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 사이언스

플러스 에세이 - 우리집 승용차가 개인 발전소로 변신한다면?

김영화
STL클럽 대표간사
前 현대그룹 계열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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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의 활성화

얼마 전 인터넷 유튜브 동영상으로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최근 저서인 TIR(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에 관한 강연을 시청했다. 국제기구인 UNIDO(United Nations Industrial Development Organization : 유엔 산업개발기구)에서 행한 강연이었다.
 
그는 EU 및 유럽 각국에 각종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정치·사회의 모든 위계 내지 권력구조의 변화까지 열거한 열강이었다.

예를 들어, 수직-집중형 권력은 수평-분산형 권력으로 이동 중이며 이 또한 정보통신의 실시간 확산제공에 따른 자연스런 경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동시에 수십억 명이 같은 생각을 접하는 세상이니, 더 이상 혼자만 존립하기 어려운 세상임을 상기시켜 주는 강연이었다.

리프킨 강연 중에서 필자가 공감하는 분야가 재생에너지 활성화이다. 분산형 발전 방식은 너무나 귀에 익은 녹색 관련 단어다. 어느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분야로 제주도에서 실증 작업을 하고 있는 송전·배전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분야나 녹색성장위원회 등에서도 추진하는 분야와 공통부분이 있다.

즉, 자기가 쓸 에너지를 깨끗한 환경과 경제적인 가변형 자가발전방식으로 각자 해결하는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린피스(Green Peace)로부터 시작된 녹색 관련 표현으로 녹색에너지, 녹색사회, 녹색경제, 녹색발전, 녹색봉사(?)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도 없다. 신제품 출시 때면 의례 녹색이란 말과 글이 어지러울 정도로 남용되는 느낌도 있다.

인간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산업발전 과정에서 살펴보자.

1차산업발전으로는 외연기관으로 물을 이용한 보일러와 증기터빈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고, 2차 산업발전은 내연기관으로 석유계열을 이용한 자동차나 선박 등의 엔진을 손꼽을 수 있다. 접근성과 과정의 간편성이 성패의 지름길이었다.

다른 면에서 에너지원의 본적을 보면 1차 산업이었던 물은 인간이 접근하기 가장 쉬운 지표면이 본적이고, 2차 산업인 석유나 가스는 지하가 본적이다.

3차 산업에너지의 본적은 지상이다. 그 지상도 표면층 보다는 더 높고 먼 곳인 햇빛과 바람이 노는 곳이 된다. 다시 말해 지하에서 지표면을 거쳐 공간으로 본적이 확장 이동 중이다.

에너지 획득 방법도 1차, 2차에서는 연소과정을 이용하면서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공해문제 때문에 본원적인 검토를 강요당하게 되었다. 3차 에너지는 발전 공정 자체에서는 1차, 2차와는 다른 공해가 없는 태양광, 바람, 조류, 지열 등이 대상으로 부상한지 오래이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필요성

우리 인간들은 “길은 가까운 곳에 있다.” 하면서도 에둘러 먼 곳에서 그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쓸 수 없는 것을 쓰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지 않는 것을 쓰는 것이 신재생에너지의 개념이고 정의라 할 수 있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동차는 약 2,000만 대라고 한다. 세대가구 수는 약 1,100만 세대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데 자동차 배터리는 하는 일 없이 공짜로 생애의 반을 잠만 자고 있다.

최근의 승용차를 비롯한 자동차의 무보수(M.F. : Maintenance Free) 축전지는 정격이 12볼트(Volt)이나 대개 14볼트로 충전상태가 유지되고 50~80암페어(Amphere)까지 쓸 수가 있다.
 
즉 14X80=1,120와트(Watt)로 중형 가정용 전기다리미의 용량을 조금 넘는다. 그러나 정격으로 설계하는 경우는 12X60=720와트로 날개길이 35cm 선풍기 13대를 연속적으로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물론 자동차배터리의 직류를 교류 220볼트로 변환함을 전제로 한다. 이 변환장치가 인버터(Inverter : Converter의 반대 개념이나 혼용도 하고 있고 인버터의 활용이 확장 일변도에 있다)이며 나날이 발전하는 전력전자 소자와 설계기술의 발전으로 이 인버터의 직-교류 변환효율이 90%를 상회하고 있다.

또한 일반 가정의 냉장고+TV+가스레인지+라디오+컴퓨터+모니터+20WX6개 형광등을 쓸 수 있는 양이다. 이것이 잠만 자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활용해야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그런대로 일하고 또 하는 척도 한다. 대부분의 밤엔 쉬고 잠만 잔다고 보면 된다.

위에서 말한 가전기기와 전등을 쓰다 배터리 전압이나 전류치가 낮아지면(약 8V 정도) 야간에 값싼 한전전기로 자동 투입되어 충전 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은 아주 쉽다.

향후의 주거시설은 스마트그리드와 홈오토메이션의 융·복합형으로 설계돼야 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전기전자기기에 연동된 프로세서가 알아서 하게끔 설정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보수적으로 50%만 계산해서 자동차 2,000만 대 중 1,000만 대가 야간 배터리에서 500와트씩 각자 발전해서 쓴다고 치면 무려 500만 킬로와트가 된다. 이는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4개 또는 화력발전소 10개 정도를 건설한 셈이다.
 
시간과 투하자본과 투입 공수가 얼마인지는 계산할 필요도 없다. 이런 것이 바로 녹색에너지요, 녹색산업이다.


미래를 위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지금 당장은 단독 주택이나 연립보다 아파트가 주종이니 이미 건설된 주차장에서 각 세대별로 연결되는 전선연결 등의 문제로 비용발생이 있을 수 있으나,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에 기존의 발전차액보조 제도를 활용하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설치가능하며, ICT(정보 통신기술)기술과 무선전력기술의 접목으로 보다 편리하게 운전되는 날이 곧 온다고 본다.
 
전기, 전자, 기계, 부품 산업의 발전이 기대되고, 이에 따른 설치공사로 인해 고용 유발효과도 클 것이라고 본다. 또한 우리 모두가 경험한 바 있는 2011.9.15.의 정전사태와 같은 위급상황 발발 시 비상전원제공원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최소한의 조명과 더불어, 음식물 보관에 꼭 필요한 냉장고의 작동에 필요한 전력은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에서 직-교류변환 장치까지는 운전석 옆에 장착된 간편한 담배라이터 플러그로 간단히 해결된다.

융·복합이란 말을 잘 쓰는 사람은 대통령직도 넘보는 시대인 만큼, 에너지 생산에도 융·복합적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붕과 벽면 등에 태양광 발전을, 유리창과 커튼 사이의 온도차에 의한 열 이용 발전, 벽체에 도포하는 페인트의 온도와 도전성을 이용한 발전과 계통을 연계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는가?