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줌인리포트 - (주)한랩

의료기기 분야의
‘HIT for No.1’ 이 되겠습니다


(주)한랩 류희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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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for No.1을 꼭 이루겠다는 한랩 류희근 대표)


중소기업은 뭔가 달라야 생존한다. 기존 원심분리기의 고정관념을 깬 랩마스터를 개발해낸 한랩도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이 뭔가 다르다.

연구개발은 대표이사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멀티플레이어 양성이라는 독특한 교육훈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료기기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한랩을 찾아가보자.



글_정인수(프리랜서)
사진_황남수(창해스튜디오)



세계 최초 자동평형 원심분리기 개발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금강펜테리움 13층 (주)한랩 회의실 한쪽 벽에는 ‘하나’라는 독특한 사시가 걸려 있다. ‘하나’의 뜻은 모두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도 있고, 일류라는 의미도 있다. 곧, 자원과 재원, 인력이 서로 별개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랩은 의료용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자동평형 원심분리기를 독자기술로 개발,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원심분리기란 원심력을 이용해 비중이 다른 시료를 분리해내고 농축할 수 있는 장비이다.

한랩의 자동평형 원심분리기가 기존 원심분리기와 다른 점은 평형을 자동으로 잡아준다는 것. 이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료를 원심분리할 때 일일이 손으로 균형을 잡아야했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았고, 작업 시간도 많이 걸렸다.

“자동차로 보자면 스틱과 오토로 비교하시면 되죠. 요새 스틱은 많이 없잖아요? 불편하니까요. 우리 원심분리기도 앞으로 대세가 될 것입니다.”

류희근 대표는 자동으로 평형을 잡아주는 방법은 비행기에 적용되는 기술에서 착안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1999년 연구소를 설립해 제품개발에 몰두한 지 6년 만에 성공했으니, 그만큼 어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이 한랩이 가야 할 길이었으므로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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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의 연구로 이뤄낸 세계 최초 자동평형 원심분리기 LabmasterⓇABC-CB200R과 함께)


부품소재산업과 고령친화사업으로의 진출도 기대

류희근 대표가 의료기기업계에 뛰어든 때는 1980년이다. 당시 국내 의료기기사업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때라서 수입판매 위주였다. 이후 1993년 한영라보테크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외국 브랜드 수입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수입판매만으로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 연구개발에 주력해 마침내 세계 최초로 자동평형 원심분리기를 개발해낸 것이다.

현재 회사의 주력분야는 진단검사의학 부문이다. 회사가 지금처럼 자리를 잡고, 긴 기간 동안 연구개발에 주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진단검사의학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바(Toshiba)의 생화학자동 분석장치와 교와 메덱스(Kyowa Medex)의 변잠혈분석기 그리고 덴까세이껜(Denka Seiken)의 생물학적 화학기술의 복합체인 다양한 진단검사시약 등은 회사 발전에 큰 힘이 되었다.

자동평형 원심분리기 역시 진단검사의학 장비이나 생명과학과 이화학 분야 등 관련 산업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으므로 머지않은 장래에 부품소재산업 분야도 회사의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랩의 부품소재산업은 엄격한 제조 설비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사 제품 생산 및 기술 구현에 필요한 부품 소재를 체계적으로 공급함은 물론 신소재로 만든 핵심 부품을 판매함으로써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는데, 한랩은 고령친화사업(Silver Technology) 부문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무엇인지 묻자, 류 대표는 아직 개발 중이라 구체적으로 답변을 할 수는 없다며 “예를 들면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도 평형을 잡아주는 휠체어와 같은 제품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힌다.

자동평형 원심분리기를 개발하면서 터득한 평형 유지 기술이 다양한 곳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력은 중소기업의 생명

한랩이 현재 보유한 특허는 국내외에서 모두 15건이다. 자동평형원심분리기를 개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한랩은 다른 부문보다 연구개발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류희근 대표 자신이 연구소장을 겸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의 20% 가량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또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

“1997년 IMF 이후, 계속 이어오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저는 1999년에 덕을 봤습니다. 당시 이 분야의 고급인력이 중소기업으로도 눈을 돌려 드디어 시작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전 직원의 50%가 연구개발 인력이었고, 매출의 20~30%가 연구개발비로 쓰였습니다.”

그간 개발한 것은 자동평형 원심분리기 제품군 이외에도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원격온도감시장치(RMS)가 있다. 또 이를 진단검사 필수요소 자동화장비(LEPAS)와 연동하여 선진화된 진단검사 서비스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향후 다양한 미래지향형 신기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기술 전문화를 기반으로 한 품질중심 생산에 극대화를 기하고 있다.

한편, 정부에서 주관하는 각종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유헬스용 연속혈당 측정센서를 개발하고 있고, 의료환경용 원격 실시간 환경 시스템, 진단검사 전처리 자동화를 위한 장비 표준화, PRP용 원심분리기 개발 등도 정부 과제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다.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생명입니다. 우리회사가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아요. 그동안 IMF 경제위기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어도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화된 기술력이에요. 특히 자동평형 원심분리기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인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그 원천기술을 응용하여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겠습니다.”

류희근 대표는 연구개발은 중소기업의 생존이라며 향후에도 주력할 것임을 강조한다.


멀티플레이어를 만드는 독특한 프로그램

인재양성 또한 사운을 걸고 주력하는 부문. 한때는 우수한 인재가 입사하면 해외 유수한 기관에 보내 석박사 학위를 따도록 지원하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멀티플레이어 양성을 우선시하고 있단다.

“축구의 박지성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는 것은 멀티플레이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도 잘하지만 수비도 잘하고, 특히 중간 역할을 잘하죠. 회사에서도 멀티플레이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직원이 입사하면 여러 부서에서 경험을 쌓게 해 가장 알맞은 업무를 찾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발과 제조, 그리고 영업, 판매를 모두 하게 해 가장 알맞은 업무를 찾게 해준다는 것이다. 여러 부서를 겪으면 다른 부서의 어려움과 중요한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어느 정도 그 부문에 대해 알면 자신의 고유 업무를 해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성실성’이다. 똑똑한 것도 좋고, 업무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성실해야 한다는 것. 오늘날에는 특히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도 성실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한다.

이와 아울러 품질관리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에게 보답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품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품에 대해서는 생산단계부터 마지막 포장에 이르기까지 이중, 삼중으로 거듭 확인한다.

“주력제품인 랩마스터(Labmaster) ABC-CB200R의 경우, 2007년부터 현재까지 불량률은 0.1% 미만입니다.”

류희근 대표의 말 속에서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물씬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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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회의를 마치고 직원들과 함께 한 류희근 대표)


HIT for No.1이 될 것

주력제품인 랩마스터는 국내 판매는 물론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을 시작했고, 경기도와 텍사스주가 공동으로 협력하는 UT 프로그램(유니버시티 텍사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수출도 앞두고 있다. 2012년 현재 랩마스터의 매출은 약 20억원 정도로 아직 많은 편은 아니지만 곧 몇 배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랩의 본사는 파주시 동패동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사무소는 최근 영등포에서 현재의 위치로 옮겼는데, 이는 향후 ‘HIT for No.1’이 되기 위한 포석이다.
 
2011년부터 ‘HIT & JUMP’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세계 최고의 성공기업으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본사를 파주에서 오송생명과학단지 내로 옮기게 된다. 바야흐로 한랩의 세계화, 랩마스터의 명품화를 위한 제2의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2015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꿈꾸고 있다.

다양한 연구개발을 성공시켜 바이오와 의료기기의 선구자가 되어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겠다는 한랩, 연구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