 영업싸움이다. 따라서 협상 과정에서 영업적 이해관계 및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상대방의 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본질적인 접근을 통한 전략 수립이 있어야만 몇 차례 찾아 오는 협상의 계절에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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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괴물과의 글로벌 특허분쟁

사실 아무런 준비 없이 특허괴물을 맞이했을 때에는 이미 때가 늦을 수 있다.

삼성이 애플에게 공격을 당해도 애플 역시 제조사이기 때문에 삼성의 무기로 공격을 할 수 있는데, 특허괴물들은 제조사가 아니기에 반격을 할 수도 없고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할 상황도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럴 경우에는 대부분 일방적인 라이선스 계약을 강요당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럴 경우에도 특허전문가 및 협상전문가로 팀을 구성해서 최대한 덜 불리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허괴물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는 지적재산권 관련 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선제적으로 미리 문제될 특허권을 매집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업체들이 함께 공동으로 매집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불어 특허괴물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허제도의 본질은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인데, 아무런 산업기반 시설조차 없이 독점권이라는 강력한 지렛대로 산업을 일구는 기업들을 무차별 공격하여 아예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특허권의 남용 금지 법리를 통해서나 공정거래법적 차원에서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