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6

Open Market Innovation을 적극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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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통신기술의 획기적 발전으로 기술중개에 있어 국가나 지역 차이는 더 이상 제약요건이 아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외부로부터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내부의 연구조직은 경쟁우위를 만들어내는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빠르고, 보다 경제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방형 혁신의 내용과 적용사례

개방형 혁신과 관련해서 1대 200이라는 수치가 있다.

미국 P&G는 사내에 7,500명의 연구자들이 있고, 그들은 150여 개 기술영역에서 관련 기술개발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P&G의 기술영역과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외부 연구자는 전 세계에 150만 명 정도 있다고 한다.

특정 기술분야 전문가가 P&G 내부에 1명 있을 때 이 지구상에는 그와 유사한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가 약 200명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회사 내부의 연구자에만 의존한 기술개발을 할 것인가 아니면 그보다 200배나 많은 외부 전문가들도 활용한 기술개발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그에 대한 답은 자명할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개방형 혁신으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술영역으로부터 필요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표1>은 유럽의 기업에서 추진했던 4개의 기술적 문제해결 요청에 대해서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응모자들의 특징을 표로 정리한 결과이다.


표1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솔루션 제공 기관 및 기술 특성 분석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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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에 의하면 ‘프로젝트 #1’은 전 세계로부터 총 26개의 솔루션 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26개 중 23개의 제안서가 수요기업이 사전에 알지 못했던 ‘신규’기관으로부터 접수되었다.

수요기업이 유럽의 다국적 대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제안서의 약 90%인 23개가 그 기업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기관이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프로젝트 #2와 #3은 제안서를 응모한 기관들이 모두 사전에 알지 못했던 기관들이었다. 또 응모자들이 제안한 기술적 방법론도 수요기업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많았다.

프로젝트 #1에서는 26개 제안서 중 16개가 예상하지 못했던 기술적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었고, 프로젝트 #3에서도 총 7개의 제안내용 중 6개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론이었다.

화학적 방법론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기계공학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처럼 개방형 혁신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론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P&G가 주장하는 1 : 200이 아니라 1 : 300 또는 그 이상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기술 간의 융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소재에 전자회로를 붙이는데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고, 알라스카 해양기름 유출 사고의 처리방법에 레미콘 믹싱기술을 활용하는 것 등이 이종기술 융합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이다.

헨리 체스브루1) 교수는 “개방형 혁신은 기업이 보다 우수한 성능의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아이디어뿐 아니라 외부아이디어도 활용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얻어진 기술적 성과의 사업화에 있어서도 내부뿐 아니라 외부 활용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패러다임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1) Henry Chesbrough, “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3.)

개방형 혁신 체제에서 기업은 혁신의 전과정에서 외부와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나 기술적 대안을 요청하는 것도 개방형 혁신이지만, 아이디어 개발을 넘어선 보다 심도 있는 협력이 추진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외부에서 제공하는 특정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파트너십 이상의 관계다.
 
개방형 혁신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문제가 무엇인지, 시장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현안 이슈는 무엇인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또한 폐쇄형 혁신은 대체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에 국한되어 있지만, 개방형 혁신은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부터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달방식 및 사용자 경험까지를 포함한 혁신의 전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개방형 혁신을 이용해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공개적으로 찾은 사례로 독일 Siemens사의 ‘스마트그리드 이노베이션 컨테스트’가 있다.
 
Siemens사는 스마트그리드 관련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2011년 4월부터 약 2개월간 웹2)을 통해 진행하했다. 2개월간 총 448개의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제출되었고 그중에서 우수한 아이디어 4개가 선정되었다.

(2) 자세한 내용은 www.smartgridcontest.com을 참조)

선정된 4개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각각 싱가포르, 미국, 독일, 터키의 개인 아이디어 제공자로부터 받은 것이고 이들에게는 일정금액의 포상금이 지급되었다.
 
선정된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서는 사업추진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의 확보가 요구되었다. Siemens는 필요한 기술의 확보를 위한 2단계 공모전을 추진하였다.
 
기술공모도 대학을 대상으로 약 2개월간 웹사이트에서 추진되었고, Siemens는 2012년 1월 총 10개의 과제를 선정하여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모델과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해결한 것이다.

‘개방형 혁신’이란 키워드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추진한 사례는 아래와 같이 18세기에도 있었다.

1707년 10월 4척의 영국전함이 프랑스 지중해 함대와 교전 후 귀항하다 해안가의 암초에 부딪혀 모두 침몰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약 2,000명의 선원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했다. 법정에서 조사한 결과 경도를 잘못 계산한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
 
이에 1714년 영국의회는 오차범위 0.5도 이내의 경도측정 방법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2만 파운드(현 화폐가치로 약 64억원) 상금을 준다는 경도법(Longitude Act)을 발표한다.

영국 왕실의 천문학자와 당대 유명한 과학자들은 천문학적 지식으로 답을 얻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였으나 40년 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 1759년에 요구되었던 경도측정장치가 개발되었는데, 개발자는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기계역학분야의 지식을 독학한 해리슨(John Hsrrison)이었다.
 
