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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Agenda - 사거리 800km 탄도미사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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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우상 과학동아 기자
idol@donga.com

2012년 10월 8일 한 · 미 사거리 연장 협상 결과,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기존 300km에서 800km로 늘어났다. 2001년 이후 11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탄두 중량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에는 ‘리엔트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기술은 과연 무엇일까. 또 선진국의 탄도미사일은 어느 수준에 이르러 있을까.

사진출처 :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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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 사거리 800km의 의미

2001년 전까지 우리나라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180km였다. 1979년 한 · 미 미사일 협정의 결과다.

2001년 1월 새로운 미사일 협정으로 사거리가 300km로 늘어나고, 드디어 지난 10월 8일 사거리가 800km까지 확장됐다.

800km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비로소 남한의 남단에서도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둘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북 포항에서 북한의 신의주(서쪽 북단)나 온성(동쪽 북단)을 사정권으로 둘 수 있다. 늘어난 것은 사거리뿐만 아니다. 미사일에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폭약의 양인 탄두 중량도 함께 늘어났다.

단, 조건이 붙었다. 사거리가 짧은 미사일일수록 화약이 많이 든 무거운 탄두를 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번 한 · 미 미사일지침 현상에 도입된 ‘트레이드오프’ 방식이다.

사거리를 최대(800km)로 할 경우 탄두 중량은 500kg 이하로 제한되지만, 사거리를 기존 300km로 하면 2t까지 탄두 중량을늘릴 수 있다.

대부분의 북한 미사일 기지를 타격권에 두는 사거리 550km 미사일은 1t까지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우리나라 미사일의 사거리가 반드시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북한과의 전력차이가 너무 크다는것이 가장 큰 이유다.

북한은 2006년 사거리 6,000km가 넘는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한 이후 문제가 다시한 번 크게 불거졌다.

비록 실패했지만 광명성 3호는 대륙간탄도탄(ICBM)으로 전용될 수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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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그러나 이번 새 협정 전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미사일 사거리가 300km 이하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근 실전배치한 현무-3C의 사정거리는 1,500km급이다. 현무 미사일이 사거리 제한에 구애받지 않았던 까닭은 현무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의 차이를 짚어보자. 순항미사일의 별명은 ‘조종사 없는 자살폭격기’다. 순항미사일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정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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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은 비행 중 계속 지형을 측정하며 인공위성으로 미리 관측한 지형과 대조해 실시간으로 궤도를 수정하며 날아간다. 제트엔진으로 날아가는 무인비행기에 가깝다.

오차범위는 고작 1 ~ 2m 정도. 한 군관계자는 현무-3C를 두고 “수도권 이남에서 발사하더라도 평양 노동당사 집무실 창문을 겨냥할 수준” 이라고 그 정확도를 강조한 바 있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로켓으로 발사하는 대포’에 비유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시에만 로켓의 힘으로 날아간다. 최고지점까지 올라간 이후에는 자유낙하 방식으로 목표지점을 향해 날아간다.

이 때문에 정확도가 낮지만 많은 양의 폭약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두 종류의 미사일 모두 요격이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 요격이 더 어렵다. 미사일 속도가 워낙 빨라 목표지점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5,000km 이상을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의비행시간도 30분 안팎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