당시로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분야에서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사람으로부터 문제해결을 위한 답을 얻은 것이다.
 
해리슨이 개발한 경도측정기술은 나중에 기계식 시계의 원리로 활용되었고, 그로 인해 해리슨은 지금까지도 회중시계의 아버지로 존경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Phillips사는 2003년 아인트호반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의 담장을 물리적으로 허물었다. 기존의 폐쇄형 혁신문화로서는 더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앙연구소가 있던 아인트호반 지역은 2011년에 90여 개의 국제적인 기업 및 연구조직이 입주한 ‘하이테크 캠퍼스’로 변모하였다.

아인트호반 캠퍼스에는 Phillips, IBM과 같은 혁신적인 기업들과 연구센터들이 입주해 있고, 기술사업화에 필요한 컨설팅 및 투자회사도 함께 들어서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10년 네덜란드 출원 특허의 약 50%가 아인트호반 캠퍼스에서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의 발전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있어 개방형 혁신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우리나라를 빼놓을 수 없다.
 
반도체, 통신, 자동차, 조선, 원자력, 건설 등 주력기술 영역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외국의 선진기술을 빠르게 소화·흡수하여 우리의 것으로 내재화하였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모두 개방형 혁신의 성과인 셈이다.

문제는 지금이다.

자체적인 기술개발 역량이 부족하던 시기에는 선진 외국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자체 기술개발 역량이 점차 쌓이면서 선진국과 같은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 나타나고 있다.

핵심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연구조직의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는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체제 활용 보다 내부 몸집불리기를 더 선호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총수들은 앞다투어 개방형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개방형 혁신의 실천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LG그룹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글로벌 기술 소싱을 하고 있으며, 사외협력 뿐 아니라 사내협력을 위한 내부 인프라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이 개방형 혁신 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성과를 창출하는 회사는 일부 대기업에 불과할 뿐이다.


개방형 혁신의 성공요인과 주의사항

산업 및 기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국내 기업들의 대부분은 개방형 혁신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이 없이 개별과제 단위로 외부와 협력하는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개방형 혁신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전략적 방향성을 확립한 경우도 있으나 개방형 혁신이 제도적으로 정착된 경우는 드물다.

장기적으로는 사내 모든 기술개발활동이 개방형 혁신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추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방형 혁신’ 대신 일반적인 ‘혁신’이란 용어만 사용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의 혁신은 지금보다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력 즉, 외부의 투입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별로 시기적인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모두가 <그림1>의 3단계와 같은 성숙된 모델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림1 기업들의 개방형 혁신 추진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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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통합을 이룰 경우 2단계에서 활용하던 개방형 혁신 전담 부서도 필요치 않게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의 원칙과 철학이 기업 내 혁신 유전자(Innovation DNA)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관련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개방형 혁신이 활성화될 수 있는 문화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의 실행 프로세스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모델은 미국 Rutgers 대학 Slowinski교수가 제안한 ‘WFGM(Want-Find-Get-Manage)’모델이다(<그림2> 참조).


그림2 개방형 혁신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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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ene Slowinski & M.W. Sagal, “Good Practices in Open Innovation”, Research Technology Management, Sep. - Oct. 2010, pp. 37-45의 내용을 재구성)


이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형 혁신을 적용할 대상기술을 선정하는 ‘Want’단계이다.
 
자체개발 방법을 사용하는 대상은 통상 성능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를 확보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기술이다.

그러나 자체개발 후보라 하더라도 비용 측면이나 기술성 측면에서 외부 확보가 더 효과적, 효율적이라면 개방형 혁신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쟁사대비 차별성을 확보해주는 기술이 아닌 경우에는 개방형 혁신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우선적’ 검토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자체개발 과제를 정하기 전에 개방형 혁신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술과제를 먼저 고른다는 점이다.

개방형 혁신 프로세스 중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최적의 파트너(the Right Partner)를 찾는 ‘Find’단계이다.

개방형 혁신에 의한 기술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Innocentive, NineSigma, YourEncore 등이 이 같은 파트너 탐색 및 중개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서 제공해주고 있다.
 
글로벌 기술중개서비스를 통해서 기업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공급자로부터 필요한 기술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개방형 혁신 프로세스의 후반부 ‘Get’과 ‘Manage’는 실제 협력파트너를 통해 필요한 기술을 회사 내부에 소개하고 협상과 계약, 그리고 실제 협력개발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이다.

조직 내 개방형 혁신의 활용을 확대하는데 있어 현실적인 문제의 하나로 개방형 혁신에 대한 구성원들 간 인식 차이를 들 수 있다.

연구자는 자신들은 이미 충분히 다양한 형태의 개방형 혁신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경영자는 여전히 연구소에서 자체개발 하는 과제의 비중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개방형 혁신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기업 스스로의 자체개발사업 축소 및 내부 연구자 무용론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개방형 혁신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프로세스는 잘 확립했음에도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개방형 혁신 체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변화관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변화관리의 첫 단계는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개방형 혁신이라는 문화적 변화는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렵고, 따라서 회사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방형 혁신에 대한 성공사례의 조속한 창출도 중요하다.

개방형 혁신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일본의 오사카가스의 경우도 처음에는 개방형 혁신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이 컸었다.

조직적 반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제도에 대한 구성원들의 무관심이 문제였다.

오사카가스는 개방형 혁신의 필요성을 알리고 그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회사 내 간부급 대상 순회회의, 젊은 연구자 대상 설명회, 시범사업 추진 등과 같은 다양한 변화관리 수단을 활용했다.

그러다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 것은 경영진이 다른 기업들의 개방형 혁신 사례 및 성과를 전해 듣고서 보다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면서부터였다.

경영진의 관심과 내부 지원팀의 노력으로 성공사례가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연구자들도 개방형 혁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성공사례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연구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형 혁신 후보과제를 제안하게 되었고, 현재는 사업전략, 기술전략의 수립 및 추진에 개방형 혁신의 원칙이 분명하게 반영되어 있다.

단기간에 개방형 혁신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개방형 혁신을 담당하는 조직은 최소 3년 이상 동일한 리더십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

개방형 혁신에 가장 적극적이고 또 많은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유명한 P&G는 10년간 최고경영자가 3번이나 바뀌는 과정에서도 개방형 혁신 담당팀장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중개서비스 활용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

일반적으로 기술거래, 기술중개서비스라 함은 기술보유자가 갖고 있는 기술을 수요기업으로 이전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보유자의 입장에서는 조직 내부의 기술을 외부로 이전하는 ‘Inside-Out’ 형태이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마케팅, 기술사업화가 바로 이런 모습이다.

수요자의 니즈가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기획 생산된’ 기술의 수요자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수요자를 찾았다 해도 수요자가 원하는 기술사양을 만들어주기 위한 추가적인 보완개발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계 돌파형(Breakthrough) 원천기술의 사업화를 위해서는 이 같은 기술중개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반하여 NineSigma, Innocentive 등과 같은 개방형 혁신에 의한 기술중개서비스는 수요자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을 맞춤형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수요자 입장에서 조직이 보유하고 있지 못한 기술을 외부에서 찾는 ‘Outside-In’ 방식이다.

기술의 수요자가 필요한 기술의 스펙을 정해서 기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자를 찾는 역방향 기술중개서비스라 할 수 있다.
 
기술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중개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없지만 기술자 시각에서 시장을 보는 것과 수요자 입장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NineSigma의 기술중개서비스 성공률은 40~60% 정도이다. 물론 성공률은 원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 파트너 후보를 만났다는 것을 의미하며, 궁극적 시장 성공률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명확한 기술니즈를 충족해 줄 수 있는 최적 파트너를 찾았다는 것은 궁극적 시장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 요소의 하나이다.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획기적 발전으로 기술중개에 있어 국가나 지역 차이는 더 이상 제약요건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 수요 기업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외부로부터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내부의 연구조직은 경쟁우위를 만들어 내는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빠르고, 보다 경제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방형 혁신 기술중개서비스 기관을 이용하면 원하는 기술의 신속한 확보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기술적 대안들이 가능한지에 대한 동향조사도 할 수 있다.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협력파트너를 찾을 수 있으며, 원하는 기술을 찾을 때까지 수요기업의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특정 분야의 기술을 찾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사의 기술전략을 경쟁사에게 노출시키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NineSigma, Innocentive, Yet2, YourEncore 등과 같은 글로벌 기술중개서비스 기관들의 활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중개서비스 업체들의 직간접인 이용을 통해서 전 세계에서 필요한 기술 및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YourEncore는 은퇴한 기술자를 수요기업에게 소개시켜 서비스에 특화되어 있고, Yet2는 웹사이트에서 지식재산을 거래하는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제공하고 있다.

Innocentive와 NineSigma는 수요기업이 원하는 기술의 공급자를 찾아주는 중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Innocentive는 주로 온라인장터 개념이 강하고 NineSigma는 컨설팅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기술중개서비스의 국내 활용은 아직까지 언어적인 소통문제, 비용문제 등으로 일부 대기업들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방형 혁신에 의한 기술거래, 기술중개서비스 활용이 보다 확대되기 위해서는 관련 서비스의 다양화와 함께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전문기관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

기술의 거래 및 중개는 일반 상품의 상거래와는 달리 거래업무의 표준화가 쉽지 않고, 그래서 컨설팅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대학 및 공공기관 TLO 중심의 기술중개서비스가 1세대 모델이었다면 개방형 혁신을 이용한 기술중개서비스는 기본 원칙과 방법에서 차이가 있는 2세대 즉 ‘기술중개서비스 2.0’ 모델이다.
 
2세대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수요기업에서 기술중개서비스가 시작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기술니즈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공급자를 대학과 출연연구기관, 그리고 벤처기업 등에서 찾아 연결시켜주는 새로운 형태의 중개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중개의 대상도 특허, 노하우 등과 같은 협의의 ‘기술’이 아니라 수요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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